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國志 ep 1. 모든 것을 다 가진 금수저이나 본인은 돌대가리였던 하후무 Pt 2
둘째로 조예에게는 조비만큼의 총애를 받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보통 제보를 받고 임지에서 소환될 정도라면 보통 벌을 받거나 근신을 명받기 마련인데 상서로 보직변경을 받습니다. 그러나, 조씨나 하후씨는 그런거 없습니다 오히려 실수나 잘못을 해도 직위를 유지하거나 외려 승진하는 케이스도 빈번했죠. 하지만 조비는 처형이자 친구였던 것과 달리 조예는 조카입니다. 조비만큼의 친분은 없었겠죠. 물론 상서라는 직위 자체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황제와 신하간의 상소나 조서를 전달하는 중책이죠. BUT! 능력있는 신하가 이 자리에 오르면 당연히 입김이 커지거나 실세가 될 수 있지만 룸빵만 오가던 재벌2세가 가면? 말 그대로 우편부밖에 되지 않지요. 한직이 되는겁니다.
눈에 띄는 것은 막장 가족사인데요. 하후무에게는 동생만 다섯 명이 있었다고 나오는데 핏줄은 어디 안 가는지 하나같이 무능하고 방탕했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하후무가 동생들을 여러 번 혼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형 노릇은 잘 한건지 뻥카를 잘 친건지 동생들은 법으로 다스릴 것을 두려워해서 자기들 형인 하후무를 조예에게 무고합니다. (띠용?)
그러니 조예가 하후무를 죽이려고 하는데 웬걸? 장수교위 단묵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공주(하후무 아내)와의 불화를 이용한 누명일 것이라고 간언합니다. 알고 보니 하후무의 동생들인 하후자장(夏侯子臧)과 하후자강(夏侯子江) 꾸민 짓이었던 것이죠.
정사의 기록은 이게 끝입니다. 동생들이 처벌을 받았는지, 하후무가 그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하후무의 보직이나 직위에 대한 기록은 이후 진동장군에 올랐다고 간략하게 서술된 것이 전부입니다.
자 그럼 연의에서의 하후무는 이거보다 얼마나 더 쓰레기로 나오는지 한 번 봅시다.
일단 신분 세탁이 됩니다. (응?) 연의에서는 하후연의 아들이었다가 하후돈의 양자가 되고, 청하공주와 결혼한 이유도 친아버지인 하후연이 촉한군에게 죽은 것이 안타까워서 사위로 삼았다는 겁니다. (불쌍해서 사위 삼아준다 이건가..역시 통 큰 조조)
정사에서는 그냥 호색한 정도로 나오는 것과는 다르게 여기서는 근자감이 충만한 철부지 이미지까지 더해집니다. 제갈량의 북벌 소식이 들려오자, "제갈량도 한낱 인간에 불과하오, 그런데 어찌 그를 이리 무서워한단 말이오!" 라며 패기 넘치는 드립을 칩니다. 사도 왕랑-사도면 삼공의 일원으로 원로 대신중에서도 능력과 품성이 모두 받쳐주지 못하면 제수받지 못하는 최고위직 3자리의 일원입니다-이 하후무는 경험이 없으므로 출전하지 않을 것을 권하자 한술 더 떠서 "뭣이? 그대는 지금 내 재능과 능력을 시기하여 내가 공을 세울 기회조차 빼앗아서 적을 이롭게 해줄 참이요?"라는 명언을 터뜨립니다. (거의 이 시점만 보아도 이불킥 확정)
부득불 고집을 부려 지휘관으로 출정하면서 제갈량을 사로잡지 않고는 맹세코 돌아와 천자를 뵙지 않겠다며 쐐기까지 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