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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용어 Broken Arrow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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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11월14일.

베트남 이아 드랑(Ia Drang)이라는 지역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1개 대대는 베트민(북베트남 정규군. 베트콩은 남베트남에서 활동하던 게릴라) 2개 연대에게 포위당한다.

수적으로 절대적 열세에 놓여있던 미군은 포위를 뚫기 위해 시도해보았으나 도저히 포위를 풀 수 없음을 깨달았다.

베트민은 반드시 미군을 궤멸시키겠다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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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 그레고리 무어 중령. 통칭 할(Hal).



전투 중 대령이 전사하여 실질적 지휘를 맡고 있던 해롤드 그레고리 무어 중령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노련한 군인이었다.

한반도에서 중공군과 싸운 경험이 있는 그에게 수적으로 압도적인 적에게 포위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무어 중령은 기지에 Broken Arrow라는 신호를 보낸다.


Broken Arrow는 전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군대가 아군에게 자기들이 있는 위치에 포격을 퍼부어 적을 섬멸해달라고 요청하는 '죽어도 혼자 죽지 않겠다'는 작전이다. 원래는 좀처럼 쓰지 않는 작전이지만 한국전쟁에서 중공군에 비해 전투 경험이 부족한 한국군은 고지를 만들어놓고 중공군을 끌어들인 다음, 미군 포병대에게 Broken Arrow를 요청하여 짱깨들을 살륙하는 전술로 중공군을 무찔러 유명해졌다.



중공군이 고지에 침입해오면 미군이 고지에 포격을 퍼부어 짱개들을 살륙한다.

국군은 백병전을 하다가 포격이 시작되면 방공호로 신속하게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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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를 구걸하는 짱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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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이 중국군 3개 사단을 살륙한 (국군이 창설 이래 중공군에게 승리한 최초의 전투이다) 용문산 전투도 Broken Arrow를 활용한 전투였다. 현대화된 군대가 없었기에 그러한 자살에 가까운 작전이 아니면 중공군에게 이길 수 없었으므로 어떻게 보면 용문선 전투는 참 서글픈 전투였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짱깨를 한마리라도 더 죽이겠다는 각오가 드러난 전투였다. 그리고 무어 중령은 한국인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목격한 사람이었다.



결사라고 씌여진 국군 용사의 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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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n Arrow 신호를 받은 미군은 경악했다. 항상 아군의 무사귀환, 아군이 전사하면 그 유해라도 반드시 찾아간다는 것이 원칙인 미군은 Broken Arrow를 같은 미군에게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전멸 당할 뿐이라는 무어 중령의 요청에 결국 미공군은 이아 드랑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미군이 설마 같은 편을 공습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베트민 군대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미군은 아군에 대한 공습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지원군을 계속 투입하여 3일간에 걸친 전투 끝에 포위망을 뚫고 무어 중령과 미군들을 구출해냈다. 

이 엄청난 전투는 멜깁슨 주연의 영화 We Were Soldiers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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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중령과 무어 중령을 연기한 멜깁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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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싫어하되 미국인 용사들을 사랑해라"

무어 중령이 한 유명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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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군은 이아 드랑에서 적의 포위에 빠진 일을 심각하게 반성했다.

그리고 두번다시 아군에게 폭격을 가하는 Broken Arrow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단어의 의미를 아예 바꿔버렸다.

지금 미군에서 Broken Arrow는 '전면 핵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핵무기의 발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브로큰 애로우는 2016년 3월17일, 러시아군에 의해 다시 재현된다.

ISIS와 싸우기 위해 시리아 팔미라에 파견된 러시아 특수부대는 ISIS에게 포위되어 전멸을 면할 수 없었다.

스페츠나츠를 지휘하던 알렉산더 프로호렌코 중위는 자신의 위치에 공습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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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쿠라넨코 장군은 프로호렌코에게 팔미라를 포기해도 좋으니 어서 안전한 곳으로 탈출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프로호렌코 중위는 "완전히 포위당했습니다. 제가 항복하면 저들은 저와 이 제복을 웃음거리로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저를 죽일 것입니다. 이것은 저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공습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는 유언을 남겼다.

"저는 저의 가족과 고국을 사랑합니다. 저의 죽음을 갚아주십시오. 이제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사령관님. 제 가족들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러시아 공군은 공습을 가해 ISIS를 격퇴했다. ISIS가 떠난 자리에서 전사한 프로호렌코 중위의 시신이 있었다. 4월29일 그의 시신은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그는 러시아는 물론이고 전세계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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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우씌 2017.11.02 14:38  
마지막 알렉산더 카렐린 닮았다
성인나이트 2017.11.03 15:58  
오우 그런뜻이..
영화 '브로큰애로우'에선 '핵무기의 분실(?)' 정도의 뜻으로 나왔던것 같은데..
힐노예 2017.11.02 16:57  
군대 있을 때 엠봉에서 러시아 중위 얘기 보면서 울컥했었는데

그게 어느새 1년이 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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