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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성녀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불량우유 3 1022



 



 


─ 잘 들어라, 지크하르트. 너는 절대로 여자를 만나면 안되는 운명이다.

 

내가 어린 시절 아버지께 들었던 말이었다.

유명한 점성술사로부터, 나의 이름인 지크하르트를 받아올 때 들은 예언과도 같은 말.

 

나는 그 말을 지금까지 믿고, 몸소 실천해 오고 있었다.

 

"...고작 그런 이유로 성녀님을 곁에서 보필할 기회를 제 발로 차시겠다고요? 선배, 정말로 미쳤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래서 아카데미에서도 '여자는 출입금지'라고 연구실에 써붙이고, 마법 강의도 여학우들만 못 신청하게 했어요?"

 

한적한 아카데미의 강의실 안, 학생들이 모두 떠나고 한적한 공간에서 나와 후배는 말로 한창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선배가 천재라는 건 알겠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당장 교수직에서 짤리고도 남았을테니까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미간을 잔뜩 찌뿌리곤 팔짱까지 끼는 후배. 

저 녀석의 정체는 마탑에 머무를 무렵에 생긴 내 직속 후배로, 이제 막 신임교수가 된 녀석이었다.

 

"하지만 이건 그런 고리타분한 예언보다, '신탁'이에요. 주신으로부터 내려온 진언이나 마찬가지라고요!"

 

"왜 하필 나일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는 칠판에 분필로 수식을 적어 내려가면서 의문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1. 현재 어린 성녀님을 곁에서 이끌어줄 스승이 필요하다. 라는 신탁이 내려왔다.

2. 그 '스승'이라는 사람의 정체를 확실히 아는 것은 신탁을 받은 주인공인 성녀 뿐이다.

3. 근데 그 성녀가, 스승이 될 사람으로 나를 지목했다.

 

 

 

...대륙 최고의 천재라고 불리며, 신성력과 마법을 통합시킨 업적을 이룩한, 나. 지크하르트 바이올렛을 말이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2번과 3번이 미묘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 점이 수상했다.

 

"교황청의 늙은이들이 나보다 훨씬 신성력이나 기적에 대해선 더 잘 가르칠텐데 말이지."

 

타닥, 나는 수식의 답을 0으로 결론 지으면서 말을 끝맺었다. 

 

아무리 신탁이 내려왔다고 한들, 아버지의 조언을 어기긴 싫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서 예언을 들으신 점성술사는 자기 자신의 죽음과, 전대 황제의 죽음마저 맞춰버린 엄청난 인물이었기도 했고.

 

"미의 여신이 한땀한땀 빚어냈다고 전해지는 성녀님이라고요! 발걸음을 옮기면 빛이나고, 서 있으면 절벽위의 꽃 한송이 같다고 전해지는...."

 

"...릴리안. 나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

 

릴리안 실버벨.

이제 막 10살이 된 흰 머리의 성녀를 떠올리면서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성녀로 선택받는 임명식때 멀리서 얼굴을 봤던 적이 있었는데, 묘하게 나와 눈이 마주치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어디서 날 본 적이 있었나.'

 

뭔가 그냥 넘어가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는데, 그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신탁이 내려왔다고 하는 것이다.

 

이건 분명 함정이다.

 

나라는 존재를 꽤어내기 위한 어린아이의 거짓말.

 

고작 며칠만에 신의 신탁이 내려올 리가 없었으니까.

 

"그래요! 그 릴리안 님의 가정교사가 되는건데, 고작 예언 하나 때문에 평생을 여자 손도 못 잡아보고 사시는 게 더 말이 안되죠!"

 

하지만, 

 

"시끄럽다.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살테니까. 신경 꺼."

 

"하, 어이가 없네요. 선배가 안 가시면, 제가 차라리 선배인 척 하고 성녀님을 가르칠 겁니다!"

 

옆에 있는 이 후배라는 놈은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고 있었다. 

 

멍청한 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이런 머리로 어떻게 아카데미의 교수가 되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그러니까, 나는 이 예언을 따르지 않으면 분명 뒈질 거라니까? 자기 죽는 날이랑 전대 황제폐하 서거일도 맞춘 점성술사야."

 

나는 한숨을 푹 쉬고, 검은 머리카락을 헝크러트리면서 말했다.

 

그때 점성술사가 한 예언이, 지금의 상황을 향해서 말하는 것 같아서 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런 사람이 말한 예언이, 빗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마치, 릴리안 실버벨을 피하라는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가.

 

"성녀고 뭐고, 나는 여자를 만나면 안되는 거....."

 

나는 목소리를 조금 높이면서, 목에 핏대를 세우곤 말했다.

 

그 순간, 

 

내 말이 방아쇠가 된 것처럼 잠가두었던 강의실의 문이 열렸다.

 

"지크하르트 님? 모시러 왔습니다."

 

은쟁반에 유리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은 또렷하고 맑은,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휘어잡고 흔드는 목소리.

 

새햐얀 머리카락과 피부가 햇빛에 반사되어, 마치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처럼 보일 지경의 소녀.

 

정말로 미의 여신이 조각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벌어진 입이 다물리지 않을 정도의 외모였다.

 

"...너는?"

 

"릴리안 실버벨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앳되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성녀복의 끝을 단정하게 정돈하고, 내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어딘가 성숙해 보이기 까지 했다.

 

"분명 사절을 통해서 거절의 의사를 밝혔을텐데. 성녀님이 이렇게 함부로 찾아와도 되나?"

 

"혹여 제가 부족하지 않은가 싶어, 이렇게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왔답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일부러 찾아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성녀. 그녀의 눈가는 살짝 붉어져 있었다.

 

그 모순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감각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

 

"무례를 알면, 찾아오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이런 역경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주신님의 말씀이시기에."

 

"허, 대단한 종교쟁이 납셨군."

 

나는 최대한 여기서 꺼지라는 말을 정중하게 돌려 말하고 있었다. 

저 얼굴을 보면 자꾸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위험하게 느껴지고 있었으니까.

 

겨우 10살의 어린아이가, 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까지 필사적인 것일까.

 

"예, 비록 미천한 몸이지만, 주신님께서 세상에 빛을 전파하기 위해 내리신 육신이니까요."

 

릴리안은 내 독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디 작은 손으로 내 손을 마주 잡으면서 말했다.

 

곱고 새햐얀 손에선 작게 떨림이 느껴지고 있었다.

 

붉어진 눈시울과, 작은 손떨림.

 

 

이것은 격한 기쁨이거나, 비통한 슬픔이거나,

 

혹은.

 

'...공포심? 날 무서워하나?'

 

공포심이라는 감정이다.

 

릴리안의 행동과 모습에서 감정을 읽어낸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무언가 두려워 하면서도 나를 원하고 있는 거다.

 

"왜 하필 나지? 그래, 이유나 물어보자."

 

나는 성녀가 붙잡은 손을 빠르게 뒤로 빼면서 말했다. 그러자 '아.'하는 작은 탄식이 릴리안에 입술에서 삐져 나왔다.

 

 

그리고, 

 

 

 

"...당신과 저는, 부부로 맺어져야만 하는 운명이니까요."

 

 

 

릴리안의 입속에서 튀어나온 말은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뭐라고요? 성녀님이 선배랑요?"

"뭐, 시발?"

 

나이 차이가 10살이 넘게 나는 남자를 보면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성녀.

 

"부끄럽지만, 그러하답니다...!"

 

릴리안은 하얀 머리카락을 베베꼬고, 어깨와 몸을 살짝 움츠려 트리면서 나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 잠깐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나는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돌아서 몸을 휘청거렸고,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릴리안은 내 팔을 온몸으로 껴안아 날 부축했다.

 

"부정하셔도 소용없답니다. 신탁은 절대적인 것이니까요."

 

"이 사실을 알면 교황청의 늙은이들이 지랄 발광을 할 텐데?"

 

"네! 그래서 여기 있는 사람들끼리의 비밀이랍니다!"

 

다시는 떨어지기 싫다는 듯이 내 곁에 꼬옥 붙어있는 성녀는, 내 옷에 얼굴을 부비면서 말했다.

 

 

 

 

* * *

 

 

 

 

 

 

 

 

'됐다. 드디어 다시 만났어.'

 

성공적으로 지크하르트를 회유하는 데 성공한 릴리안은, 양손을 주먹으로 만들어 보였다.

 

'당신에겐 초면이겠지만, 나에겐 구면이니까. 몇십, 몇백번이나 그리워한 사람이었으니까.'

 

사실, 릴리안 실버벨이라는 성녀의 정체는 회귀자였다.

 

그것도 며칠 전에 죽음을 경험하고, 10년 전의 세계로 돌아온 회귀자.

 

원래 릴리안과 지크하르트는 미래에 있을 용사 파티의 일원이었다.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갓 성인이 된 성녀와 이미 청춘이 지나버린 30대의 마법사.

 

'비록 신탁이 내려왔다는 거짓말을 했긴 했지만....'

 

그녀와 그는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다른 모습을 보였다.

 

릴리안은 마족과 마물이 넘쳐나는 마계에서 사람을 너무 잘 믿어서 함정에 자주 빠졌고, 

 

지크하르트는 그런 그녀를 항상 구해주면서 사람을 믿지 말라고 핀잔을 주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이라는 사람은 움직이지 않을 걸 아니까요.'

 

릴리안은 지크하르트의 옷냄새를 만끽하면서 생각했다. 지난 생에서는 자신이 모자라서 이 남자의 진면모를 알지 못했다.

 

그녀에게 있어 지크하르트는 누구보다 쌀쌀맞은 척을 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였고.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겁먹지 말라면서 등을 두드려 줬던 동료이자,

 

자신의 인생을 다 바쳐서라도, 살리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행복합니다. 저는 지금 진실로 행복합니다."

 

"그래, 결국 가정교사로 타협하니까 좋아?"

 

"예, 대륙에서 제일 가는 천재님께 가르침을 받을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릴리안은 자신의 침소까지 지크하르트를 끌고 왔다. 먼 거리를 걸어오면서도 단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마치 의존증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성녀,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원래 역사에서 지크하르트는, 릴리안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야 마니까.

 

몸이 절반으로 잘려, 고통 속에서 죽어가면서도, 

릴리안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희미하게 미소지었던 모습을 그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엔 이해가 가질 않았다. 대체 왜 자신을 위해서 생을 버린 건지.

 

분명 티격태격 싸운 날이 더 많지 않았나. 사랑을 속삭이기보단 험담을 한 날이 더 많지 않았나.

 

-결국 예언이 맞았네....

 

그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은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유언이었다.

 

원망스러웠다. 증오스러웠다.

 

 

대체 예언이 뭐길래, 나를 위해서 죽은 건지 머리로 정보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사실 처음에 나쁘게 봤다는 걸 미안하다고 이야기 해둘걸.

이럴 줄 알았더라면, 사실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는 걸 고백이라도 할걸.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다. 

 

사람은 너무나도 쉽게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릴리안은, 그런 지크하르트의 시체를 며칠이나 껴안고 그 자리에서 울부짖었다.

 

차라리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와 같은 천국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가, 결국 그녀를 회귀로 이끌었다.

 

"...응, 잘 뛰고 있네요."

 

"너 지금 뭐하냐?"

 

두근두근. 

 

지크하르트의 가슴팍에 귀를 지긋이 대고, 심장박동을 확인하는 릴리안은 차오르는 행복을 참을 수 없어서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었다.

 

살아있다. 

 

살아있어.

숨을 쉬고 있다.

 

심장이 뛰고 있어.

 

 

 

그 사실 하나가, 릴리안에게 있어 엄청난 안심이 되었으므로.

 

 

"그냥 확인입니다. 곧 제 부군이 되실 분이, 몸이 편찮으신 부분이 있으시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릴리안은 지크하르트의 머리를 잘했다는 듯이 쓰다듬으면서, 곱고 따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거, 진짜로 내려온 신탁 맞지?"

 

"예, 혹여 저를 신뢰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물론 거짓말이다. 둘이 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신탁은 내려온 적도, 내려올 일도 없었다.

 

단지 지크하르트에게 다른 여자가 꼬이는 것을 방지하고, 어릴 적부터 자신을 의식하게 만들기 위한 술수.

 

"아니면, 혹여 마음에 두신 다른 여성분이 있으신 겁니까?"

 

릴리안의 사랑은, 시간을 한번 되감아 오면서 무겁고 질척해졌으므로.

 

"있다면 어쩔 건데?"

 

 

"...있다고 한다면, 전 그분을 평생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사람을 죽이진 않을 거다. 그건 지크하르트가 제일 싫어하는 짓이었으니까. 

 

두번째로 밀려 나는 건 싫었지만, 그에게 미움받는 것이 더 싫었다.

 

 

 

"축언이나 축성을 해드리지 않는 건 물론이고, 그분을 위해 기도조차 올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분이 걸으시는 발걸음 하나하나, 불행이 오게 해달라고 주신님께 간청드리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아, 제가 당신께 어울리는 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릴리안은 싸늘해진 눈동자로 엄청난 발언들을 하고 있었다. 성녀가 고작 질투심 하나 때문에 사람 하나를 배척하려고 드는 모습이었다.

 

"그러니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눈물마저 흘리는 릴리안에 모습에, 지크하르트는 아랫입술을 씹었다.

 

"...너, 뭔가 힘든 일이라도 겪은 거구나."

 

 

 

의지할 곳이 없어서 만만한 자신을 방패로 삼는 것이라고, 잘 모르는 어른을 데려와서 자신을 지켜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크하르트는 섣불리 생각했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야 말았다.

 

"...?!"

 

릴리안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는 지크하르트. 

손가락으로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치워주고, 뚝 그치라면서 등까지 토닥여주는 모습이었다.

 

"그래, 네가 그렇게 원하는 것이 가정교사라면, 내가 되어주마."

 

"지, 지흐하으트 님?!"

 

너무 놀라서 릴리안은 혀까지 씹었다. 그의 숨결 하나, 손짓 하나가 닿을 때마다 몸이 격하게 떨리며, 뜨거워졌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있는 진 모르겠는데.... 필시 그 교황청의 늙은이들이 그런거겠지."

 

지크하르트는 릴리안의 집착의 이유를 교황과 성녀의 지위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기 교황을 뽑아야 하는 그들의 입장에선, 성녀라는 인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눈엣가시처럼 느껴졌을 테니까.

 

아카데미에서 가장 유명한 교수인 자신을 빽으로 쓴다면, 교황청의 입김도 막아내면서 성년까지 자랄 수 있으니까.

 

릴리안도 자기 나름의 수를 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 뿐이었다.

 

"그럼, 부부가 되자는 신탁도 들어주시는 건가요...?"

 

릴리안은 기대가 잔뜩 들어간 눈동자로, 지크하르트를 올려다 보았다.

 

역시 자신이 기억하는 지크하르트가 맞았다. 툴툴대는 척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자상하고 따스한 남성.

 

"그래도 그건 좀."

 

지크하르트는 릴리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미쳤다고 10살 차이가 나는 여자랑 부부가 될까.

 

아무리 신탁이라고 한들, 자신은 여자를 가까이 하면 안된다는 예언도 있었다.

 

"....언젠가."

 

그런 사정을 모두 아는 릴리안은, 작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언젠가 꼭, 당신이 절 좋아하게 만들겠습니다."

 

지크하르트에겐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회귀한 그녀는 자신의 의지를 다졌다.

 

"저만을 원하며, 저만을 탐하고, 저만을 갈구하며, 제 귓가에 사랑을 속삭이게 만들겠습니다."

 

이번 생에선, 절대로 그를 놓치지 않겠다고.

3 Comments
자동화 08.23 19:33  
이거볼바엔 여자친구님이 너무 잘해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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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봉망해서옴 08.23 20:18  
어디서보는데? 링크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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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난초 08.24 02:17  
이런 글 특. 1화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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