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무서운 이야기
사실 오늘은 일본에 워홀 갔을때 본 것에 대한 썰을 풀어볼까 했었음.
하지만 내가 본것이 아니라면 나도 못믿을 만한 내용이라
아무도 안믿을것 같아서 못올리겠음.
진짜 내가 본 것 맞고 아직도 뭔지 모르는
완전 미스테리한 일이긴 한데
도무지 믿을수가 없는 내용이라서....
해달라는 사람 많으면 해주고
아니면 말고~
어쨌든 그래서 그냥 어릴때 있었던 아주 살짝 미스테리한 썰 두개 풀어봄
이야기 스타트!!!
내가 자란 동네의 옆에는 강이 흘렀다.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또 작지도 않았고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뭄이라 근처 다른 군에서는 제한 급수가 벌어져도 물도 펑펑 쓸 수 있었다.
집과 가까운 곳에 어른 키높이 정도 되는 오래된 보가 있었다. 그리고 보 옆쪽으로 자갈밭이 넓게 펼쳐져있어서 놀기에 좋았다. 하지만 보 근처 물속에는 깊은 구덩이가 여러 개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구덩이가 깊어서 근처에 가지 않았고 아이들에게도 가지 못하게 했다.
경고문도 설치하고 주의도 줬지만 외지사람들은 보 근처에서 물놀이를 하다 변을 당하는 일이 해마다 있었다.
마을 아이들은 자갈밭에서는 놀았지만 보 근처에서는 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또 아래쪽으로 50여 미터만 내려가면 무릎 높이의 작은 수중보가 있어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었기에 매년 사람이 죽는 보 근처에 가서 물놀이를 하지 않았다.
그날은 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마을친구들과 같이 보 근처의 자갈밭에서 돌을 주워 물수제비를 띄우며 놀고 있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위해 보의 수문을 닫아 물을 가둬두었지만 오래된 보라서 수문 사이로 물이 세어 나오고 있었고 물방울이 튀어서 무지개를 만들었다.
내가 돌을 주워 던지고 돌은 물위를 튕겨 날아가다 힘을 잃고 물 안의 구덩이로 들어갔다. 그때 맑지만 깊어서 어두컴컴한 물속에서 검고 긴 무언가가 나왔다.
“아. 장어다.”
마을어른들이 가끔 장어를 잡아 먹었기에 당연히 긴 무언가가 나왔으니 장어인줄 알았다. 나와 친구들은 그 장어를 보고 있었다.
그 검고 긴 것은 물속에서 꾸물거리며 움직여서 수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더니 수문과 보의 사이에 머리를 박아 넣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낡아서 물이 새고 있는 수문이라지만 꽤 커 보이는 장어가 통과할 만큼 틈이 크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중간에도 길고 검은 것은 점차 틈 사이로 사라지고 있었다. 반도 넘게 사라지자 나와 마을 친구들은 저것이 물고기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고 검은 것은 완전히 수문과 보의 틈새로 사라졌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물은 계속 새고 있었다.
“야. 다른 거 하러가자.”
나와 마을 친구들은 뭔가 이상한 것을 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것과 연관된 말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갈밭에서 나와 마을로 들어가 다른 놀이를 했다.
그리고 저녁에 밥을 먹다 낮에 본 길고 검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아빠는 내가 본 것을 자세히 설명해보라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고 엄마는 보 근처에서 놀지 말라고 말했는데 놀았다며 혼내셨다.
하지만 나와 친구들이 본 것이 무엇인지는 말씀 안 해주셨다.
다음날도 마을친구들과 모여 놀이를 시작했지만 강 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난 아직도 그것이 뭔지 모른다.
ps. 물속 구덩이에 빠져죽는건 깊이도 깊고 물살이 세서 그런거 암.
익사사고가 있었다는것이 주제가 아니라 뭔가 알지 못하는것을 봤다는 것이 주제.
과학적으로 아는척 할까봐 미리 쉴드치는것임.
두번째 이야기 스타트
초등학생 시절,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민학생 시절. 나는 학교에서 무용부였다.
가늘고 긴 팔다리와 나쁘지 않았던 운동신경 덕분에 체육시간에 무용부 선생님께 뽑혀서 1학년 때부터 4학년까지 무용을 했다.
무용부의 선생님은 할아버지 선생님이셨는데 나름 유명한 분이시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무용부실을 따로 만들어 관리를 할 정도였는데 그래선지 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딸이 있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무용부에 넣어서 무용을 시키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물론 선생님이 아무나 받아주지는 않았지만.
또 남자아이들은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아이가 많았는데 선수출신 선생님이 가르쳐서 그랬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골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그런 부분에 투자를 하는 곳이었던 것 같다. 교실의 난로는 장작을 때긴 했지만 말이다.
무용부 실은 일반 교실과는 달랐다. 교실 한 면이 비싼 통짜 거울이었고 바닥도 마루가 일반교실과는 다른 고급마루였다. 교실 창문도 커텐으로 가려져 있었고 냉난방 장치도 일반교실보다 훨씬 좋았다.
레오타드와 타이즈, 슈즈를 신고 거울 앞에 서서 연습을 했다. 깐깐한 할아버지 선생님은 무섭기도 했지만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6학년 선배의 무용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더욱 열심히 했었다.
그렇게 무용부를 하며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열심히 거울을 보면서 동작을 하던 중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거울에 비친 무용부원들의 수가 한명 더 많았다. 부원들 뒤쪽 구석에 한명이 더 있었던 것이다.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시 거울을 보니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내가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열심히 동작을 하는데 또 거울 속 부원의 숫자가 한명 더 많았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그런 부원은 없었다.
그날 연습이 끝나고 무용부 선생님은 나를 불러 왜 주변을 둘러봤는지 물었다.
“거울에 비친 부원이 한명 더 많았어요.”
무용부 선생님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내일 엄마를 모시고 오라고 하셨다.
다음날 엄마와 함께 무용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무용부실에서 몇 년에 한 명 정도 거울 속에서 무용수를 한명 더 보는 학생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은 전부 재능은 있지만 무용을 계속 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선생님은 엄마에게 그런데도 무용을 계속 시키실 건지 물었고 엄마는 그만 시키시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하고 싶다고 때를 썼고,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계속 무용부를 하기로 했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어쩌다 가끔 한명이 더 보이기는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시간이 갈수록 연습량이 늘어서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기도 했었다.
무용부 선생님의 말대로 재능은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무용부 안에서 제법 잘하는 축에 속했고 같은 학년에서는 가장 잘했었다. 그리고 그해 도에서 열리는 어린이 무용대회에 나갈 학생을 뽑았고 나는 대회에 나갈 자격을 얻었다.
정말 열심히 했었다. 대회에 나가서는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무용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부유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상 무용을 계속 시키기에는 부담이 컸었다.
내가 무용부를 그만둘 때 무용부 선생님은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무용을 계속 못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도대체 거울에서 누구를 보기에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 난 그렇게 무용을 그만 뒀다.
----
써놓고 보니 나 정말 이상한 일 많이 겪었네 싶음.
아직도 몇개 더 있는데 책써도 되겠네 ㅋㅋㅋㅋㅋㅋ
댓글이나 많이 달아주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