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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음악웹진 이즘이 선정한 올해의 앨범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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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 < Language >

수직의 두 선을 곱하면 면이 되듯이, 김심야와 프랭크(FRNK)가 각자의 분야에서 이뤄낸 실력의 연장선은 

곧 거대한 면적으로 추산되었다. 이는 < KYOMI >에서부터 < Moonshine >을 거치며 개척한 XXX만의 영토다. 

타 아티스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의 기름진 토양을 양분 삼아 태어난 < LANGUAGE >는 힙합 신에서 좀체 보기

드문 공격성과 실험적인 사운드를 가진 이전에 없던 소통 방식, 말 그대로 새로운 '언어'를 담고 있었다.

앨범은 관조적으로, 때로는 열정적으로, 모든 것을 깨우친 열반의 위치에서 조소와 냉소를 잘근잘근 씹어 댄다. 

자칫 날카로운 혀끝에 베이지는 않을까 하는 긴장감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전작의 허무에서 분노를 머금은 

김심야의 래핑은 한층 더 첨예해졌고,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프랭크의 전자음은 변칙적이면서도 더욱 뚜렷해졌다.

이제는 알겠다. '향후 5년간 이 앨범을 뛰어넘을 앨범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그의 발언은 객기가 아닌, 

개척자의 당당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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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 < 항해 >

올 한해 제일가는 발라드 승자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로 차트 장기 집권을 누린 

악동뮤지션이다. 그간 자, 타의로 옭아매어 있던 '재기발랄한 남매 듀오'의 콘셉트에서 나아가 사랑의 감정을 

녹진하게 표현한 이 곡은 아프게 울고, 소리 높여 지르는 한국형 발라드 창법 하나 없이 대중의 마음을 훔쳤다.

허나 타이틀로 가격한 변신의 징조를 앨범 단위로 확대했을 때 감정은 더 강렬해진다. 근래 이토록 근사하게 

컨트리, 포크, 일렉트로니카를 응용해 멜로디를 주무른 음반이 있었을까? 대중의 기호를 떠나 강단 있게 끌어온 

다채로운 장르의 활용과 여전히 재치 있는 가사의 발화, 이전에 없던 짙은 감성의 섬세한 표현까지. 

악뮤는 이 음반으로 자신들만의 확실한 조류를 만들었다. 매혹적으로 끌어당기니 어쩌나, 빠져버릴 수밖에.

2019년 최고의 작가주의형 대중 앨범.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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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 < SEIREN >

소마의 바다는 위험할 정도로 깊어서 더 유혹적이다. 얼터너티브 알앤비, 소울, 힙합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은 

잔잔하게 일렁이다가 어느 순간 신비로운 목소리가 소용돌이를 일으켜 우리를 끌어당긴다. 그렇게 심해에

다다르면 그의 또 다른 페르소나인 물고기, 해적 그리고 인어가 그간 걸어온 길을 노래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는 동화적 이미지와 파도를 닮은 보컬을 타고 공감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상처를 가진 

이들에게 손을 건넨다.   
 
< SEIREN >의 핵심 키워드는 '확장'과 '극복'이다. 첫 정규 앨범이지만 커리어를 총망라하여 그가 누구인지 

아로새겼고, 포근한 멜로디 안에는 단단한 위로가 응집되어 있다. 과거의 아픔을 재치 있게 넘기기도 하고 

다른 이의 고통을 품어주는 힘을 보이는 가사는 힐링의 텍스트가 되어 드넓은 바다로 흘러간다. 

'세상의 모든 괴물을 물리치려는 마음'이 모두에게 닿는 그 날까지 소마의 노래는 계속 항해한다. (임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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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 < Love Poem >

8년 전 '너랑 나'에서 '눈 깜빡하면 어른이 될 거에요'라 노래하던 열아홉의 아이유를 기억한다. 그 눈 깜빡할 

8년의 시간 동안, 아이유는 가십에 날을 세우기도 하고 (< Modern Times >) 과거에 악수를 건넸으며 

( < 꽃갈피 >)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기도 했다 ('스물셋'). 아티스트 아이유와 인간 이지은은 

어느새 선배들에겐 '기특한 후배'로, 동년배들에겐 '나의 이야기'로, 후배들에겐 '동경하는 선배'로 그 존재감을

넓혀왔다.

< Love Poem >은 차근차근 어른의 시간을 기다려온 아이유가 그 자아를 과감히 확장하는 순간이다.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써내려 간 여섯 편의 시는 소박하고 편안하며 자연스럽다. '너랑 나'가 닿고자 했던 '시간의 바깥'에서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Unlucky'), '소란한 너의 밤을 지킬게'('자장가')라며 본인을, 본인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보듬는다. 'Love poem'을 통해 숱한 비보로 눈물졌던 올해를 가장 깊이 끌어안았던 아티스트 

역시 아이유였다. 눈 깜빡할 사이 아이유는 어른이 되었다. 아주 크고, 진솔하며, 닮고 싶은 어른이.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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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마 - < 밭 >

오도마의 < 밭 >은 곧 그의 삶이다. 일산 오사마리(OSAMARI) 크루의 일원인 그는 성공한 래퍼들과 어울리며 

랩스타의 꿈을 가꾸지만, 그의 현실은 옷가게의 '비정규직'이다. 스타와는 거리가 먼 '범인'은 그 와중에도 자신과 

주변인들의 '급'을 나누며 자괴감을 느낀다. '모독'의 구토로 오도마가 마주한 자아는 가까이서 봐야만 보이는 

비극 속에 남겨져 있다.

황홀한 환상과 눈 앞의 풍경이 자아내는 모순에서 그는 절망하고 분노하지 않는다. 간극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랩으로 쟁기질을 하고 언어의 씨앗을 심는다. 고뇌를 삶의 일부로 인정하며 마초적인 '플렉스' 문화 이상의 성숙으로

위로와 공감을 자아낸다. 이기적인 성공 신화 대신 '우린 서로가 서로의 가시가 되어 / 나아가기 위해 서로에게 

아픔을 새겨'내자는 연대를 노래하는 것도 범상치 않다. < 밭 >은 '상실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아름다움에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황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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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 < 돛 >

김현철 10집 < 돛 >을 단순히 시티 팝 혹은 발라드 앨범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상당히 곤란하다. 

김현철의 디스코그래피 전부를 모아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지난 30년 음악 인생의 집합체와도

같은 작품이기에. 그러니까, 재즈와 펑크(Funk)를 바탕으로 세련된 시티 뮤직을 국내에 선보인 < 춘천가는 기차 >와

< 32℃ 여름 >, 발라드와 알앤비로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한 < 동야동조 >와 < 거짓말도 보여요 >를 기억한다면 

이번 앨범은 이름만 '돛'일 뿐 사실상 김현철 베스트앨범이나 마찬가지다.

가요계 후배들과 작업한 이번 앨범은 8집 < ... 그리고 김현철 >의 행보와 발을 맞춘다. 레트로 유행에 응답한 

원조의 시티 팝 'Tonight is the night'에서 김현철과 솔(SOLE)은 꽤나 멋지게 그 시절의 담백한 보컬을 재현해냈고,

박원의 목소리를 빌린 '당신을 사랑합니다'와 주식회사와 함께 한 '오늘의 여행'은 요즈음 발라드에서는 찾기 힘든

순수한 사랑을 묘사한다. 시티 팝의 유행이 필연적으로 추억을 회상하게 만든 '그 여름을 기억해'의 가사는 

분명 과거에 머물러있지만, 사운드는 미래를 향해있다. 결국 김현철의 돛이란 복고의 순풍을 타고 그를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음악적 원동력인 셈이다. (정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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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99 - < 동두천 >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역사가 있다. 눈에 보이는데도 외면하고픈 현실이 있다. < 동두천 >은 들여다본다. 

경기도 동두천시의 일상을, 미군 부대를 위해 지어졌던 기지촌과 낙검자 수용소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보산역 일대에 힘겹게 자리 잡은 난민들을. < 동두천 >은 풀어낸다. 낯선 첫 인상과 분노를, 자욱한 안개 아래 

울렁거리는 감정의 파고를, 깊이 눌러 담은 투쟁과 생존의 문제를.

방랑하는 아티스트 레인보우99의 < 동두천 >은 리얼리즘의 기록이다. 일그러진 현대사가 강요해온 일상을 깊이 

관찰하고, 소리로 스케치하여 도시 곳곳에서 녹음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혐오를 놀이와 집결의 도구로 사용하는

2019년 대한민국에 '잊힌 자들'의 기록을 아프게 상영한 작품이다. 들여다보 지 않으면 치유받을 수도, 전진할 수도

없다. 가장 낮은 곳으로 나아간 < 동두천 >같은 작품이 있기에 우리는 반성하고 기억하며 더 밝은 내일을 향해 

발걸음을 뗄 수 있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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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나이 - < 온다 >

그야말로 이채롭다. 악기 연주는 빼곡한데 분위기는 을씨년스럽다. 조용하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저돌적으로 

변하며, 거칠게 나아가다가도 갑자기 차분해지곤 한다. 어두운 대기로 일관하지만 고저가 가파르고, 

완급의 차이가 커서 곡들은 내내 역동성을 띤다.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차진 호흡은 잠비나이의 음악을 더욱 

색다르게 느껴지도록 한다. 또 한 번 독특한 소리가 휘몰아친다.

남다른 퓨전 속에 변화도 깃들었다. 이번 음반은 전작들보다 보컬의 지분이 많아졌다. 덕분에 기묘한 느낌이 

한층 증대됐다. 'Square wa.ve'는 멀리서 울리는 것처럼 꾸민 보컬로 화자의 절박한 심정을 효과적으로 부각했다.

'온다 (ONDA)'는 어절을 연결해 부르는 가창으로 유연함과 몽롱함을 함께 전한다. 이 보완으로 기존에 지닌 

환상적인 기운이 곱절이 됐다. (한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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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 < Evolution >

실험이라면 30년 동안 할 것은 다했다. 메탈의 정체성과 관련해 그들은 시의성을 건네기 위해 너른 범주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작을 낸지 14년이 흐른 지금, '변방'이 아닌 어쩌면 '소멸'의 위기 속에서 선두인 그들의 

응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흐릿한 자존심보다는 후배들의 트리뷰트앨범을 대하면서 피어오른 자신감 아니

'희망'이 그들을 9집 풀 앨범에 대한 의욕으로 몰아넣었다. 전자음악에 기웃거린다거나 사운드의 무조건적 

'약화'가 아니었다.

선택은 3분 정도로 곡 길이를 짧게 하는 '간소화'로 실질 전에 형식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사운드의 

정확성과 밸런스에 공을 들여 잠재수요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게 타이틀이 가리키는 진화 아니었을까. 

전곡이 듣기 편한 게 진정한 승리. 주상균 보컬은 여전히 톱이며'AI', 'Log in', 'Dimension'는 멋지다. 

30년 커리어가 어디 가겠는가. 앨범이 나온 것만으로도 2019년 음악계는 본분을 다했다. (임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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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희 - <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 >
 
잔향이 짙게 깔린 피아노 소리와 담백하게 내뱉는 슬픔의 언어들. 고요함이 주는 힘이 이 음반에 있다. 

<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 >는 전진희의 피아노 연주에 김훨, 코듀로이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화려한 음악들 사이에서 꾸밈없이 하고자 하는 말을 대중에게 잘 전달했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는 '멋진' 음악을 만드는 일보다도 '진심'이 가득 찬 음악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한마디로 숨 같은 음악이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 화자의 마음이 느껴져 함께 슬프고, 숨을 내쉬면 그의 

위로가 청자에게로 닿는다. 진심이 담긴 언어는 어떠한 것보다 강력한 힘을 지닌다. 올해의 앨범 중 가장 

잠잠하고 조용하지만, 그래서 더욱 우리의 마음에 따스하게 안착하는 앨범. (조지현)

2 Comments
세면바리 2019.12.09 08:54  
모르는 앨범 천지네. 이따가 꼭 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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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2019.12.09 13:26  
너무 마이너 아닌가 ㅠ

럭키포인트 7,182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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