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원태 회장, 모친 이명희 자택서 소란"..수면 위로 드러난 한진家 경영권 분쟁
경영권 분쟁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 편들었다고 / 모친 이명희 자택 찾아가 집안 물건 부수며 소란
2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조원태 회장은 25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이명희 고문 자택을 찾아가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두르며 집안의 물건을 부쉈다. 이명희 고문의 지인 A씨는 “조원태 회장이 이명희 고문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집안의 유리를 박살 냈다”며 “이명희 고문이 직접 자신의 상처와 깨진 유리 등을 찍어 회사 일부 경영진에게 보내 보호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세계일보가 확보한 사진에는 이명희 고문으로 보이는 사람의 팔에 상처가 있고 집 안 바닥에는 귀중품 등이 깨진 채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바닥에는 핏방울도 떨어져 있다. 조원태 회장은 이명희 고문이 경영권 분쟁에서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에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최대주주 조양호 회장의 별세에 따른 상속으로 주요주주가 변경됐다고 지난 10월 공시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조원태 6.46% △조현아 6.43% △조에밀리리(조현민) 6.42% △이명희 5.27% 등이다. 주요 주주 중 누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차기회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조원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하게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상속인 간 실질적인 합의나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기업집단 동일인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했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 없이 경영상 중요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개인적인 일인만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