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경복궁 복원에 시멘트”…문화재청, 뒤늦게 재공사
경복궁 복원 공사에 전통 건축에 쓸 수 없는 시멘트를 사용했다가 적발돼 문화재청이 재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흥복전 공사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복원 기준을 어기고 벽체와 지붕에 시멘트 20포대 분량을 섞은 재료를 쓴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4월부터 석달 간 재공사를 시행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문화재 복원 기준에 해당하는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는 궁궐 벽체와 지붕에 석회와 흙, 여물 등 천연 재료만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당초 부실 시공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흥복전 공사에 참여했던 한 기능인이 시멘트 사용 사실을 외부에 폭로하면서 재시공 결정을 내렸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시공업체의 고의가 없고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별다른 행정처분 없이 재시공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종 시기에 건립돼 외국 사신 접견 장소 등으로 활용됐던 경복궁 흥복전은 1917년 일제가 강제 철거했습니다.
경복궁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인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총 208억 원을 투입해 흥복전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이뤄진 졸속 공사 실태와 문화재 복원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