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리스트 황교익이 이영돈과 인연을 끊은 이유
나는 이영돈씨를 만난 적이 없다.
그의 방송에 딱 한 번 출연한 적이 있을 뿐이다.
채널A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 편 1회에 평가단으로 참여했다.
〈먹거리 X파일〉이 기획 단계에 있을 때 PD와 작가가 나를 찾아왔다.
그들은 ‘착한 식당’ 포맷을 말하며 의견을 물었다.
나는 고발보다는 모범에 강조점을 두며 말했다.
여느 식당들이 조금만 신경 쓰면 개선될 일을 지적한 후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이를 따라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평가단도 신뢰할 만한 이들로 꾸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첫 회 주제가 밥이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밥이 가장 중요하니 그렇게 한 것이다.
모범이 될 착한 식당은 내가 선정해주었다.
이 식당은 반찬으로 보자면 그다지 맛있는 편이 아니다.
MSG도 쓴다.
허름하여 위생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 집을 선택한 까닭은 밥솥을 대여섯 개 놓고 그때그때 갓 지은 밥을 손님에게 제공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스테인리스 공기에 밥을 보관하는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 개선점(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중략)
그러다 메밀국수 편에서 사건이 터졌다.
작가가 전화를 해 100% 메밀로 만든 국수를 찾아 착한 식당으로 선정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그 일이 의미 없음을 설명했다.
“메밀은 원래 끈기와 찰기가 없어 밀가루나 전분을 조금 섞는 게 보통의 일이며, 또한 이게 더 맛있다.
전통적 방법으로 보아도 메밀국수에 녹말을 섞는다고 조선 문헌에 나온다.
메밀국수는 일본이 발달해 있는데, 여기서도 밀가루를 20~30% 섞는 게 일반적이다.
100% 메밀국수야 누구든 만들 수 있지만 맛으로 보자면 그렇게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니 100% 메밀국수는 착한 식당의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제작진은 100% 메밀국수 식당을 찾아내 ‘착하다’고 딱지를 붙였다.
밀가루 등을 섞는 메밀국수집은 사기를 치는 곳인 양 다루었다.
그때 평가단 중 한 명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고 나중에 들었다.
그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일간지 음식전문 기자였으며, 일본 특파원까지 지내 메밀국수에 대해 너무나 잘 알았다.
두 전문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방송이었다.
나는 제작진에게 항의하고 자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한 후 인연을 끊었다.
(5년전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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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은 지 밥벌이만 생각하다가 여러상인 낭떠러지로 밀어낸 개ㅅㄲ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