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마지막 2인자였던 경영자 이야기 -1-

오늘 소개할 삼성의 경영자는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이야기임.

최지성은 1951년생 강원도 삼척 출생으로 서울대 무역학과를 71년에 입학하게 된다.

최지성: 나가자! 학생운동!

70년대 당시 그는 서울대 내에서 교련수업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군 당국에서 반정부인사 명단 블랙리스트에 들어간다.

집안 상황도 순탄치 않았는데 잘못하면 큰일날 상황이었다.

국방부: 마! 니 딱 봐놨어.

최지성:.....자원입대하겠습니다.

최지성은 공안당국에 쫒기는 신세에서 스스로 입대를 선언해 원주의 38사단으로 군 복무를 하게된다.

전차병으로 배치됐는데, 혹한기에 M48전차 몰아봤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리고 전역을 하게 되니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정한다.

최지성: 어차피 국내에서 찍힌 몸이고.... 해외를 자주 다닐수 있는 회사를 찾자.

그래! 답은 상사맨이다.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니 외국어는 어느정도 됐고, 무역 바이어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최지성은 삼성에 지원한다.

삼성: 아이고~ 어서오세요. 최지성씨 이력서를 봤는데 음.....학생운동 경력....음....블랙리스트....음.....

최지성: 그래서 안 됩니까?

삼성그룹: 일단 검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최지성은 다행히 현역복무에 대해 신원조회가 잘 통과되서 삼성그룹에 입사한다.

삼성그룹: 그래서 어디가실겁니까? 우리는 1.2.3지망을 쓰면 입사 성적에 맞춰 거기로 보내드립니다.

먼저 1지망 부터 들어보죠.

최지성: 삼성물산

삼성그룹: 아~ 상사맨 꿈꾸시는구나? 그럼 2지망은요?

최지성: 삼성물산.

삼성그룹:?????? 아니.... 2지망과 3지망은 다른 곳을 쓰셔야...

최지성:삼성물산

최지성은 패기있게, 신입연수 시절 1.2.3지망을 모두 삼성물산이라고 적는다.

그것을 본 인사팀은 황당해 했고, 인사팀에서 논의를 한다.

김인(삼성 비서실 겸 인사팀 대리) 엌ㅋㅋㅋㅋㅋ 재미난 친구네요? 그냥 원하는대로 삼성물산 밀어주죠.

최지성은 그렇게 1977년 삼성에 입사해 용인의 삼성그룹 신입입사원 연수에 참여한다.

삼성그룹: 에....그럼 이번에 삼성에 입사한 새내기 사원들의 말을 듣겠습니다.

누구 말 해보실분?

최지성: 저요.

삼성: 네, 최지성사원. 말해보세요.

최지성: 4주동안 이걸 신입사원 연수라고 한 겁니까?

삼성:???????

김인: 엌ㅋㅋㅋㅋ 쟤 또 왜저래?ㅋㅋㅋㅋㅋ

최지성: 솔직히 실망입니다. 경쟁그룹인 현대에선 정주영 회장님이 직접 오셔서 사원들과 어울리고 씨름도 한다는데 우린 뭡니까?

관련자료: 당시 현대그룹 신입사원 연수와 맨 앞에 현대 정주영 회장.

삼성:......저거 뭐야?

연수원장을 당황케한 신입의 패기 넘치는 소감문에 삼성은 뒤집혔다.

당장에 그놈 자식 짤라버리라고 윗선에서 노발대발했지만, 신입사원 담당조교였던 김인이 나서서 중재해준다.

김인: 아, 물건 하나 들어왔네요. 그래도 재밌는 친구 같으니 일 한 번 시켜보죠?

어쨌건 그리해서 최지성은 삼성물산에 들어오게 된다.

최지성: 제가 할 일이 뭡니까?

삼성물산: 제품 2과. 이쑤시개, 귀이개, 주방용품, 문구등을 취급하는곳이요.

최지성:평범한 품목이지만... 일단 취급 품목 모두 한번 분석해보겠습니다.

삼성: ?????? 뭐 저런.....

최지성은 잡화과에 들어와서 무역업일을 시작했고, 수출건에 대해서 일을 하는동안 틈틈히 옆의 피혁과나 모직과 등에 대한 자료도 공부했다.

심지어 삼성물산 내에서 콘돔을 수출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걸 제품별로 다 분석해서 해외에 팔았다고 한다.

김인: 여어~ 후배님.

최지성: 무슨 일입니까?

김인: 자네, 비서실 발령났어.

최지성: 가죠.

삼성은 최지성을 눈여겨 보다가 81년 삼성그룹 비서실로 불러들여 기획업무를 맡겼다.

이병철: 니가 최지성이가?

최지성: 네 회장님.

이병철: 신입 연수에서 나는 왜 정주영이같이 씨름 안하냐고 말했다며?

최지성: 네 맞습니다.

이병철: 하하하, 그 친구 야무지네.

어쨌건 81년부터 비서실 근무를 하면서 이병철 회장이 눈여겨 보는 인물이 됐고, 그러다가 85년 깜짝 인사이동을 받게된다.

이병철: 이봐라 최지성이.

최지성: 네, 회장님.

이병철: 니 독일 한 번 가봐라.

최지성:????? 네????

이병철: 삼성반도체 유럽 법인장!

이병철은 그때 막 개발하기 시작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에서 최지성을 유럽 법인장으로 발령보낸다.

그래서 드디어 해외로 나간다 생각한 최지성이었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유럽법인

최지성:.....직원이 없네?

그곳은 최지성 한 명이 전부인 1인 사업장이었고, 모든 것을 혼자 다 해야 되는 1인 법인장 최지성이었다.

비서실에서 잘 있다가 생판 모르는 해외 동네에 1인사업소로 발령받은 최지성은 사무실을 보고 결정한다.

최지성: 나혼자 일하면 그 성과는 다 내꺼구만.... 트럭부터 준비해야겠어.

그리고 최지성은 1인사업장에서 직접 트럭을 구매해 일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