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수술용 가운 8만벌 싣고 온 공군 수송기…무박2일 비행
20시간 임무 완수…C-130J 조종사 "하루빨리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
국방부 "해외 국민 이송에 군 수송기 투입 요청받은 바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수술용 가운 8만벌을 싣고 미얀마에서 이륙한 공군 수송기가 '무박 2일' 비행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다.
1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 수송기 C-130J 2대는 각각 이날 오전 3시 57분과 오전 4시 1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을 떠난 지 20시간 만이다.
조종사·정비사·항공적재사(로드마스터) 등 30여명이 탑승한 C-130J 2대에는 한국 기업이 미얀마에서 생산한 수술용 가운 8만벌이 실렸다.
수술용 가운 8만벌은 업체 물류창고로 수송된 뒤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한 전국 의료시설에 전해진다.
C-130J는 전날 오전 7시 50분(한국시간) 김해공항을 이륙해 전날 오후 4시 27분 미얀마에 도착했다. 이후 수술용 가운을 싣고 정비 등을 한 뒤 착륙한 지 약 5시간만인 전날 오후 9시 1분 한국으로 출발했다.
제5공중기동비행단 제251공수비행대대 3편대장 조우철 소령은 "원래라면 2박 3일 이상 소요되는 임무를 휴식 시간 없이 24시간 이내 수행해야 했다"며 "하루빨리 의료진에게 방역복을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임무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급박한 국내 사정을 고려해 해외 생산 방역물자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군 수송기를 긴급 투입했다.
군 수송기가 그동안 해외 교민 이송이나 구호물자 수송 등에 투입된 적은 있지만, 해외 상업물자 운송에 투입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송기 지원은 보건복지부가 미얀마로부터 국가비축 방역물자 수입을 1주일여 앞두고 있던 이달 9일 국적사 운항이 중단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미얀마 당국과 협의해 '김해에서 출발하는 수송기 (C-130J) 조종사와 승무원 전원이 건강확인서를 제출하고 현지 비행장 내에서만 임무 수행한다'는 조건으로 검역 절차를 간소화했다.
공군의 주력 수송기인 C-130은 4발 터보프롬의 중형 다목적 수송기다. 최고속도는 602㎞/h, 순항속도는 554㎞/h이며 항속거리는 7천876㎞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국경봉쇄에 나서는 상황에서 국방부는 현재까지 군 수송기를 이용한 해외 한국인 이송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국방부가 (군 수송기 투입을 정부로부터) 요청받은 바는 없다"면서 "요청을 받게 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