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눌린 썰
별로 기다린 사람은 없었던 것같지만 경험담 또 풀어봄
난 내가 평범한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작정하고 기억 떠올려보니
평범한것같지는 않음.
난 다들 살면서 귀신같은거 몇번씩은 보고
설명하기 힘든일 몇년에 한번은 겪는줄 알았지. 안그럼?
어쨌든 이건 대학생때 자취할때 겪은 이야기임.
이야기 스타트.
화요일. 모든 일은 그날 밤 시작되었다.
대학생시절 학교 근처의 원룸에서 생활을 했다. 신축 원룸이라 모든 옵션이 새것이라 기분도 좋았다. 약간 좁은 것이 흠이었지만.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가을밤. 침대에서 잠을 자던 중,
목이 말라 잠에서 깼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에 불을 켜지 않아도 방은 충분히 밝았다.
잠에서 깨서 침대에 누워 고민을 했다.
‘일어나서 물을 마실까? 아니면 귀찮은데 그냥 참고 잘까?’
잠시 동안의 고민. 결론은 그냥 참고 자기로 했다. 그리고 다신 잠을 청하려는 순간.
슥, 와락.
얇은 이불 틈새로 팔이 들어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순식간에 잠이 깨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켰다.
원룸 안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뭐였지?”
문과 창문은 잠겨있었지만 분명 누군가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인터넷에서 봤던 ‘방에 숨어 있다가 몰래 나와서 생활하는 노숙자 이야기’가 생각났다.
물론 사람이 숨어있기에는 지나치게 좁은 원룸이었지만 길가의 건물이었고 1층이었다. 침입자가 있을 가능성은 있었다.
불안해졌다.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침대 및, 옷장, 싱크대 아래, 찬장, 신발장, 화장실, 세탁기까지. 사람이 들어가서 숨어있을 만한 곳은 전부 뒤졌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잠이 덜 깨서 그랬던 걸까?”
다음날 아침 일찍 강의가 있어 잠을 자야했다. 물을 한잔 마시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문단속을 한 후 잠을 잤다.
강의를 듣는 동안 어젯밤의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허리를 갑자기 끌어안는 느낌. 하루 종일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밤이 되고 원룸에 들어와서 문단속부터 했다. 그리고 다시 원룸을 뒤졌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불안했지만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잠을 청했다. 그날 밤은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지난번의 그 일은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잘못 느낀 것이라 생각했다.
목요일 밤. 철저한 문단속 후 잠에 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이마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
“음?”
비몽사몽 중에 다시 잠에 들려는 순간, 다시 이마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잠에서 깬 나는 손으로 이마를 만졌다. 하지만 물은 묻어있지 않았다.
“으, 뭐야? 비오나?”
눈을 뜨고 머리맡에 있는 창문을 봤지만 역시나 자기 전에 잠그고 잤기에 잘 닫혀있었다.
“천장에서 물이 새나? 주인아줌마한테 말해야겠네. 신축건물이라며 물이 새냐.”
예기치 않게 잠에서 깬 상태라 짜증이 났던 나는 투덜거리며 잠을 잤다.
아침이 되고 천장을 확인해 봤지만 물이 샌 흔적이나 젖은 흔적 같은 것은 없었다.
“뭐지? 꿈이었나?”
별 것 아닌 꿈이라고 생각해버린 나는 그대로 학교에 갔다. 그리고 학교에서 온 후 천장을 다시 확인해봤지만 물이 흐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때 문득 이틀 전의 그 일이 생각났다. 다시 불안해진 나는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잠에 들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토요일. 늦게까지 미드를 보다 잠이 들었다. 자기 전의 문단속은 이제 당연한 일이었다. 한참을 달게 잠을 자던 중 또 목이 말라서 잠에서 깼다.
이번에는 일어나서 물을 마시고 자기로 했다. 그리고 벽을 보며 왼쪽으로 잠을 자던 자세를 바로 하려는 순간 몸이 돌려지지 않았다.
‘응?’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게 가위인가?’
최초로 눌리는 가위였다. 사실 가위인지 아닌지도 확신을 못하는 상황. 다시 몸을 돌려보려 했지만 나를 누르는 힘은 더 강해지고 선명해졌다.
누군가 어깨와 골반을 꾹 눌러 돌아눕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확연하게 느껴지는 두 손으로 누르는 느낌에 공포가 심해졌다.
내가 몸을 돌리려고 하면 할수록 더 거세게 나를 누르는 두 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귓가에 들리는 말소리.
“괜찮아. 아저씨야.”
자신을 아저씨라며 괜찮다고 속삭이는 목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당황한 내가 움직임을 멈추자 골반 옆을 누르고 있던 손은 서서히 엉덩이 쪽으로 움직이며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뭐지? 귀신? 치한?’
성추행을 하는 귀신도 있던가? 황당한 상황에 당황한 나에게 그는 계속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괜찮아. 아저씨야. 괜찮아.”
‘난 하나도 안 괜찮은데요? 완전 짜증나는데요?’
나는 속으로 짜증을 부렸지만 한 손으로 계속 엉덩이를 만지는 정체불명의 아저씨는 계속 괜찮다고 속삭였다.
‘하아. 짜증나.’
이제 무섭기보다는 짜증이 났다. 가위가 원래 이런 것이었나? 이렇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잠시 움직임을 멈추자 어깨를 누르던 손은 등으로 내려왔다.
“그래. 그래. 괜찮아. 아저씨야.”
그리고 등을 쓰다듬던 손이 가슴 쪽으로 넘어왔다.
“확 씨!”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른손 팔꿈치를 강하게 휘두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언가 팔꿈치에 맞는 느낌이 들었지만 방안에는 나 혼자만이 있었다.
불을 켜고 다시 방을 살펴봤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던 흔적은 없었다.
“아이씨. 진짜 뭐야?”
꿈이라기에는 너무 선명한 감촉과 속삭임. 가위에 눌린 것인가도 싶었지만 성추행을 하는 귀신이라니.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무섭기보다는 짜증이 났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잠도 다시 잘 수가 없었다. 밤을 새워 미드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엄마에게 가위에 눌렸다고 전화를 했다. 차마 귀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내 말을 들은 엄마는 칼을 머리맡에 두고 자면 좋을 것이라 하셨다.
그날 밤. 식칼을 다치지 않게 수건으로 감싸고 머리맡에 두고 잠을 잤다.
식칼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전날 팔꿈치에 맞아서였을까? 그 이후로는 가위에 눌리지도 아저씨라 속삭이는 존재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때는 무섭기보다는 진심 짜증이 났었음. 글고 진검 사기 전이었음.
글고 성추행 하지마라. 당하면 기분 진짜 X같음
반응 괜찮으면 계속 경험담 풀어 놓을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