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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교사로서 몇줄 적어봄.
1. 방학때 늘펀하게 쉴 수 있는가?
 -yes 그러나 리스크는 존재함. 방학중에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뉨. 첫째, 교육과정 재구성. 둘째, 행정업무처리, 셋째, 연수 이수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 그러나 사실상 학년부장이 독고다이로 하고 나머지는 학년부장이 짠대로 따라만 가는 경우가 많아서 모두의 일이지만 모두의 일이라고 하기 어려운 그런 일임. 원칙대로라면 교사는 학교,학년 교육과정을 토대로 각학급별 고유의 교육과정을 학급 아이들 특성에 맞게 재구성해야함. 이렇게 하는 사람도 봤지만 안하는 인간이 더 많음. 늘 얘기하는데 그런 놈들은 월급 반으로 까야함.
 -행정업무처리는 그야말로 케바케. 교무나 연구는 교장 교감처럼 어차피 학교 나와야하는 사람들인 반면 업무가 가벼운 사람들은 아무 신경 안써도 됨. 심지어 꼭 처리해야할 공문은 실무사들이 알아서 따로 연락줌.
 -연수는 자기개발이라 안할놈은 안함. 게다가 전문적학습공동체라고 쓰고 가라로 대충 맞춰서 연수시간 채웠다고 하는 시스템이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연수 시간 충분히 채우는 경우가 허다함. 10년 동안 2개 학교에 있었는데, 한 학교는 진짜 리얼로 제대로 '전문적학습공동체'라는 말에 어울리게 시간을 썼지만 다른 학교는 그냥 가라 그자체였음. 주변에 들어보면 후자가 더 흔함.

2. 학기 중 연가 사용은 왜 자꾸 거론되는가?
 -학기 중 연가 사용은 놀고싶어서 하는 말이 아님. 진짜 꼭 필요한 경우에도 사실상 쓸 수가 없음. 예를 들면 이사라던가, 급한 사정이 생겼다던가 해도 내가 빠지면 내 수업을 누군가 보충해야하고 초등은 생활지도가 안되기 때문에 학기중에 관리자들이 어지간한 일 아니면 허락을 안해줌. 방학이 없다해도 이건 마찬가지일거임. 해결방안이 없거든. 이건 직업특성상 가지고 있는 불편함이라고 해야할듯함. 따라서 교사라는 직종이 가진 특수한 어려움이니 인정해줘야할 부분이라고 봄.

3. 윗댓의 짬때리기에 대하여
 -이건 수도권 기준 10년도 더 넘게 옛날 얘기임. 그정도 짬때리려면 정년 얼마 안남은 사람들임. 그정도는 예우 차원에서 업무 빼줌. 필수 연수를 아랫사람에게 듣게한다기보다는 계원에게 듣게하는 거일거임. 예를들어 내가 체육 부장인데 이번에 스포츠클럽연수가 있다? 그럼 계원을 보냄. 부장은 부장 업무가 있어서 평교사들보다 훨씬 업무 강도가 강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장 대상 출장이면 가야함. 이걸로 투정 부리는 경우는 저어기 어디 시골의 교직 문화 10년 전인 가'족'같은 분위기의 그런데 근무하거나 본인이 계원이라서 간다는 개념을 모르는, 학교 업무 이해도가 낮은 경우일거임.

4. 그렇다면 교직이 힘들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10년간 교직생활하며 느낀 제일 ㅈ같은건 학생도 학부모도 아닌 동료교사였음. 첫 학교는 너무나 행복한 학교였음. 내가 뭔가 도전하려할때 늘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였고 선배들도 대부분 능력자에 후배라고 무시하지 않고 같이 호흡하며 배우려했음. 이상적인 학교였음. 이후 옮긴 학교는 흔히 '좋은'학교였는데 여긴 개판이었음. 교과서 재구성 방안을 얘기했더니 '학원 진도랑 안맞아서 안된다'라는 답을 들음. 이후에도 내가 뭔가 좀 하려하면 뭘 굳이 그러냐, 애쓴다 등 계속 기운빠지는 말을 해댐. ㅈ같은 년들. 여기서 중요한건 이런 학교가 교사들에게 '좋은 학교'라고 불린다는거임. 앞서 말한 이상적인 학교는 '힘든 학교', '피해야 하는 학교'였음. 그래서 신규발령이 날 수 있었던거고. 내 자식을 어느 학교에 보낼거냐고 묻는다면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힘든 학교'임.
 -그 다음이 교권 보호 시스템의 미비임. 대부분의 아이들과 학부모는 매우 정상적임. 가끔 만나는 도라이들이 문제인데 이 ㅅㄲ들을 처리할 방법이 없음. 교사는 교사일 뿐, 의사도 판사도 경찰도 아니기에 그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게, 교육적으로 대할 수 밖에 없는데 그정도면 아이도 학부모도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임. 그렇다보니 그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게되는 거고. 이게 문제가 되는 건 이걸 계도할 방법도 징계할 방법 딱히 없다는 거임. 상담 권유, 치료 권유라도하는 순간 트집잡히면 신고당해서 징계먹을 수도 있음. 특히 학부모는 와서 내 멱살잡고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한 방법이 없음.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분명 앞으로도 더 큰 문제가 발생할거임.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는 못하겠지만 10년 넘게 교직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을 간략히 얘기한거임.
당연히 전부가 아니고 일부일 뿐임. 교직에는 진짜 우러러볼만한 선배들, 정말 내 아이의 담임 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으신 분들도 많음.
다만 당장 사표써야하는 인간들도 한가득임.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교직이 무조건 힘든 직업이라고 징징거리는 애들도 문제지만 교직에 대해 방학을 근거로 무조건 꿀빠는 직업이라고만 하는것도 문제가 있다고 봄.
17 Comments
무한도전 2023.05.23 14:16  
한 10년전 학원 알바 할떄만해도 저런애들 한두명이고 말 다들 잘들었는데 ㅋㅋㅋ
근데 그떄도 여자알바들은 애들 말 안듣는다고 그러긴 했엇던거 같다
만만하게 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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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CO 2023.05.23 14:17  
1년 12달 중에 4달을 쉬는데 학기 중 휴가 같은 소리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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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티 2023.05.23 15:16  
[@ZICO] 반대로 8개월동안 쉬는날은
다른 사람도 다 쉬는 공휴일 밖에 없다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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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ㄴr경 2023.05.23 16:37  
[@일루미나티] 장단점이 있겠으나 연차15개보단 4개월 쉬는게 더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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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붕 2023.05.23 14:18  
솔직히 방학만 해도 그만한 직업 없음 ㅋㅋ
고3 담임은 방학 없이 하더라 요샌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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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새 2023.05.23 14:21  
내가 교사면 이쁜애들 편애하면서 버틸거 같다..
열받긴해도 방학 못참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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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하 2023.05.23 14:24  
저것도 짬처리 시켜서
젊은 애들은 바쁘고 어느정도 연차 쌓이고 자기 밑으로 좀 많으면 개꿀이긴 함
그래서 초임 교사들이 자주 죽는다는 얘기 하는게
학교마다 교육받아야 하는게 있는데 이걸 전부 초임 교사들에게 짬때림
보통 그게 이름이 교육연수? 뭐 이런거인데
이게 전부 다 받아야 하는게 아니라 그 학교에 몇명만 받으면 되는 시스템이라 그걸 대부분 신입한테 짬때려버리는거지
그리고 교육부에서 오는 행정처리 하는 것들도 대부분 신입한테 짬때리고
그러니 힘들다고 하는 애들 보면 연차수 안 쌓인 애들은 우리도 방학때 안 쉬어 아니 못 쉬어!!! 이러는거고
연차 좀 쌓인 교사들 주변에서 보면
엥? 우리집 교사는 방학 되면 해외여행 다니고 집에서 펑펑 노는데? 뭔소리지?
이러면서 글쓰니까 자꾸 어긋나는거지
여튼 그렇게 교사가 헬이면 이미 전부 다 그만뒀어야함
그런데 그렇지 않는 이유가 나도 저 짬 되고 밑에 들어오면 편해지겠지 하는 기대감도 있어서 그러는게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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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크톤 2023.05.23 14:36  
짬찬 평교사는 ㄹㅇ 개꿀같더라 ㅋㅋ 나 고등학생 때 방학식 하고 인천공항 가서 개학식 새벽에 귀국한 쌤 있었음ㅋㅋ 50대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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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너 2023.05.23 15:07  
전직 교사로서 몇줄 적어봄.
1. 방학때 늘펀하게 쉴 수 있는가?
 -yes 그러나 리스크는 존재함. 방학중에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뉨. 첫째, 교육과정 재구성. 둘째, 행정업무처리, 셋째, 연수 이수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 그러나 사실상 학년부장이 독고다이로 하고 나머지는 학년부장이 짠대로 따라만 가는 경우가 많아서 모두의 일이지만 모두의 일이라고 하기 어려운 그런 일임. 원칙대로라면 교사는 학교,학년 교육과정을 토대로 각학급별 고유의 교육과정을 학급 아이들 특성에 맞게 재구성해야함. 이렇게 하는 사람도 봤지만 안하는 인간이 더 많음. 늘 얘기하는데 그런 놈들은 월급 반으로 까야함.
 -행정업무처리는 그야말로 케바케. 교무나 연구는 교장 교감처럼 어차피 학교 나와야하는 사람들인 반면 업무가 가벼운 사람들은 아무 신경 안써도 됨. 심지어 꼭 처리해야할 공문은 실무사들이 알아서 따로 연락줌.
 -연수는 자기개발이라 안할놈은 안함. 게다가 전문적학습공동체라고 쓰고 가라로 대충 맞춰서 연수시간 채웠다고 하는 시스템이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연수 시간 충분히 채우는 경우가 허다함. 10년 동안 2개 학교에 있었는데, 한 학교는 진짜 리얼로 제대로 '전문적학습공동체'라는 말에 어울리게 시간을 썼지만 다른 학교는 그냥 가라 그자체였음. 주변에 들어보면 후자가 더 흔함.

2. 학기 중 연가 사용은 왜 자꾸 거론되는가?
 -학기 중 연가 사용은 놀고싶어서 하는 말이 아님. 진짜 꼭 필요한 경우에도 사실상 쓸 수가 없음. 예를 들면 이사라던가, 급한 사정이 생겼다던가 해도 내가 빠지면 내 수업을 누군가 보충해야하고 초등은 생활지도가 안되기 때문에 학기중에 관리자들이 어지간한 일 아니면 허락을 안해줌. 방학이 없다해도 이건 마찬가지일거임. 해결방안이 없거든. 이건 직업특성상 가지고 있는 불편함이라고 해야할듯함. 따라서 교사라는 직종이 가진 특수한 어려움이니 인정해줘야할 부분이라고 봄.

3. 윗댓의 짬때리기에 대하여
 -이건 수도권 기준 10년도 더 넘게 옛날 얘기임. 그정도 짬때리려면 정년 얼마 안남은 사람들임. 그정도는 예우 차원에서 업무 빼줌. 필수 연수를 아랫사람에게 듣게한다기보다는 계원에게 듣게하는 거일거임. 예를들어 내가 체육 부장인데 이번에 스포츠클럽연수가 있다? 그럼 계원을 보냄. 부장은 부장 업무가 있어서 평교사들보다 훨씬 업무 강도가 강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장 대상 출장이면 가야함. 이걸로 투정 부리는 경우는 저어기 어디 시골의 교직 문화 10년 전인 가'족'같은 분위기의 그런데 근무하거나 본인이 계원이라서 간다는 개념을 모르는, 학교 업무 이해도가 낮은 경우일거임.

4. 그렇다면 교직이 힘들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10년간 교직생활하며 느낀 제일 ㅈ같은건 학생도 학부모도 아닌 동료교사였음. 첫 학교는 너무나 행복한 학교였음. 내가 뭔가 도전하려할때 늘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였고 선배들도 대부분 능력자에 후배라고 무시하지 않고 같이 호흡하며 배우려했음. 이상적인 학교였음. 이후 옮긴 학교는 흔히 '좋은'학교였는데 여긴 개판이었음. 교과서 재구성 방안을 얘기했더니 '학원 진도랑 안맞아서 안된다'라는 답을 들음. 이후에도 내가 뭔가 좀 하려하면 뭘 굳이 그러냐, 애쓴다 등 계속 기운빠지는 말을 해댐. ㅈ같은 년들. 여기서 중요한건 이런 학교가 교사들에게 '좋은 학교'라고 불린다는거임. 앞서 말한 이상적인 학교는 '힘든 학교', '피해야 하는 학교'였음. 그래서 신규발령이 날 수 있었던거고. 내 자식을 어느 학교에 보낼거냐고 묻는다면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힘든 학교'임.
 -그 다음이 교권 보호 시스템의 미비임. 대부분의 아이들과 학부모는 매우 정상적임. 가끔 만나는 도라이들이 문제인데 이 ㅅㄲ들을 처리할 방법이 없음. 교사는 교사일 뿐, 의사도 판사도 경찰도 아니기에 그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게, 교육적으로 대할 수 밖에 없는데 그정도면 아이도 학부모도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임. 그렇다보니 그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게되는 거고. 이게 문제가 되는 건 이걸 계도할 방법도 징계할 방법 딱히 없다는 거임. 상담 권유, 치료 권유라도하는 순간 트집잡히면 신고당해서 징계먹을 수도 있음. 특히 학부모는 와서 내 멱살잡고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한 방법이 없음.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분명 앞으로도 더 큰 문제가 발생할거임.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는 못하겠지만 10년 넘게 교직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을 간략히 얘기한거임.
당연히 전부가 아니고 일부일 뿐임. 교직에는 진짜 우러러볼만한 선배들, 정말 내 아이의 담임 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으신 분들도 많음.
다만 당장 사표써야하는 인간들도 한가득임.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교직이 무조건 힘든 직업이라고 징징거리는 애들도 문제지만 교직에 대해 방학을 근거로 무조건 꿀빠는 직업이라고만 하는것도 문제가 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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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DERMAN 2023.05.23 16:44  
[@도우너] 전직 교사라함은 지금은 그만뒀다는거네  그만둔 이유는 뭔지 물어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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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너 2023.05.23 17:09  
[@SPIDERMAN] 교수임용 돼서
호박고구마빌런 2023.05.23 21:48  
[@도우너] 멋진 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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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너 2023.05.24 00:17  
[@호박고구마빌런] 이것도 첫 학교 선배들 보고 배우고 도움받아서 이뤘어요
제가 원댓을 비판적으로 써서 나쁜점이 부각되어 보일 수 있지만 요지는 방학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고.
저에게 좋은 영향을 준 선배들 같은 존경할만한 선생님도 많다는걸 얘기하고싶네요.
감사합니다.
가을방학 2023.05.24 15:45  
[@도우너] ? 오우쩌넴 일반대학 교수로 가신건가여?
도우너 2023.05.25 00:52  
[@가을방학] 여기부턴 비밀인걸로
개집에서만큼은 가능한 익명이고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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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2023.05.25 14:36  
[@도우너] 핳 하긴 그러네용 실례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쇼!
가을방학 2023.05.24 15:44  
[@도우너] 센세답게 술술 읽히는 글을 써주셨네여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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