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요. 정상 세포는 성장을 엄격하게 조절 받기 때문에 수십 번 분열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특징을 가집니다. 정상 세포의 DNA에는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 세포가 무분별한 분열을 하게 됩니다. 일단 암세포가 되면 정상 세포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요. 암세포는 혈관을 늘려 주변의 산소와 양분을 빨아들입니다. 성장과 분열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원래 조직 세포의 모양과 임무는 잃어버리고 오직 성장만이 주된 관심사가 되는 것이죠. 다른 세포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는 일반 세포와 달리 주변 세포를 잠식하면서 성장, 분열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급기야 사람을 죽게 만드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돌연 유전 정보가 변이되는 현상, 돌연변이는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요?
생물학에서는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형태에 대해 유형과 성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하나는 유전자 서열 중 보통 한두 개의 염기가 바뀌는 크기가 작은 '점 돌연변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염색체와 같이 큰 덩어리가 바뀌는 '염색체 구조 변이'입니다.
'점 돌연변이'는 DNA 염기 서열 중에서 하나의 염기서열이 바뀌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이렇게 네 가지 염기 중 하나가 다른 염기로 바뀜으로써 유전정보에 손상이 발생하는 거죠.
반면 '구조 변이'는 한두 개의 염기 단위가 아니라 작게는 수천 개의 염기 크게는 염색체 단위의 수억 개의 염기 크기의 커다란 DNA 묶음 덩어리가 한꺼번에 바뀌는 현상입니다.
큰 DNA 뭉치가 없어져 버리는 결실, 그리고 DNA의 특정 부분이 반복적으로 중첩되는 중복, 또 다른 하나는 DNA 뭉치의 일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끊어졌는데, 이것이 어쩌다 보니 거꾸로 붙어 버리는 역위, 마지막으로는 앞선 경우처럼 떨어진 DNA 뭉치가 애꿎은 다른 DNA 뭉치에 붙어버리는 전좌가 있습니다.
이렇게 DNA 뭉치가 바뀌게 되면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이 극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돼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정상적인 조직 세포가 성장과 분화능력을 잃고 끊임없이 분열하고 증식하는 돌연변이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도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인데요.
첫 번째 기전으로는 돌연변이는 세포의 실수로 자연스럽게 노화와 함께 우리 몸속에서 일어난다고 알려졌습니다.
하나의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유전자는 두 배로 복제되는데, 이 과정에서 복제되는 DNA의 정보가 100% 정확하게 복제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또 하나의 기전으로는 인체 외부에서 유래한 발암물질이나 발암 원인에 세포가 노출돼 돌연변이가 쌓일 수 있는 거죠.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바로 담배입니다. 흡연하면 그 물질이 폐 세포 DNA에 달라붙습니다. 담배 안에는 벤조피렌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DNA를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입니다.
또 자외선도 발암물질 중 하나인데요. 방사선은 고에너지 입자로 DNA를 망가뜨리지만, 자외선은 그보다도 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망가뜨리지는 않지만 염기 서열을 붙여버립니다. 발암물질에 노출된다고 해서 바로 암이 생기지는 않지만 아주 오랫동안 원인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인체의 극복 능력이 떨어지면 암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현재 일부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근거로 암이 생기기 전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할리우드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 발생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를 검사해 유방암 발현 가능성이 87%라는 진단을 받았는데요. 유방 절제술을 받은 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87%에서 5%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암에 적용되지는 않는데요. 그런데 최근 전 세계 1,300명의 과학자가 10년의 연구 끝에 거의 모든 종류의 암세포에 대한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암의 종류에 따라 발생 여부를 최대 35년 미리 예측할 수 있고, 암 종류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암 정복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의 피터 캠벨 박사는 "이번 결과는 환자 맞춤형 암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암 환자의 세포에서 암 유발 돌연변이를 찾아낸다면 그 부분만 차단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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