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초절정 미녀 공주'에 대한 진실
에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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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2 20:06
한국 넷상에서 '페르시아 최고의 미녀'라는 짤로 돌아다니는 분은 '타즈 알 살타네'로, 페르시아 카자르 왕조 나세르 알딘 샤 왕의 딸입니다. 그녀가 '페르시아 미의 기준'이라던가 '페르시아 귀족 수십명이 그녀의 청혼 거절로 인해 상사병에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는 사실 인터넷상에서만 돌아다니는 속설로, 전혀 진위를 알기 어렵습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이미 당시 페르시아의 국방부 장관의 아들이자 강력한 토호세력이었던 살다흐 핫산과 결혼했으므로 그녀가 청혼을 거절했다는 말은 성립하기 힘들지요.
그녀는 19세기 당시 이란에 몇 없던, 여러 서구학문을 섭렵한 여성 지식인이었습니다. 또한 '이란 왕족 최초로 이혼한' 여성으로 페르시아의 여성억압을 고발하고 히잡을 거부한 여성운동가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녀는 이혼 후에도 자신의 아이들과 손자들을 돌보며, 페르시아 내의 노예제와 빈곤, 교육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상세한 책자들을 저술하였습니다. 이후 신설된 페르시아의 의회에서도 여자 어린이들의 교육과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만일 보통 여자가 이란에서 저런 운동을 벌였더라면 금방 살해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였겠지만, 그녀는 왕족의 지위를 이용하여 교육받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한 지하 교육운동을 계속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런 그녀가 '페르시아 미의 기준'이라는 드립으로 웹상에 퍼져나갔을까요?
첫번째로는, 10대때 그녀가 실제로 꽤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페르시아 제일의 미녀'수준은 전혀 아니었지만, 당시 페르시아의 미의 기준에 어느정도는 충족하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이란의 고전들에서도 뚱뚱한 남녀를 아름답다, 잘생겼다고 표현하는 경우들이 있었음)
그러나 그녀는 결혼생활동안 네번이나 임신 출산을 거쳤고, 천천히 우리가 아는 맨 윗짤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두번째로 미국에서 나온 밈을 한국 웹사이트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녀는 미모와 거리가 멀었지만, 여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목숨이 위험해지는 이슬람의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 저학력에 시달리던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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