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인가?
왕십리불몽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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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1 10:00
"테세우스의 배" 라는 유명한 역설이 있다.
대충 위짤을 보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테세우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000년 동안 그의 배를 보존하다가, 부서지고 썩은 부분들을 똑같은 새 부품으로 교체하다 보니 결국 원래 있었던 부분은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그걸 테세우스의 배 라고 부를 수 있냐는 의문이다.
테세우스가 타던 배랑 같은게 없는데 그게 왜 테세우스의 배냐?
배를 유지하면서 똑같은 부품으로 고친거 뿐이니까 테세우스의 배라고 할 수 있지 않냐?
그게 테세우스의 배면 교체하려고 땐 부품을 보아서 똑같은 배를 또 만들면 그게 진짜 테세우스의 배 아니냐?
등등 많은 의견이 있는데, 이 역설은 철학적인 질문으로 확장되어 생명체는 시간이 지나도 같은 개체라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까지 던져지게 된다.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2주 전의 내 피부와 지금의 내 피부를 이루는 세포 중에 같은 세포는 없다.
만약 2년이 지나면 내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뼈와 근육을 이루는 세포들 빼고는 모두 완전히 새것이 되는 것이다.
내가 이미 다 큰 어른이여도 "10년 후의 나"와 "지금의 나"가 공유하는건 근육세포(중에서 절반 이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16년이 흐르면 테세우스의 배마냥 내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이 새로운 세포로 바뀌게 된다. 그럼 16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혹은 기술이 발달해 기억과 의식을 사이버 공간에 업로드 하는데 성공해도(심지어 내 자아를 여러 개 복제해도) 그것들도 모두 "나" 인가?
방금 갑자기 현타와서 쓴 글인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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