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헬겔 하길래 들어와봄 주인공 창현이 헬갤 답글 올림.
원글: https://gezip.net/bbs/board.php?bo_table=humor2&wr_id=3235373&page=2
창현이야 누나, 나도 그냥 글 쓸게
안녕
부끄럽게나마 글써
사실 고닉으로 드문드문 눈팅하면서 지내는데, 누나한텐 그냥
유동으로 활동한다고 뻥쳤어.. 미안해
그날 나간이유는 그냥
부끄러웠어 내 자신이
대학진학하고, 막연하게 군대에서 생각했던 공무원 시험인데
떨어지고 나니까 그냥, 머리가 멍해지더라
근데 더 슬픈게 뭔지알아?
누나가 나한테 배푼 온정, 마음, 응원등등을 다 받고도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게, 너무 미안했어
난 잘난거 하나없고 오로지 그동안 누나한테 사랑만 받고 자라온 사람인데
그 성원에 대한 보답을 못했다는게, 내가 참 병!신같았어
그리고 비상금 가지고 나간거..
미안해 진짜, 할말이 없어
나가기로 결심한 새끼가.. 마지막이 되어도 손벌리는 꼴이니까..
근데 그거 기억나?
누나 처음만난날
얼떨결에 같이 술마시게되고 누나 꽐라됬었잖아
가뜩이나 집도 먼 사람이..
어떻게든 누나 집 안전하게 보내려고, 모범택시 부른거 알아?
사실 길거리에 모범밖에 없었긴 했는데..
그래도 혹여나.. 다치면 안되는 마음으로
내 전재산 칠만원, 기사님께 드리면서 안전하게 가달라 부탁했던거
그냥.. 그 생각 문득 들어서.. 나도 그냥 칠만원 들고 나왔어..
미안해
아직은 볼 면목이 없어
누나 아직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아직은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근데 핸드폰은 못끄겠더라
걱정할까봐,
누나가 나 걱정할까봐
그래서 괜히 또 울적해서 눈물 흘릴까봐
미안해
네스퀵은 사실.. 누나몰래 상하차 알바해서 번걸로 샀어
나보고 알바하지 말라지만, 어떻게 항상 내가 손벌리고 살아..
글고 그거때문에 화낸게 아니구.. 내가 더 맛좋은 코코아 파우더 사줬는데
그거 안먹고 싸구려 네스퀵 먹으려 하니까 화낸거야
좀 먹으라면 먹지좀 말지
누굴닮아서 고집이 세..
귀엽게..
난 지금 남산이야
적적해서 올라왔는데 야경이 참 이쁘더라
누나가 오자고 오자고 떼를썼는데 나 혼자 왔네
그래서 그런지 재미도 없고 더 쓸쓸하고
곧 돌아갈게
저 빛나는 야경처럼 나도 빛나는 사람이 될게
괜히 투정부린답시고 나와서 미안하고
항상 누나곁에만 있는 창현이가 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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