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한반도의 소 멸종을 막은 인물
에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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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5 16:39
소
(牛)
대충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최초 가축화에 성공하여
신석기 시대 말기 ~ 청동기 시대 초기 쯤
한반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튼 고려 시대에 이르어, 말보다 소를 더 많이 키우게 되었고
농사 면적의 확대로 농사에 필요한 소들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어
소는 한반도에서 가장 귀한 가축으로 대우 받게 된다.
그렇게 상전 대우를 받은 소였지만
불행히도 소는 너무 맛있는 존재였고....
또 도축하면 고기 양도 많이 나오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암암리에 소를 도축해서 먹었는데
문제는 임진왜란 발발 후 일본군이나 조선군이나 씹창난 보급을 해결 하기 위해
농사든 뭐든, 눈에 보이는 소란 소는 죄다 잡아먹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전후 경제가 씹창나고, 전답도 죄다 황폐화되어 먹을 것이 없던 조선인들은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 소를 가만히 납두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실상 정부가 운영하는 관영목장은 목장의 파괴와
소에 대한 밀매로, 소들은 빠르게 한반도에서 사라져갔다.
그러나 이런 악재 속에서 한반도 소가 ㄹㅇ 멸종 직전 상태가 된 최악의 상황이 오는데
이를 현대어로 풀이하면 바로 구제역이다.
현대에도 구제역이 발생하면 해당지역 농가가 초토화되는 수준인데
하필 발생한 시기가 1638년
즉 조선이 개박살난 병자호란 종전 1년 뒤였다
즉 전근대 국가인 조선이 총력을 다해서 막아도 힘든 판국에
나라 시스템과 국력이 개박살 난 시점에 구제역이 도래했고,
조선 정부는 어떻게 해도 이 망할 질병을 잡을 수 없었다.
그나마 병자호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소들이 많이 있던
전라도와 경상도가 그야말로 초토화되어, 사실상 삼남 지방의 소가 멸종해 버렸고
심지어 평안도와 함경도까지 역병이 북상해, 사실상 조선 소들은 풍전등화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 인물이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전하 시발 드디어 전란 떄문에 머리가 곤죽이 되어버리셨군요
현재 상황을 잘 모르는 후대의 후손들을 위해 설명 들어가겠습니다.
현재 명과의 전쟁으로 소를 전략 물자로 지정해
나라 밖 반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죠
그래서 대규모의 소를 수입하기가 어러웠고
또 바다를 건너야되는데, 이 때가 17세기이기에 대규모 해상 수송도 불가능했죠
여기도 가축을 수송하려면 서해를 건너야 했기에 패스
자연 장벽으로 사실상 소 수입이 불가능합니다
아직 하나 있잖어???
다른 나라로 수출할 만큼 가축도 많고, 수송도 괜찮은 거리의 국가가
두번째. 우리에게 수출해도 남을 정도로 가축을 많이 키우는 국가
세번째. 이 가축들 대부분을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나라
네번째. 우리와 사이가 좋거나, 적어도 중립성향인 나라
딱 한 곳 나오지 않음???
그렇다
당시 조선국왕이었던 인조는
이렇게 가만히 있다간 ㄹㅇ 조선 소들의 멸종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
소를 수입해서라도 종자를 지켜야한다고 하며
소의 해외 수입을 지시한다.
다방면으로 조사한 결과
그나마 소의 수급이 될 정도의 물량 + 수입 거리 + 조선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몽골에 가서 소를 수입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비변사 소속 무장이었던 성익을 몽골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근데 이 때 동아시아의 기축통화인 은 본위제가 개박살이 났고
조선도 재정이 부족했기에
조선 정부는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우리는 은 같은건 못 주고
대신 창고 뒤져보니깐 이거는 좀 있더라, 가서 혓바닥 잘 놀려서 물물교환 해오셈
제가 듣기로는 저어기 말박이 새끼들
담배는커녕 담뱃대도 없다는데요??
내가 플랜제시하면 실무진이 알아서 해결해야하는 부분 아니냐???
이거 협상 못시키면 압록강 건너서 고향 올 생각 하지도 마라
근데 문제는 몽골은 담배를 안피웠고, 심지어 담뱃대조차 없던 상황
그러나 우리 불쌍한 성익은 까라면 까야했고
결국 담배를 들고 머나먼 몽골로 여정을 떠난다.
성익은 씹창난 조선의 사정을 고한다.
조선을 털어먹는데 매우 진심이었던 홍타이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뇌내 계산기를 두들긴 결과
(털어먹으려고) 몽골로 가는 루트와 인간 네비게이션을 붙여준다....
이렇게 1637년 12월 14일에 길을 떠난 성익과 조선 협상단은
심양에서 16일간 말을 달려서
공적인 임무를 가진 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황량한 고비 사막과 드넓은 몽골 초원을 밟는데 성공한다.
이들은 먼저 청나라와 가까왔던 오환 왕국을 방문하는데.....
식후땡으로 이것좀 잡솨봐
이거 한대 피면 추위하고 정신집중에 이렇게 도움이 될수가 없음ㅋㅋㅋㅋ
그냥 마유주나 쳐드시고 갈길이나 가쇼
※ 솔롱고스 : 몽골계 국가들이 한반도 국가들을 부르던 호칭
현재도 한국을 솔롱고스라 부른다
자 아우 믿고 한번 쫙 들이켜봐~~~
성익은 몽골인들이 처음보던 담배를 가지고 지상 최대의 세일즈를 해야했는데
놀랍게도 역시 장사의 민족 코리안 아니랄까봐
신들린 혓바닥으로 세일즈하는데 성공한다!
신들린 혓바닥으로 세일즈하는데 성공한다!
오환 왕국으로부터 3일 거리에 있는 내만 왕국
동북쪽으로 4일 거리에 있는 삭도 왕국
북쪽으로 3일 거리에 있는 몽호달 왕국
동쪽에 있는 투사토, 소토을, 빈토 왕국에 도달해서
소 181두를 담배와 교환하는데 성공한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겨우 구한 소를 데리고 조선으로 귀환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 소들을 데리고 ㅈㄴ 덥고 황량하고 물도 없는 고비사막을 넘어야했다.
그러나 우리의 협상왕 성익은 이 일까지 무사히 해내며
결국 1638년 6월 9일
조선으로 이 소들을 데리고 귀국하는데 성공한다
종자 번식을 하라고 명한다.
이후 종자가 늘어나자 이 소들을 전국에 뿌렸고
결국 시간이 지나 개체수를 회복하는데 성공한다.
다시 말해서 현재 우리들이 보고있는 한우의 선조는
거의 대부분 성익이 몽골에서 데려온 소라고 할 수 있다
얘넨 특이하게 담배가루를 향료와 섞어서 코로 흡입하는 코담배 문화로 바뀐다.
이게 전국적인 히트를 치며 현재까지 몽골 부족들이 만날 때
이 담배통을 교환하는게 전통이 될 정도로 정착이 된다
이것도 고려양인가....??
당연히 이 공으로 성익은 폭풍승진을 하는데
효종시기에 경상좌수사, 황해도 병마절도사, 평안도 병마절도사를 역임하고
무려 숙종 시기까지 살다가 사망한다
참고로 나중에 현종시기에 우역이 다시 도졌는데
몽골산 소가 얼마나 번식력이 좋았는지
1천두가 넘게 죽었는데도, 우역을 버텨내고 종자가 살아남았을 정도ㄷㄷ
아무튼 이 때문에 현종시기에 다시 재평가된 우리의 성익좌였다
인좆의 몇 안되는 업적이자
사실상 하드코어 세일즈를 성공하고, 소들을 무사히 데려온 성익 덕분에
우린 소고기 한식을 이리저리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소고기를 먹는 시간이 된다면, 이렇게 개고생하며 한국 소들을 멸망에서 구해준
성익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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