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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암표 양성화’ 강연자, 알고보니 리세일앱 제작업체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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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에서 ‘암표 인정’ 주장 펼친 연사, 알고보니 티켓 판매사이트 관계자

-KBO 홍보물에 티켓 판매사이트 대신 ‘학회’ 소속으로 소개
-티켓 판매사이트 관계자의 ‘암표 인정’ 주장…전문가 “말이 되지 않는 소리” 비판
-암표 판매 전력으로 징계 받았던 KBO 팀장이 진두지휘하고, 티켓사이트 관계자가 제작·운영하는 'KBO 리세일앱' 
 
KBO 윈터미팅 때 강연자로 나온 김00 이사는 I사 관계자가 아닌 스포츠산업경영학회 이사로 소개됐다(사진=KBO) 
 

KBO, ‘암표 양성화’에 나랏돈 5억 탕진…암표로 징계받은 직원이 진두지휘
 
[엠스플뉴스]
 
암표, 이제는 인정하자?

전(前) 대통령의 ‘지하경제 활성화’를 떠올리게 하는 주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한 행사에서 나와 한동안 논란이 됐다. 11월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윈터미팅이 논란의 현장이었다. 
 
당시 강연자로 나온 김00 스포츠산업경영학회 이사는 ‘KBO리그 시즌권 판매 확대 및 암표 시장 정화 방안’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김 이사는 강연에서 암표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단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수요 공급 법칙에 따라 암표 시장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티켓 재판매 시장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재판매 안정화 법안'을 발의해 공급자들이 원활하게 관리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의 발언에 현장에 있던 야구 관계자들은 이를 사실상 ‘암표 양성화’ 주장으로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매체도 김 이사의 강연을 ‘암표 역발상’ ‘암표, 이제는 인정하자’는 취지로 소개했다. 

윈터미팅 연사 모두 소속 업체 공개, ‘암표 강연’ 연사만 예외
 
KBO가 제작한 윈터미팅 팸플릿과 홍보 자료엔 김00 이사의 소속이 I사가 아닌 스포츠산업경영학회로만 소개됐다(사진=엠스플뉴스)
  
문제는 ‘암표 인정’을 주장한 김00 이사의 주업이 스포츠산업경영학회 소속 학자가 아니라, 특정 티켓판매사이트 관계자라는 데 있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김 이사는 티켓 판매사이트 'I'사의 스포츠 담당 차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I사는 KBO 포스트시즌 공식 티켓판매 사이트이자 KBO가 지난해 내놓은 ‘리세일앱’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업체다. KBO는 지난해 I사에 의뢰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단체지원금 5억 원을 들여 리세일앱을 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KBO가 배포한 윈터미팅 팸플릿이나 보도자료엔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KBO는 모든 홍보물에서 김 이사를 I사 차장이 아닌 ‘스포츠산업경영학회 이사’로 소개했다. 김 이사와 안면이 있다는 모 구단 관계자는 팸플릿에서 김00 이사 이름을 보고, I사 김00 차장과 동명이인인 줄 알았다며 단상에 있는 김 차장 얼굴을 보고서야 동일인물이란 걸 알았다고 황당해 했다.
 
KBO가 해마다 주최하는 윈터미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야구발전 방안을 공유하고, 구단 프런트와 야구 관계자가 고민을 나누는 자리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하고, 야구계 변화를 이끌 신기술이 공개되기도 한다. 자연히 야구계와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 관계자도 참석하게 마련이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아이티컨버전스랩 연대성 대표,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로 엔씨소프트 장정선 센터장 등이 연사로 나왔다. 마지막 ‘빅데이터와 프로야구’ 강연엔 방송사 관계자와 레이더 추적 시스템 업체 관계자가 패널로 나왔다. 

이들은 하나같이 어느 업체 소속인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설령 특정 학회나 단체 관계자를 겸하고 있어도, 자신의 소속된 업체를 먼저 앞세웠다. 예외가 있다면 ‘암표 시장 정화 방안’ 강연을 맡은 김 이사였다.
 
“원가 130%” 언급, 리세일앱 민원성 발언이었나
 
KBO 리세일앱은 나온지 2년째가 됐지만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00 이사는 엠스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행사 진행을 맡은 KBO 관계자가 연사 소개를 하면서 (내가) I사 소속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며 특정 업체 소속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소속 업체를 앞에 내세웠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생각의 차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도 “강연 시작 전에 (김 이사를) I사 소속으로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윈터미팅에 참석하지 않고, 기사로만 접한 야구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취재에 응한 야구 관계자들은 공식 자료에 학회 소속으로만 나와 있으니 행사에 참석 못 한 사람이나, 기사로만 접한 사람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의 강연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다른 강연자들처럼 소속 업체를 분명하게 밝혔으면 문제가 될 게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리세일앱 제작 업체 소속'이란 사실을 자세히 알리지 않은 채 김 이사는 강연 내용 상당부분을 리세일앱 홍보와 당위성을 알리는 데 활용했다. 다른 강연자들이 소속 업체를 분명하게 밝히고, 강연에서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를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일종의 ‘민원성’ 발언도 나왔다. 김 이사는 한 재판매 업체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내가 원하는 바에 따라 (티켓을) 재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티켓 원가의 130% 이상 가격에 판매하면 불법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티켓 원가의 130% 이하 가격이면 합법으로 하자'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한 야구 관계자는 “KBO 리세일앱의 판매가격 제한을 염두에 둔 일종의 민원성 발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BO 리세일앱은 지난해 출시 당시만 해도 구매한 티켓의 원래 가격에서 최대 130%까지 되팔 수 있도록 했다. 가령 2만 원에 티켓을 샀으면 최대 2만6천 원까지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야구계와 팬 사이에선 ‘KBO가 암표 판매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주최단체지원금으로는 수익사업을 할 수 없다”는 문체부의 경고와 '암표 조장' 비판이 나오면서 올해부턴 판매가 상한선이 구매 당시 가격의 100% 이하로 내려졌다. 구매한 가격과 같거나 더 낮은 가격에 팔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이와 함께 판매자는 티켓 한 장당 1,000원, 구매자는 구매 가격의 10%를 수수료로 내도록 했다. 
 
‘암표 시장 흡수’를 목표로 만든 서비스가 티켓 원가와 같거나 더 낮은 가격에만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리세일앱'은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KBO 관계자도 “아직 실제 이용이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고 있다”며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에 약 200여건, 매수로는 400매 정도가 거래됐다”고 전했다. 
 
‘원하는 바에 따라 재판매’ ‘원가의 130%’를 강조한 김 이사의 발언은 리세일앱의 판매가격 규제를 완화하고, 상한선을 다시 130%로 되돌려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었다. 김 이사의 강연을 들은 야구 관계자들이 “결국 판매자의 차익을 극대화해 리세일앱에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리세일앱을 활성화하자는 얘기 아니겠냐”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윈터미팅을 지켜본 한 구단 관계자는 KBO가 주최한 행사 강연에서 암표를 인정하자는 발언이 나온 것도 문제지만, 야구 발전을 위해 모인 자리를 KBO와 특정업체가 홍보와 민원 창구로 활용했다는 게 더 문제라며 연사 섭외가 KBO의 누굴 통해서 어떤 절차로 이뤄졌는지 분명하게 따져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다니엘 김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이날 강연 내용을 두고 KBO 행사에서 암표를 합법화하자는 식의 주장이 나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마치 음주운전이 문제되니 음주운전도 인정해주자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리세일앱 담당자인 KBO 김남우 재무팀장은 “강연자는 마케팅과 티켓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여러 후보 가운데 적절한 분을 선정해 섭외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왜 이해관계가 뚜렷한 I사 업체 인사를 섭외했는지, I사 소속이란 사실을 왜 홍보자료에는 소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참고로 김 팀장은 2010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티켓 일부를 외부인에게 넘긴 게 드러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 팀장이 '외부인'에게 넘긴 표는 무려 200장이었다. 당시 "외부인이 암표상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랏돈 5억 원을 쓰고도 효과는 고사하고, 각종 구설만 낳는 KBO 리세일앱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파도파도 괴담만..
 

2 Comments
혜리 2018.12.28 18:40  
???:저는 잠재적 가해자입니다

럭키포인트 131 개이득

세면바리 2018.12.28 18:52  
뭔 개소리야
그럼 맨날 표 싹쓸이 구매해서 1.3배에 팔겠다는 소리잖아. 직거래 잘하고 있는데 중간 유통업자를 법적으로 끼게 해달라는게 대체 뭔 소리야. 되팔렘들은 멘탈이 쓰레기 그 자체네

럭키포인트 7,347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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