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업무도 빡세다는 교사를 본 디씨인
지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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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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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블릿 초기화 및 충전
학급별로 인당 1개씩 30개 가량 있는 스마트 태블릿을 하나하나 다 켜서 공장초기화하고, 스마트펜 없거나 각종 기기결함 등 문제있는거 찾아내서 정보부장에게 보고한 후 교체해야 함. 구글 아이디 30개 만들어서 애들 앞으로 하나씩 지정해줘야함. 그런 다음 학습에 필요한 각종 어플 깔아서 하나하나 로그인(구글아이디 사용불가한 어플은 또 따로 학생별 1개씩 가입)한 후, 태블릿 기기별로 번호 스티커 붙여서 번호에 맞게 충전함에 꽂아두는 것까지가 이 업무임. 이거 하나만 해도 하루 다씀
2. 첫 인사 준비
애들 처음만나는 날 5~6시간 가량을 교과 수업 없이 인사 및 친해지기 놀이로 시간때워야 함. 학년별로, 혹은 작년 담임들에게 들은 애들 특성별로 모둠 놀이가 가능한지, 뭘 좋아하는지 대략적으로 판단하고 5~6시간동안 활동할 ppt 및 활동지를 준비해야함. 이 날 하루에 담임과 학생들의 첫인상, 나아가 관계가 형성되는 날이기 때문에 수십년 한 선생님들도 제일 스트레스받고 어려워하는 일임
3. 명단 확인
매년 반 편성 될때마다 '주의'표시된 학생들이 있음. 얘네가 학습부진인지, 한부모가정인지, 가정형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한명한명 다 파악해둬야함. 어떤 학생이 있느냐에 따라 수업 시 가능한 활동, 불가능한 활동이 나뉘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학생 명단을 파악해야 함.
4. 시간표 코팅
일주일간 할 수업이 1년간 다른 어떤 반과도 전담 수업 겹치지 않게, 주지 과목 너무 겹치지 않게, 예술 과목 너무 겹치지 않게 시간표를 작성한 다음 다른 반 선생님들이랑 모여서 1년간 공휴일, 행사 등 달력펼쳐놓고 진도표를 작성해야 함. 시간표 코팅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시간표 작성 자체가 대가리빠개지게 오래 해야 하고 회의도 필수적인 작업임.
5, 초대장 보내기
위에 적힌것처럼 매년 바뀌는 학생들, 학부모들 특성에 따라 준비물부터 학부모회 초청까지 매년 다른 내용으로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야 함. 특히 코로나나 현장체험학습 사고 이슈 등 민감한 일이 있을 때는 그런 내용도 반영해서 최대한 민원 안 들어오게 작성해야 함.
6. 책걸상 개수 확인
애들 수에 맞게 개수만 확인하는게 아니라, 학년 특성에 맞게 높낮이를 조절해야 함. 학교 책걸상 기억 남? 손으로 줜나게 돌리거나 전동드릴갖다가 해야 하는 일임. 완전 개박살나서 높낮이 조절 안되는 책걸상 아니면 바꿔주지도 않아서 나사 튀어나오거나 힘 개쎄게줘야하는 녹슨 책걸상도 그냥 써야함. 30개 책상 한두시간동안 높낮이 조절하다가 나사에 긁혀서 피한번 나면 ㅅㅂ내가 뭐하고잇는건지 현타가 ㅈㄴ게옴.
저기 적힌 업무를 하루 날잡고 끝낸다고??? 할 수 잇으면 해바라...매일 야근해서 빨리 할래도몇주는 걸림.
초등학교 현장이다보니 업무명이 '인사하기' '책걸상' 등등 어려워보이지 않는 용어일뿐이지, 진짜 힘들고 오래걸리는 일이다.. 어떻게든 조롱하고 까내리려고 보지만 않앗음 좋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