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 유영철을 놓친 경찰의 '3가지 실수'
2000년대 초 대한민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마 유영철
사실 그는 어쩌면 좀 더 일찍 잡힐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3가지의 실수로 인해 연쇄살인마 유영철은 너무나도 늦게 잡히게 된 것이다
2004년 1월 20일
유영철 범행 초반,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촌에 있는 사우나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수면실에서 잠자던 손님의 옷장 열쇠가 없어져 확인해보니 누군가 열쇠를 훔쳐 지갑에 있던 현금과 상품권 등 1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간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일이 몇 시간 전에도 있었기에 종업원은 손님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범인은 쉽게 잡혔다
이름은 '유영철' 절도 등 전과 범이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좀 이상했다
피해자에게 20만 원을 줄 테니 제발 합의를 하자며 설득했고, 또 연행하던 경찰관에게는 피해자와 합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애원했다
10만 원 정도의 경범죄에 이렇게 합의를 애걸복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합의를 해주지 않자 수갑을 채워 지구대로 연행했고, 유영철은 목격자 진술을 듣느라 잠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풀고 도주했다
하지만 금방 다시 잡히게 되는데, 종업원의 진술 말고는 증거가 없고, 도난 금액이 10만 원 정도뿐이라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고 유영철은 다시 자유의 몸이 되었다
'자신이 절대 잡히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경찰관이 눈치챘다면 더욱더 큰 비극은 진작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 범죄수사 역사에서 '천추의 한'으로 남은 순간이었다
자유의 몸이 된 유영철은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다녔고
어느 날 서울의 한 경찰서에 출장마사지사로 일하던 20대 여성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다
밤에 손님의 전화를 받고 나간 이후 소식이 없어 걱정하던 동료가 신고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유흥업에 종사하는 20대 여성은 종종 연락 없이 장소를 옮기거나 잠적하는 경우가 흔해 별다른 수사 없이 '일단 기다려보자'라며 신고자를 돌려보냈다
(모티브가 된 영화 추격자)
물론 평소라면 경찰의 인력도 한계가 있으나 그렇다 쳐도, 그 당시에는 '100일 작전'이라는 명분하에 실종자 수사에만 전념한다고 선포하던 시절이었음에도, 이러한 신고를 놓쳤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또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없어졌다고 3차례 더 신고가 들어왔는데, 이중 단 한 건만이라도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졌더라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피해자를 단 몇 명만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피살자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결국 유영철은 검거하게 된 계기도 이 출장마사지 업소 신고 덕분이었다
출장 전화를 받고 나간 임 씨는 업소로 다시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자신이 납치되었다며 알렸고
그 소식을 경찰에게 신고를 하게 돼 경찰의 잠복으로 인해 검거하게 된 것이다
유영철 체포 당시 마사지사를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뜬금없이
"요새 발생한 서남부 살인 사건 그거 다 제가 했어요"라고 대답을 했다
유영철은 출장마사지 업소 전화번호는 여러 개라서 각기 다른 전단지에 적혀있지만, 사실은 모두 한 업소의 같은 전화로 연결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경찰은 계속해서 마사지사를 어떻게 했냐고 추궁했지만, 유영철은 자신이 연쇄살인을 했다고 주장했고
11명을 살해해서 암매장했고, 자백할 테니 현장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유영철을 사이에 두고 한 경찰관은 앞장서고 다른 경찰관은 뒤에 섰다가 잠시 서류를 챙겨들기 위해 뒤돌아선 순간, 그 허점을 노린 유영철이 앞선 경찰관을 온 힘을 다해 밀어붙이고 계단을 향해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형사들이 다 야간 출동 중이라 정문까지 도망가는데도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유영철은 사람이 붐비는 길로 빠져나가 도주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때부터 기동수사대에 비상이 걸렸고, 유영철의 수배 전단이 배포되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유영철의 죄목은 '절도'였다
도주 11시간 만인 11시 40분 영등포역 앞, 기동수사대 형사 눈에 낯익은 모습이 들어왔다
이리저리 살피며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남자, 유영철이었다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동행한 의경들에게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표정 하나 바꾸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다
유영철이 1미터 안쪽으로 다가오자 김 형사의 외마디 소리와 함께 덮쳐 체포하였다
만일 이때 유영철이 단 한 건의 살인이라도 더 저질렀다면 경찰은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줄줄이 파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검거 당시에도 유영철이 연쇄살인을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다
유영철이 과시욕이 매우 강하고 우쭐대기를 좋아하는 심리적 특성이 있어, 그걸 잘 간파한 살인 사건 분석과 프로파일링 주제로 범죄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김용화 수사부장이 유영철을 심문했고 유영철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대한 민국을 분노와 슬픔에 잠기게 한 연쇄살인마 유영철은 어쩌면 더 일찍 검거되었을 지도 모른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출처, 더많은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5844gogogo
Bes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