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그너스 "스키협회에 인생 맡길 수 없다"…한국대표 포기
"한국 스키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
"추후 한국 선수로 뛸 계획 전무…베이징서도 마찬가지"【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참가했다가 2018~2019시즌부터 노르웨이 선수로 국제대회에 나서기로 결심한 김마그너스(20)가 "추후 한국 선수로 뛸 계획은 전무하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 뛸 가능성 운운하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다.
김마그너스는 16일 오후 자신의 매니니먼트사인 브리온컴퍼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기자회견을 가지는 것은 내가 한국 국가대표로 뛰었다가 노르웨이 선수로 뛰게 된 점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서다"며 "일단 몇 가지 정정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나는 귀화선수가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노르웨이 국적도 마찬가지"라며 "대한스키협회의 귀화 프로젝트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김마그너스는 한국과 노르웨이 국적을 모두 유지 중이다. 귀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국가대표로 뛰면서 노르웨이 국적을 포기할 의무가 없었다.
앞으로도 한국 선수로 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 선수로 뛰는 것은 선수로서 갈증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다. 도와준 분들에게 죄송하고 가슴이 무겁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김마그너스는 이중국적 선수다. 2015년 4월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정했다. 이후 김마그너스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2016년 동계유스올림픽에서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땄고,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의 전성기는 20대 중반 이후이므로 김마그너스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층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지만, 태극마크를 포기하고 말았다.
김마그너스는 "한국 선수로 활동하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스키협회와의 신뢰 문제다. 사전에 없었던 조항 등 의무적인 것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왔다"며 "나는 조금 다른 상황이었다. 노르웨이에서 생활하고, 코치도 노르웨이 사람들인데 커뮤니케이션을 내가 모두 해야했다. 이 때문에 운동에 몰두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2015년 바이애슬론 선수로 뛰고 있었다. 그 때에도 연맹과의 신뢰에 지금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고, 노르웨이 바이애슬론 선수로 뛸 결심을 한 상태였다"며 "하지만 스키협회의 제의가 있었고, 깊은 고민 끝에 종목을 바꿔 도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년 전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3년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계속 한국 선수로 뛸 수 없다. 선수 발전을 위해 협회가 발 벗고 나섰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마그너스는 "내 인생 전부인 스포츠 커리어를 맡기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발전이 보장돼 있지 않고, 위험한 길이라는 판단이 들어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며 "가능하다면 피해를 안고 한국 선수로 뛰고 싶었지만, 나아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새로운 길을 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 고통스럽지만 미래를 걸고 뛰기에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마그너스가 이 시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 때문이다. 김마그너스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노르웨이 대표로 뛰려면 3년 전까지 그 나라 대표로 뛰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전했다. 김마그너스와 부산시스키협회의 계약도 6월30일 만료된다.
노르웨이에서 최대한 노력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 최선의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며 "4년 뒤 올림픽에서 노르웨이 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스키 강국인 노르웨이보다 한국에서 선수로 뛰는 것이 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높인다.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 선수로 뛰어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선수로서 발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결정이니 사람들이 잘 이해해주길 바란다. 좋은 모습으로 성공해 보답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에서 바이애슬론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크로스컨트리 선수 활동하면서 바이애슬론도 가능할 때 겸할 계획이다. 노르웨이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키 발전에 계속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선수 생활과 병행이 가능한 선에서 한국 스키 발전에 이바지하겠다. 한국 스키 발전을 위해 부산 스키팀과 계속 교류하고, 하계 훈련으로 한국 선수들을 노르웨이에 초청해 노르웨이 스키 문화를 가르치겠다"고 약속했다.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003&aid=0008599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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