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만 낳을까”...성관계도 없고 감정도 없는 ‘우정결혼’ 화제


최근 일본에서 성소수자 남녀가 성관계는 물론 아무런 사랑이나 연애감정도 없이 결혼해 부부로 지내는 ‘우정결혼’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2일 교도통신은 부모까지 속이고 우정결혼을 해 인공수정으로 아이도 낳아 키우는 우정결혼 부부를 집중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 주고쿠(中國) 지방에 거주 중인 30대 부부 A씨와 B씨는 우정결혼을 하고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까지 낳았다. 결혼후 3년 반이 지났지만 이들 사이는 원만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는 3인 부부가족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성에 대해서는 성적 욕구나 감정을 느끼지 않는 성소수자다. 때문에 결혼도 철저히 ‘연애나 성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부인쪽인 A씨는 중학생때 자신이 동성인 여성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성인이 된 후 이 사실을 모르는 모친으로 부터 결혼과 출산을 재촉당하게 됐다.
고민하던 그는 ‘우정결혼’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고 자신과 처지가 같은 남성을 수소문하다 현재의 남편인 B씨를 만나게 된 것이다.
남편인 B씨 역시 여성에게는 성적 욕구를 느끼지 못했다. 여성과 몇차례 교제한 적도 있었지만 성관계를 맺지 못해 헤어지는 일이 반복됐고, 부모로부터 결혼과 출산 압박을 받던 차에 A씨를 만나게 됐다.
이들 부부는 우정결혼을 원하는 이들이 모이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2019년에 처음 만나 서로의 가치관 등을 확인하는 시간을 반년에 걸쳐 가졌고, 이후 양측 부모와 상견례를 하고 동거에 들어간 뒤 2021년에 혼인신고를 했다. 2년 뒤에는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았다.
교도통신은 “연애결혼을 한 일반적인 부부도 시간이 지나면 연인보다는 생활·육아 파트너로서의 유대가 강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관계를 하지 않고도 소중한 가족으로 평생을 함께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3년 일본가족계획협회의 조사에서 기혼 상태이지만 1개월 이상 배우자와 성관계를 갖지 않은 일본인 부부의 비율은 64.2%로 집계됐다. 한국도 일본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