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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사신이 본 조선의 별미.ma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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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짤에 가래떡을 초라고 착각한거라 생각하고 짤을 첨부했는데...





조선시대 사람들은 초를 먹었을까...?





종종 보이는 만화, 재밌다. 한가지 살짝 미묘한 점만 빼면 말이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먹었을 수도 있지만, 연회자리에 '대접'하는 귀한 음식은 아니었다.

 

우선, 해당 만화에서 밝혔다시피, '백준'이라는 인물의 '봉사조선역정일기'를 참고한듯하다. 봉사조선역정일기는 2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는 말그대로 '일기' 이며 다른 하나는 '조선죽지사'라 하여 30수의 시 구절이다.

 

이 조선죽지사에는 조선시대의 민간 풍속과 가옥의 모습 등을 묘사하고 있다. 청나라 사람, 그것도 몽고족 출신이 먹기에는 조선의 음식이 상당히 별로였던 것도 맞다. 음식에 대한 불평이 있었던 것도 맞다.

 

고기와 채소 술과 과일 등 잡다하게 진열하여 肉蔬酒果襍然陳

둥근 상을 머리 높이 이고와 엄숙히 대접하네 首戴圓柈肅大賓

우습구나! 우리 주방장 요리 솜씨는 부족해도 笑我庖人調劑劣

많이는 먹을 수 있으니 두 사람의 양이나 되네 伊能大嚼量兼人

 

동방으로 떠나온 사신이 바다를 읊기 시작하니 東泛星槎賦海初

쏟아지는 시문은 곧바로 목현허(중국의 문인)에 맞설 정도네 詞源直溯木玄虛

어여삐 여겨 오래도록 느릅 잎 먹게 하였으나 行憐地古攀楡葉

지금 음식이 한미하여 가자미 대접함이 부끄럽네 却媿廚寒餉鰈魚

 

조선 입장에서야 사신을 대접해야 하니, 음식을 풍성하게 준비했지만, 그닥이었던 듯 하다. 그래도 지극정성이었다는건 알았는지 다음과 같은 시도 있다.

 

차비관들이 기고관들과 함께 와서는 差備官偕旗鼓官

아침저녁 평안한지 부지런히 여쭙네 辛勤朝夕叩平安

붉게 새긴 작은 글씨 좋은 음식 설명하고 印紅字小佳肴註

날마다 방문 앞에서 식단을 교체하네 日日堂前遞食單

 

이렇게 신경을 쓰는데 설마 초를 대접했을까...

 

초가 나오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푸른 깁부채를 직접 펼쳐 햇빛 막고 帽扇靑紗手自舒

힘들여 채찍질 않고 천천히 걸어가네 不勞贈策步徐徐

마노는 말을 잡고 하인은 무릎 부축하며 馬奴控馬人扶膝

가죽 고삐 끌어당기니 두 길이 넘네 皮縴還牽二丈餘

 

황랍을 녹여 송진처럼 만들었는데 澆成黃蠟似松膠

겉은 곧고 속은 비어 종이 심지 들어있네 外直中通紙信包

촛농이 떨어져 쌓일 때면 다투어 집어가서 燭淚堆時爭拾取

씹고 나서 말하기를 맛있는 안주라 하네 嚼來還道是佳肴

 

위 4줄은 양반을, 밑 4줄은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다.

양반은 부채를 펼치고 햇빛만 막고, 마노(말을 다루는 하인)이 말을 이끈다. 유목민족인 몽골족 출신의 사람이 보기에는 신기해보여서 이런 시를 쓴듯 하다. 그리고 밀랍 초를 먹는 모습도 신기하긴 했을거다... 그래도 만화에서 처럼 연회장에서 초를 대접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Q.아니, 백준이라는 사람이 조선에서 직접 초를 대접받았을 수도 있지 않음?

 

A.백준은 '사신'으로 조선을 방문했으며, 2월 7일 압록강을 넘고 2월 10일에는 정주, 12일에는 안주, 14일에는 평양, 15일에는 황주에 도착했다. 그후 2월 21일에는 한양에 도착한뒤, 나흘 뒤인 24일 귀국길에 오른다. 당연히 오고 가는 내내 접대를 받았다. 각 지역의 목사, 절도사 등을 만나면서 말이다. 그런 자리에서 초를 썰어서 안주로 내놓았을리가 있겠는가? 외교 만찬에 불량식품을 대접할리가 없지 않은가.

 

+)나도 논문만 살펴본거라 틀릴 수도 있다. 만화 그린분이 '봉사조선역정일기'를 정독하고 그리셨던거면 제가 틀린겁니다. 죄송합니다.

 

참고문헌. 

 

1.장안영(Jang, an young).(2016). 19세기 淸人의 琉救·朝鮮 파견과 영접의례. 문화와 융합, 38(4): 145-164

2.이창희. (2017). 19세기 청나라 사신의 사행 기록에 나타난 조선의 모습. 우리어문연구, 58(0), 173-199.

 

2번째 논문의 경우에는 쉽고 재밌으니까 한 번 읽어봐~

 

ㅊㅊ- https://www.dogdrip.net/356875594

7 Comments
개붕 2023.08.17 17:38  
초딩때인가 교과서에서 난생 보는 초를 생선이라고 오해한 조선시대 착각물? 있었는데 ㅋㅋ
끓여먹던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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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탱구 2023.08.17 17:40  
[@개붕] 누가 불 댕기니까 뱃속에서 불 날까봐 개울에 단체로 입수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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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고구마빌런 2023.08.17 18:28  
[@김탱구] 얼마전에 유튜브로 아들이랑 그 동화들려줬눈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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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이 2023.08.17 18:06  
[@개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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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서잠금해제 2023.08.17 17:40  
헐 진짜 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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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23.08.17 18:14  
이왜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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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유한 2023.08.17 23:04  
??? 거봐 먹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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