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유머 > 유머
유머

맨날 판타지에서 마왕=마족인 거 질림 슬슬

불량우유 2 1632 4 0


 


신화시대급으로 까마득한 옛날에

 

한 왕국이 있었는데

 

그 왕국에 어느날 어떤 왕이 즉위했더래요

 

그 왕은 어린 왕자일 적부터 검을 휘두르고 군대를 이끄는 걸 좋아했는데

 

왕위에 오르자마자

 

군대를 이끌고 주변 나라를 정복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두렵게 보던 백성들도

 

그 왕이 싸우는 족족 승리하고 정복하는 데 성공하기 시작하자

 

앞다퉈서 종군하기 시작했어요

 

결국 젊은 왕이 흰머리 가득한 노왕이 될 쯤에

 

세상은 정복왕의 제국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정복왕 영웅서사인데 여기서 비트는 거임

 

 

 

그런데 어느 날.

 

세상을 정복한 왕은 무료함에 휩싸였어요

 

몸은 늙었지만 여전히 근육은 탄탄하고 혈기 또한 젊을 때 못지 않아요.

 

여전히 모의전에서 군을 지휘할 땐 정신은 또렷합니다.

 

그런데 싸워서 이기고 정복할 상대가 남아있지 않아요

 

왕은 그제서 깨닫는 거에요

 

자기는 군대로 벌이는 혈전이 즐거운 거라고

 

고작 결투 따위로는 만족할 수 없어요. 어깨와 어깨를 맞대 병사들과 틈없이 빽빽찬 창벽을 돌파하는 스릴을 어찌 결투 따위로 채울 수 있겠어요

 

고작 기병창시합? 수천의 기병들이 평원을 달리던 광경이 아직도 꿈에서 어른거리는데요

 

 

 

정복왕은 끙끙거리다 깨달음을 얻어요

 

'그럼 다시 처음부터 정복하면 되는 거 아니야?'

 

왕은 정복했던 옛 나라들을 다시 분리독립시켜주기 시작했어요

 

왕의 백성들도, 정복당했던 나라의 백성들도 모두 어리둥절했지만 그동안 왕의 치세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큰 그림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노왕이 모든 독립절차가 끝나자마자 다시 군대를 일으켜 전쟁을 시작했어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노왕이 완전히 미쳐버렸다는 걸 깨달았죠

 

 

 

노왕의 군재는 젊을 때와 변함없이, 아니 오히려 더더욱 날카롭고 노련해져 있었기에 재정복을 시작하자마자 마구 승리했지만

 

노왕의 백성들마저 대거 반기를 들고

 

독립 당한 왕국들도 예전과 달리 한 편으로 뭉쳐 노왕의 군대에게 맞서기 시작하자

 

노왕은 처음 젊을 적에 정복전쟁을 시작할 때와 달리 점점 밀리기 시작했어요

 

노왕과 평생동안 함께했기에 최후에도 노왕의 편에 섰던 정예병들은 악귀처럼 싸워댔지만 역부족이었어요

 

 

결국 최후의 병사마저 쓰러지고.

 

노왕 또한 최후까지 싸우다 부상과 피로에 지쳐 쓰러졌지만

 

그 최후를 직접 목도한 연합 군주들이 이르기를

 

'그 미치광이는 죽는 순간에 마저 즐겁게 웃고 있었다'

 

 

 

한 미친 왕에 의해 세상이 두 번의 큰 대전쟁을 당하고 만 셈이 되자

 

경외를 담아서든 공포를 담아서든 후대의 사람들은 그를 마왕이라 부르기 시작했어요

 

 

 

---

 

 

 

근데 엄청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정말 이게 마신이나 마족의 왕같은 걸로 살이 덧붙는 거임

 

 

 

주인공도 '여기도 마왕같은 거 있는 판타지구나'하고 넘기는 거고

 

근데 나중에 마왕부활의식을 하려는 사이비컬트같은 애들이

 

진짜로 당사자를 부활시켰는데

 

뭔가 딱히 대단한 능력은 없는 그냥 늙은 기사가 튀어나오니까

 

'엥 뭐읾????'하고 갸우뚱하는데

 

정작 정복왕 본인은 '와! 정복할게 한가득!!!!'하면서 신나가지고 카리스마랑 군재만으로 사이비컬트 휘어잡기 시작하더니 판타지마왕 강림한 급으로 중대한 위기로 커져가는거지

 

 

 

 

 

 

 

그냥 뭔가 마신 초능력 하나로 딸깍하는 것보다 재능이 출중한 한 개인이 판타지세계에서도 재앙적인 무언가로 여겨지는 게 보고 싶음..

 

레후...

2 Comments
우씌 01.08 22:20  

럭키포인트 4,590 개이득

갈데없는영혼 01.08 22:24  
여포의 무력과 주유의 군략, 노숙의 병참운용, 조조의 카리스마, 유우의 포용력을 가진 정복군주가 있다면

그가 전쟁에 미쳐 버렸다면 마왕이라 불려도 할 말이 없고, 그가 부활해 사이비를 개인의 군세로 삼아

다시금 정복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면 그 또한 마왕의 재래라 일컬어도 부족함이 없겠네요.

럭키포인트 20,545 개이득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