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대로를 반갈죽했던 '군부대' 이야기


주요 대로 중 하나로
대로 지하로는 지하철 2호선, 7호선이 지나고
서쪽으로는 사당로, 동쪽으로는
테헤란로와 이어지는 4.27km의 도로다
서초구를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2019년까지만 해도
그대로 반갈죽이 나있는 상태였고
동서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
북쪽의 사평대로나
남쪽의 효령로로 우회해야 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가 대체 뭘까?
바로 한 군부대가
서초대로 한복판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며
이 군부대가 바로
당연하지만 정보사 사령부 본청이
일부러 길막하려고
서초구 한복판에 위치한 건 아니고
서초대로를 그대로 틀어막고 있는 형세라
서초동 주민이 방배동 쪽으로 가려면
무조건 우회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생겼고
사령부급 정보부대가
서울 한복판에 있는 것도
보안의 우려가 워낙 컸던 나머지
90년대 말부터
부대 이전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면서
1992년에는 제일생명을 대상으로
부지를 불하한다고 사기를 치고 잠적한
대형사건도 있었을 만큼
서울 한복판의 금싸라기땅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정보사는 기존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고
종로 소격동에 있던 기무사령부(현 방첩사)와 함께
국가정보원이 지척에 있는
강남구 세곡동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국가정보원에서 정보기관의 밀집은
유사시 적의 타격에 취약해진다고
반대하면서
기무사는 과천 경마장 인근으로,
정보사는 안양 박달동 일대로
사령부를 분리 이전하기로 했지만
이미 공병/탄약부대, 사격장과 같은
여러 군시설이 위치해있던 박달동은
여기에 정보사령부까지 들어온다고 하니
지역발전 저해를 이유로
이전을 결사반대했다
그렇게 2010년이 넘어가도록 지지부진하던
정보사령부 이전 계획은
2013년이 되서야 매듭을 지으며
그대로 안양 박달동에 자리잡게 되고
2015년, 서울시는 그제서야
서초역과 내방역 사이에
터널을 착공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반갈죽났었던 서초대로는
2019년 4월 22일 부로
서리풀터널의 개통을 통해
그 혈맥이 마침내 뚫리게 된다
서초대로를 반갈죽했던
정보사령부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실 이런 문제는
군부대는 가만히 있었지만
도심이 개발되면서 님비시설 취급받는 일로
주민들에게는 숙명이겠지만
어떻게 보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일이라 볼 수 있는데
위례신도시의 경우
육군특수전사령부와 육군종합행정학교,
육군학생군사학교, 국군체육부대 등이 위치한
남성대를 이전한 뒤
그 위에 지어진 신도시고
한강철교 남단의 수방사 군부지는
아예 동작구수방사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아직도 휴전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지 않나 싶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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