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호텔선 1명은 안받아요… 마지막 하루 될까봐”


지난 4일 홀로 바다 여행을 위해 강원 지역에 위치한 4성급 오션뷰 호텔을 방문한 박모(40) 씨는 객실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당했다. 극단적 선택 위험 때문에 “1인 숙박은 안 받는다”는 호텔 측 규정 때문이었다. 박 씨는 “2주 전에 예약을 했고, 예약 인원을 1인으로 명시하기도 했다”며 거절 이유를 물었지만 호텔 측은 ‘만일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응급상황 대처에 어렵다’는 식의 애매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박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할까 봐 그런 것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마지못해 호텔 측은 “그렇다”고 답했다. 결국 박 씨 예약은 취소됐고 박 씨는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차에서 하룻밤을 꼬박 지새워야 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급 호텔에서 생의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고객의 사례가 잇따르면서 ‘1인 숙박’을 거절하는 호텔들이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혼자 부산에 가서 바다도 보고 호캉스를 즐기려고 호텔을 예약했는데,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1인 숙박은 안 받는다며 거절당했다” 등의 후기를 여러 개 찾아볼 수 있다.
강원 지역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드러난 것보다 더 많다”며 “경찰 조사도 받아야 하고 복잡한 일이 생기니 아예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진 한국의 우울한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