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주의) 엄마 손에 숨진 딸, 사랑해요 좋아해요 힘내세요
빈소에는 사흘 전 숨진 A(46)씨의 영정과 8세 여아 B양의 영정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A씨는 B양의 친부다.
지난 8일 A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친모 백모(44)씨가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했고,
일주일 간 집에 시신 방치. 15일 119에 “구급차를 보내 달라. 아이가 죽었다”고 신고했다.
친모 백씨는 “내가 아이를 죽였다” 진술.
별거 중이던 친부 A씨는 이날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고 2시간 만에 자살.
‘OO(동생)야! 미안하다! 아이를 혼자 보낼 수도 없고, 딸 없이 살 자신도 없어’라는 유서 휴대폰에.
사실혼 관계였던 백씨와 8년 전 B양을 낳았지만, 백씨가 출생 신고를 줄곧 거부.
부검을 마친 딸은 졸지에 ‘무연고시신’이 됨.
출생 신고도 하지 않고 친모는 구속, 친부는 사망했기 때문.
평소 친부 A씨는 딸을 끔찍히 아꼈다고 한다.
택배 기사로 일하는 A씨는 매 주말마다 딸과 시간을 보냈다.
“딸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직장 동료들에게 딸을 소개하며 함께 밥을 먹거나, 택배 차를 타고 나들이도 다녔다.
A씨의 휴대전화 앨범 속엔 딸과 유원지, 공원 등에서 찍은 사진이 수십장
작년 초에는 딸을 위해 휴대전화도 사줬다.
A씨는 지난 8일 이후 딸과 연락이 되지 않자 주변에 불안함을 호소했고, 친모 백씨는 딸의 안부를 묻는 A씨에게 “딸이 내 고향집에 갔다” 등의 이유를 댔다고 한다.
범행 전날 A씨에게 아이가 수학 문제 100점을 받은 시험지와, A4 용지에 적힌 손글씨 사진(위 사진)을 각각 보냈다.
백씨는 범행 당일에도 친부 A씨에게 아이가 ‘라면 먹는 동영상’을 보내는 등 태연하게 행동.
아이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사랑해요, 좋아해요, 힘내세요. 엄마, 아빠’라는 문구와 하트 10개를 그려 넣었다.
A씨는 “100점 맞은 것 축하한다고 해!”라고 기뻐하며 답했다.
친부 ‘딸 출생 신고’ 원했지만…”엄마가 수차례 거절”
딸의 출생 신고를 두고 끊임없이 마찰, 작년 6월부터 별거를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
백씨는 10여년 전 헤어진 전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을 낳게 되자, 법적 문제 때문에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관계등록법상 미혼모는 원하면 바로 출생 신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미혼부는 아이 어머니의 성명이나 등록기준지,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 신고가 가능하다.
A씨는 딸의 출생 신고를 하기 위해 경찰·동사무소·교육청 등에 문의했지만 “친모가 수개월 연락이 되지 않아, 딸이 고아원에 가는 정도의 상황이 돼야 친부가 출생 신고를 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A씨 : “딸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고향에 가 있는 등의 방법으로 수개월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출생 신고를 하자”
백씨 : 거부.
결국 8세 된 딸은 서류상 태어난 적이 없는 사람이 됐다.
백씨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님.
백씨 휴대전화도 친부 A씨 명의, A씨가 납부. 전기요금 등 공과금도 A씨가 납부. 백씨가 딸과 함께 살던 인천의 집도 10년 전쯤 A씨 이름으로 계약. 집 주인은 “매달 월세를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실제 메시지
백씨 : 생활비 달라
A씨 : “내일까지 출생 신고 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보내라. 등본이 됐든, 주민번호가 됐든” “아이 출생신고 한다고 받아간 돈이 3번째다. 하라는 출생 신고는 뒷전이냐”
A씨의 카카오톡에는
백씨 : ‘내일 필요하니 7만원을 보내라’ ‘쌀과 반찬을 사야 한다’ ‘아이 약을 사야 한다’ ‘시장에서 김 좀 사달라’ ‘인터넷 비용과 야쿠르트 값을 달라’
회를 시키고 계좌 번호와 금액을 보내며 “입금하라”
A씨 : ’10만원 보내놨다' ‘돈 보내겠다’ 백씨의 현관문 우유 가방에 현금을 놓고 가기도.
백씨 :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로 힘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빠가) 성실했고, 최근까지 꾸준하게 백씨에게 돈을 보내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백씨는 딸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 “생활고를 비관해서 죽였다”고 주장.
죽을 년은 따로 있는데 천사 같은 아빠랑 딸만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구나.
하늘에서나마 둘이 행복한 부녀로 지낼 수 있기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