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105 오늘의 새벽시
-가을 몸, 박노해
비어가는 들녘이 보이는
가을 언덕에 홀로 앉아
빈 몸에 맑은 볕 받는다
이 몸 안에
무엇이 익어 가느라
이리 아픈가
이 몸 안에
무엇이 비워 가느라
이리 쓸쓸한가
이 몸 안에
무엇이 태어나느라
이리 몸무림인가
가을 나무들은 제 몸을 열어
지상의 식구들에게 열매를 떨구고
억새 바람은 가자가자
여윈 어깨를 떠미는데
가을이 물들어서
빛바래 가는 이 몸에
무슨 빛 하나 깨어나느라
이리 아픈가
이리 슬픈가
얼마 전에 알게 된 시입니다
여러모로 자극이 되는 시더군요
가을의 막바지가 끝나고 슬슬 겨울이 오고 있는것 같습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해서 오늘은 약간 일찍 올렸습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글 : 집사의 이상 vs 주인의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