"엄마가 해준 맛 안 나잖아"…취사병에 가혹행위한 육군 부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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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26. 오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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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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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한 부대장이 음식맛을 핑계로 취사병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육군의 한 부대장이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부식을 수시로 '횡령'하고, 음식맛을 핑계로 취사병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 페이지에는 자신을 군수사령부 예하부대에 근무하는 장병이라고 밝힌 제보자의 글이 게시됐다.

제보자는 "저희 부대장의 부식 횡령, 사적 지시, 가혹행위 등 비위 사실에 대해 제보한다"면서 "지난해 3월경부터 현재까지 부대장이 횡령한 부식은 꽃게, 두부, 샤인머스켓, 삼겹살, 전복, 골뱅이 등이다"고 폭로했다.

또 "지난달 초·중복부터 당일 메뉴에 삼계탕이 나올 때마다 큰 냄비째로 취사병에게 담으라고 시켜서 사유지로 가져갔다. 50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취사병의 날 행사 이후 병사들의 메뉴에 나오는 재료들이 아닌데도 리스트에 랍스타, 양장피, 등갈비가 추가되기 시작했다"면서 "그 이후로 간부들이 회식을 한다고 하면 여러 음식을 해서 갖다주게 됐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한 취사병에게 점심메뉴인 갑오징어를 7차례 이상 계속 먹이면서 '문제가 뭔지 말해봐', '맞출 때까지 계속 먹일거야', '어머니가 해준 맛이 안 난다'며 취사병에게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대장과 부대장 어머니 도시락을 따로 만들어 대접했고, 조미료도 빼돌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군수사령부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부대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부대는 사안의 중대성을 무겁게 인식해 해당 부대에 대한 감찰 및 군사경찰 조사를 실시했다"고 육대전에 밝혔다.

이어 "해당 부대장의 법령준수의무 위반 등 일부 혐의가 식별돼 보직 해임 후 직무에서 배제했다"면서 "차후 비위사실에 대해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대장 모친에 대한 도시락과 부식 제공, 부식의 별도 청구 및 임의 사용 지시, 조미료 횡령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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