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P, 오늘 퇴근하고 뭐해? 맥주나 한잔 같이 하지? 책 읽어야돼서 안된다고? 선배가 술 한잔 하자는데 고작 그런걸로 거절하려고? 우리 회사에서 박사님 하나 나오겠네 허허. 세상 많이 좋아졌어, 그치? 그래 그럼 P박사님은 이따 집에 가서 책 많~이 읽고 독후감도 쓰고 해 끄크킄. 혹시나 돌아다니다가 걸리지나 말고?
-야 P. 너 오늘 연장좀 해야겠다. 아니 ㅆ 우리 P박사님께서는 안 되는게 왜 이렇게 많으셔? 오후 3시든 4시든 선배가 시키면 좀 해라. 아, 박사님이시라서 공사가 다망하실테니까 무릎꿇고 부탁을 드려야했었죠? 제가 까아암빡 하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죄송해 아주 그냥! 어차피 집에 가서 글자나 몇개 읽을거면서 바쁜 척은 다 하고말야. 너만 일 있어? 그리고 너, 전에 내가 시킨 건 어떻게 됐어? 내가 언제 됐다고 했어 새꺄! 이새끼 이거 종이쪼가리좀 훑었다고 쎄빠닥만 길어져서 말대답만 늘었네? 그래 너 앞으로 연장근무 하지말고 니 일만 해. 대신 그날그날 뭐 했는지 시간단위로 적어서 나한테 갖고와!
- 우리 P사원~ 잠깐 얘기좀 할까? 다른 게 아니라 우리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아서~ 응? 아무리 그래도 내가 우리, 어 저 뭐냐, P한테 진심으로 그렇게 나쁘게 말했겠어? 다 아끼는 마음으로, 선배로서 후배가 잘 됐으면 해서 그런 거지. 아니, 없던 일로 해달라는게 아니라~ 내가 그런 시꺼먼 속내로 너랑 얘기하러 왔겠어? 그냥 속마음 터놓고 얘기나 해보자 이거지. 근데 그, 감사팀이 언제 온다 그랬더라? 오늘 오후였던가? 그냥 그 분들이 부르면, 좋은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 큰 일 아니라고 말 한마디만 좀 해줘~ 알잖아, 너나 나나 어차피 똑같어~ 너는 나중에 안 이럴 것 같냐? 책도 많이 읽은 사람이 왜이렇게 속이 좁아~ 마음을 넓게 써야지. 정없게 녹음같은걸 하고말야. 이건 선배로서 하는 충고야 충고. 새겨들어. 그럼 그런 걸로 알고 나 먼저 들어간다? 나중에 맥주 한잔 하자고! 와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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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답답한사람이 책을 읽은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