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들과 동물

이번 글 에서는 조선시대 왕들과 동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다뤄보려고 해

태종 이방원과 부엉이

" 몸을 삼가고 행실을 닦는 것이 비록 고론은 되지만. 내가 옛글을 보았더니 이어 하였다는 글도 없지 않았다. 오늘날 야조(부엉이)가 집으로 들어오고, 또 지붕 위에서 우니. 술자가 말하기를 '다른 곳으로 피하여야 합니다' 하고 또 근일에 태백성이 대낮에 나타나고, 다시 헌원성을 범하게 되어 내 마지못해 이렇게 하는 것이니 그대들은 많은 말을 하지 말라"

킬방원으로 불릴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였던 이방원 이었지만...

그도 두려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부엉이였어

부엉이는 당시 조선사람들에게 상서롭지 못하고, 불길한 것으로 취급되기는 했으나,

이 이방원의 부엉이 공포증은 유독 심하여,

실록에 여러차례 관련사실들이 기록 되었어

이방원은 부엉이 때문에 피신(선조: ㅅㅂ 나는 일본군 때문에 피해서 욕먹는데!!!)을 하기도 하고.

이를 반대하는 신하들의 의견에 위와 같이 항변하기도 하였으며,

방상씨탈을 쓰고 병사들을 근무하게 한다거나, 

부엉이 때문에 한밤 중에도 불을 밝히게 하고,

해괴제를 지내는 등

철혈군주 답지 않게 부엉이를 매우 두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어

뭐 사실 칭기즈칸도 개를 두러워 했다고 하 듯이,

역사 속 인물들도 결국 사람이고.

태종이 부엉이를 두려워한 것이 그리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야.

그런데 왕이 부엉이 좀 두려워한 것은,

승정원 일기에서 굳이 실록으로 옮기지 않아도 될 사소한 일인데...

사관들을 굳이 여러차례 실록에 옮겨 실었지.

그리고 이는 신덕왕후 강씨의 원혼이 부엉이로 환생하였고 태종의 그것을 두려워 했다는 향간(측천무후가 고양이를 두려워 했다는 소문과 매우 유사한 구조로)의 소문이 되었어

사관이 결국 이 부엉이 사건들을 기록한 것은,

태종의 패륜(작성자는 태종이 뛰어난 군주라고 생각합니다)과 피흘림에 대한 비판을 직접 하지 못하는 대신,

독자들로 하여금 왜 이 철혈군주가,

그렇게까지 부엉이를 두려워 했나를 생각하게 하는 

은유적 장치였다고 할 수 있을꺼야

태종 이방원과 코끼리

이렇게 부엉이를 두러워한 태종 이었지만,

코끼리에게만은 아주 관대한 군주였는데...

조선에 뜬금없이 코끼리가 생긴건 일본 무로마치 막부에서 코끼리를 조선에 선물로 보내줬기 때문이야...

이 코끼리에 관한 기록은 조선왕조 실록에 관한 부분만 우리에게 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 무로마치 막부의 기록을 첨부하자면...

일본에도 원래 코끼리 따위는 당연히 없었고..

항국(오늘날 인도네시아 영토에 존재하던 왕국)의 왕이 일본에 코끼리를 선물로 보낸 것인데...

* 이것도 떠넘기기 일 가능성이 있는데... 동남아의 군주들의 마음에 안드는 신하들에게 코끼리를 선물로 내려줘 그 집의 재산을 거덜나게 했어..-

일본도 3년 동안 이 코끼리를 기르다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자, 

조선에 진귀한 선물인척 인심쓰 듯 하고 떠넘겨 버린 것이지

- 그리고 이 코끼리로 인해 다음과 같은 사단이 발생해

이우(전 공조전서): 와 이게 코끼리야 ㅈㄴ 신가하네ㅎㅎ

야 근데 너 ㅈㄴ 못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좆간 따위가 감하 갓끼리님을 모욕하냐????

이우 죽음

이 사건은 현대 였다면 이우가 다윈상 수상 유력 후보자로 뉴스를 장식할 일이지만..

무려 전 공조선서에 해당하는 고위관리가 코끼리에 밟혀죽은 사건이라...

이에 대한 정식 재판이 열렸고...

결국 코끼리에 대한 귀양형이 결정 되었지

* 이걸 보고 조선시대 선비들의 너무 고리타분하고 꽉 막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때 실록에는 태종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어... 그러니까 당대 사람들도 이 사건을 엄근진 하게만 다룬건 아니라는 말씀...ㅋㅋㅋ

이후 코끼리는 결국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고,

섬에서 코즙필승을 시전하여 귀양에서 풀려나기도 했으나,

코끼리를 먹여살리는 비용이 너무 커서...

관리들의 항의에 코끼리는 결국 여러지방을 순회해서 살다가

다시 한번 살인사건을 일으켜,

중앙으로 상소문이 상주 되었는데

이때는 이미 세종 3년(태종이 상왕으로 있을 시기) 이었어.

그리고 태종의 뜻이었는지, 세종의 뜻이었는지

믈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내어놓고 병들어 죽게 하지말라는 당부로 이 코끼리는 역사속에서 퇴장함

성종-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건 아닌데...

조선시대 왕들 중 유학자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군주 중 한명으로 꼽히는

군주 성종

최전성기에 달한 왕조의 국력을 나타내 듯,

성종은 사슴, 노루, 두루미, 백조, 원숭이. 매 등 온갖 종류의 동물을 다 키웠어

유학자들은 동물에 대해서도 비교적 측은지심을 가지고 대했지만,

군주가 동물에 빠지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고,

이는 유교적 이상군주였던 성종에게는 흠결이 되었는데...

그래서 성종은 동물을 들이거나, 외국에서 주는 동물(위의 코끼리 사건도 있었지만, 사실 다른 왕들은 쓸데없다고 생각하면 동물 진상품은 그냥 돌려보내는게 보통 이었어)들을 다 받으면서..

항상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였다고 해

또한 성종의 이런 동물사랑은...

현대 동물보호단체들의 팜플렛에서,

이런 착한 군주도 동물을 사랑하셨어요... 이렇게 표현되기도 하는데...

사실 성종은 조선왕들 중 손꼽힐정도의 

사냥 매니아 였기도 함

동물 마니아 2 연산군

성종의 아들 연산군 역시 아버지의 이런 점은 그대로 빼닮아 엄청난 사냥 매니아 였는데...

자신의 사냥개들을 궁중에서 직접 극진히 길렀고,

개 뿐만 아니라 고양이도 매우 아꼈다고 해

* 연산군이 아끼던 고양이 한마리를 내관이 잃어버렸던 사건도 있었는데,

바로 역적취급 되어 의금부로 넘겨짐 ㄷㄷㄷ

"구리와 쇠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무역을 모두 중지했는데 무익한 짐승을 왜 받는가"

그래도 연산군이 한창 제정신 이었을때는, 아버지 보다 오히려 이에 관한 사리분별을 잘한면도 있어서,

개와 고양이는 아꼈지만..

아버지때 무조건 받던 원숭이를 저런 개념발언을 하면서 일본으로 돌려보낸 적도 있기도 하지만...

이후  미쳐 돌아가면서 황새를 해로운 새라며 멸종시킬 것을 어명으로 내리기도 했는데,(자기가 사냥하다가 황새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암살자로 오인하고 쫄아버린 뒤 이 따위 명령을 내림)
 

다행히 이 연산군의 황새 멸종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했어

연산군이 황새 소탕령을 내린건 

1506년 5월 이었는데, 1506년 9월 중종반정이 발생 하면서..

지가 먼저 쫒겨나게 되었거든

* 이  일은 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일

*  오히려 유명한 연산군이 어렸을 적 앙금(아버지가 귀여워하던 사슴이 연산군을 핥자 연산군이 발로 찼고 이 때문에 아버지에게 혼남)으로, 즉위하자마자 사슴을 쏴 죽였다는 이야기가 야사야

집사 숙종

숙종은 고양이들을 매우 아꼈던 군주로 유명한데...

특히 그 중에 금손이라는 고양이를 매우 사랑했다고해(단 이 금손과의 일화는 실록이 아닌 성호 이익의 기록한 야사야)

장희빈- 인현왕후, 숙빈최씨 등 과의 로맨스로 유명한 숙종 이지만...

이익의 기록에 따르면 숙종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 금손이와 함께 하였으며,

수라도 겸상하여,

왕의 여자들이 이 고양이를 질투했다고 해

고양이를 질투했다는 것은 야사 특유의 흥미를 위한 과장일 수 도 있겠지만...

이렇게 한때 사랑했던 여자도,

보내버리고...

대규모 환국을 진행하던 군주가...

고양이에게만은 ㅈㄴ 따뜻한 군주였던 셈...

그리고 이 숙종이 승하하자,

그가 아끼던 고양이 금손은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다가,

13일 후 숙종을 따라갔다고 하는데...

이에 인원왕후는 이 고양이를 숙종의 곁에 묻도록 했어

그리고 실학자 이익은 이를 다음과 같이 논평함

'개와 말도 주인을 생각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고양이는 성질이 매우 사나워 비록 여러 해를 길들여 친해졌다고 해도 제 비위에 거슬리면 하루 아침에 주인에게 아는 체 하지 않고 가버린다. 그런데 이 금묘는 참으로 이상하다." 

* 이 기록들이 야사라고 없는 일이라고 단정하기는 그런데... 왕의 고양이를 좋아하는건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권장할 사항은 아니니(후대 왕들이 와 숙종대왕님도 고양이 좋아했어요!!!- 이런 드립치면 곤란하니까..) 실록에서 빼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다가...

* 영조때 실록에... 그의 팔을 치료하기 위해 고양이 가죽을 쓰자는 말에 영조가 어렸을때부터 하도 고양이를 보고 자라 차마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는 언급이 있는 것을 봐서는... 숙종이 고양이 매니아 였던 것 만은 분명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