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이 모텔로 출동해 20대 여성을 설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임을 알리는 경찰 설득에도 이 여성은 계속 휴대전화만 보며 "내가 피해자가 아니면 어떻게 할거냐"고 따져 물었다. /사진=대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협박에 속아 모텔에 '셀프 감금'된 20대 여성이 20시간 만에 경찰에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낮 12시42분쯤 한 남성이 대전동부경찰서 용전지구대를 찾았다. 이 남성은 "여자친구가 어제 아침부터 금융감독원,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통화하는 것 같은데 모텔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모텔로 출동해 20대 여성 A씨를 만났다. 경찰은 "경찰관인데 보이스피싱 피해 의심된다고 해서 왔다"고 알렸는데 A씨는 "아니에요. 아니에요"라며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임을 믿지 못했다.
A씨는 경찰관들이 방 안에 들어가 수상한 점을 살펴보는 동안에도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휴대폰 이제 그만하시라. 누구랑 하시는 거냐"는 경찰 물음에 A씨는 말을 더듬으며 "지인"이라고 답했다.
A씨가 머물고 있던 방에서는 은행명 등이 적혀 지령 사항으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한 경찰은 A씨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40여 분간 긴 설득 끝에 받은 A씨 휴대전화에는 원격 제어가 가능한 악성 앱 3개가 설치돼 있었다. 피싱범으로부터 전달받은 검찰 수사 서류 역시 가짜였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앱(왼),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전달된 검찰 사칭 서류(오)/사진=대전경찰청 제공조사 결과 보이스피싱범들은 A씨에게 "검찰 수사 중인 특수사기 사건에서 A씨 통장 계좌가 발견됐다"며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에 가서 대기하라.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바로 구속하겠다"고 겁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는 혼자 모텔에 들어가 20여 시간 머물면서 사기범들 지시로 휴대전화까지 개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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