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때 겪은 썰 풀어봄
나는 08년 8월군번으로(아직 아침에 텐트친다) 의경으로 입대해서
시험 잘 쳐서 고향 부산 방범순찰대로 배치받았음.
이런저런 일 겪고 전역을 몇개월 앞둔 2010년 2~3월경 부산에서는 김길태 사건으로 뒤집어졌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거의 부산 모든 의경들은 혹시나 모를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될까 근처 야산과 낙동강 강가를 뒤지는 일을 맡게 되고
결국 3월에 직원에게 김길태가 잡히게 되지.
그리고 추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방청장은 폐가수색 및 관리하라는 지시를 하게 됬어.
당시 내가 있던 방순대의 관할지 중에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었는데 (강안리 등킨드나쓰 무밧나?)
후임이랑 같이 이쪽으로 파견 나갔지.
무려 광안리 해수욕장 근처에 무슨 폐가냐? 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사람 안사는 집 많이 있더라.
순경 한명이랑 나랑 후임 한명이랑 3인1조로 광안리 근처 폐가 도는데..
밤 11시 ~ 새벽2시 순찰이었던가?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네 ㅎ
아무튼 심야에 인적없는 폐가 돌아다니니 솔직히 좀 많이 무서웠다.
그래도 2~3군데 돌아다녀 보니 뭐 없길래 슬슬 긴장풀고 직원이랑 같이 솔의 눈 한캔에 담배도 빨고 느긋하게 도는데
마지막 집 앞두고 직원이 좀 긴장하더라.
이 집은 주변에서도 소문이 좀 안좋다고 순경이 그러더라고.
나는 에이 반장님 후딱 돌고 지구대로 가죠 라며 재촉했는데 좀 떨떠름 하게 그러자 하고 폐가로 진입했어.
위에 그림 보면 정문을 지나 정원 사이 길이 있고 마당이 나오는 단독주택인데
현관문으로 들어가니 공기가 너무 안좋아 거실에 있는 커튼 열고 문을 활짝 열었어.
너른 거실 문으로 달빛도 들어오니 은은하게 밝더라.
근데 가재도구도 거의 그대로고 바닥에 오래된 연대 학생증도 떨어져 있고 뭔가 이상하더고..
순경에게 물어보니 이집 부부 딸이 뭔가에 홀린듯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해서
무당 불러서 굿을 했는데 무슨 사고가 생겨서 거의 모든걸 버리고 멀리 이사를 했다.. 뭐 이렇게만 이야기 해주더라.
그때부터 존나 쫄아서 ㅋㅋ 후임이랑 딱 붙어서 주방.. 거실.. 방.. 2층방.. 둘러봤는데 뭐 없더라.
그래도 옥상에는 굿 한 흔적이 있긴 하더라.. 여기서 좀 무서웠음(솔직히 순경이 무당 이야기 안했으면 몰랐을듯 아무튼 그정도로 희미했다)
결국 옥상까지 한번 쭉 둘러봤으니 직원이 가자고 해서 휴.. 하고 안심하고 내려오던 와중이었어.
1층 도착하니 너무 어두워서 직원이 후레쉬 켜서 현관으로 가고 있었어.
근데 후임이 물어보더라
김xx수경님이 거실문 닫았습니까?
난 아무생각 없이 아니 라고 하고 한발짝 걷는데 진짜 소름 쫙..
분명 1층 진입후에 문 열어서 달빛에 밝았던 거실인데..
3명이서 같이 움직여서 아무도 거실문을 손을 안댔는데 왜 저게 닫혀있지?
심지어 커튼까지 깔끔하게 쳐져있더라..
3명이서 서로 눈 마주쳤는데 어느순간 진짜 공포심에 사로잡혀서 동시에 집밖으로 뛰어나감 ㅅㅂ
밖으로 도망쳐 나와서 집 앞 골목길에서 서로 난 안닫았다고 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집안에서 마지막에 눈 마주쳤을때 나도 그렇고 두명 다 2층올라가는 계단 위에서 뭔가 쳐다보는게 느껴졌다고..
아... 근데 시발.. 우린 경찰에 의경이잖아..
2층에 뭔가 있으면 확인을 해야지.. 안그래도 김길태 때문에 폐가를 이용한 범죄에 대한 것들이 뉴스에 나오고 그럴 땐데..
집앞에서 15분 정도 줄담배 쭉쭉 피면서 어쩌지 하고 있다가
결국 순경이 용기내서 다시 가보자 해서 집안 한번 더 둘러보고 나옴.
내 인생 진짜 최악의 공포를 느꼈다.
글로 적으니 뭔가 이 공포감이 전달이 안되는거 같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제 많이 잊혀저 가는 기억이긴 한데 가끔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한 경험이야 ㅎㅎ
Best Comment
근무도 귀찮은데 산을 타라니까 너무 싫었는데.. 나랑 후임 2명이랑 한 팀으로 짜서 쭉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노가리까고 대충 훑으면서 갔는데 정상 근처가니까 시간이 한 오후 5시?쯤 된거같애.. 막 노을이 보였거든
무전으로 이제 내려오면서 한번 훑어라길래 내려오는데
슬슬 어두워지니까 쪼끔 겁나더라고 .. 무튼 내려오는데 후임 한명이 갑자거 저기 앞에 손가락질하면서
'저거 사람아닙니까?' 하길래 '에이 무슨 ㅎㅎ' 하면서 봤는데 나무들 사이에 사람형체같은 것이 하나 있더라
근데 조금 이상한게 미동도 없이 가만히있더라고.. 그래서 처음엔 사람인가?..하다가 나무겠지 하면서 가까이 갔는데
사람이더라
나뭇가지에 줄넘기로 목을 감아서 ..
진짜 3명이서 멍..하니 30초는 본거같아
너무 이상했거든 사람이긴한데 사람아닌거같은 느낌 뭐라고해야하지.. 그렇더라
정신차리고 무전하고 119오고 시체 운반하고 다 했는데, 그 이상한 느낌이랑 그 형체가
자꾸 생각나서 며칠간 밥도 제대로 못먹었다 ㅠㅠ 살면서 느낀 가장 이상한 느낌이더라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