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결) 변기속 의문사 사건

ㅋㅋㅋㅋ (121.♡.5.49) 5 2132 1 0 2017.10.08 20:37

1989년 2월 28일, 후쿠시마현 타무라군(田村郡)의 한 마을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는 저녁이 되어 일을 마치고 학교 옆의 여교사 숙소로 향했다. 아무 생각없이 화장실로 향한 여교사는 화장실 변기통 속에서, 그곳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는 남성의 구두가 보이자 화들짝 놀라서 정화조 쪽으로 가서 정화조를 들여다보았고, 그 속에서 사람의 발 같은 것을 발견했다

여교사는 당장 학교로 뛰어가서 남아있던 교감과 동료 교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학교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급히 출동했다. 정화조 안에 사람의 시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은 발을 잡아당겨서 시신을 꺼내려했으나, 정화조가 너무 좁았다. 결국 중장비를 동원해서 정화조를 파낸 다음 깨부수고 나서야 시신을 꺼낼 수 있었다.

시신은 남성이었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윗옷을 벗은 채로 정화조 안에 있었다. 벗은 윗옷은 가슴에 돌돌 말아 굳게 쥐고 있는 상태였다. 시신은 꺼내져서 호스물로 한번 오물을 씻어낸 뒤에 다시 소방서로 옮겨져서 한번 더 씻어낸 후 의사가 시신을 검사했다. 시신은 무릎과 팔꿈치에 긁힌 상처를 빼면 별다른 외상이 없었고, 의사가 내린 사인은 저체온과 흉부순환장애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즉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살아있는 상태로 좁은 정화조로 들어가서 추운 날씨 가운데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죽은 피해자는 여교사 숙소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가까운 마을에 사는 26살의 젊은 남성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의사가 내린 사인의 결론을 근거로 이 남자가 여교사를 훔쳐보려고 정화조에 들어갔다가 막상 정화조가 좁아서 빠져나오지 못해 그곳에 갇혀서 얼어죽은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런 경찰의 결론에 유가족과 마을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왜냐하면 이 청년의 평소 모습으로 봐서는 도무지 상상이 안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26살의 죽은 청년은 생전에 감수성이 풍부하고, 고등학생 때는 밴드활동도 했으며 이후에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유지보수 회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활달하고 예의바른 청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청년은 마을 주민들의 인기도 높았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행사가 있거나 결혼식을 할 때 이 청년에게 사회를 곧잘 부탁했고, 마을 촌장선거 때는 인망과 인기가 있던 탓에 찬조연설을 부탁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여교사를 훔쳐보려고 정화조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마을 주민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그래서 마을 주민 4천여명이 재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서를 경찰에 제출할 정도였다.

경찰의 말 그대로 여자 화장실을 훔쳐보기 위해 정화조 안에 들어갔다고 믿기에는 너무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았다. 경찰의 말대로 이 죽은 청년이 남들은 전혀 몰랐던 변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 여자들이 오줌 싸는 것, 똥 싸는 것을 훔쳐보려고 정화조에 들어갔다면 정화조 내부에서 여자 화장실이 보여야 정상이다. 그런데 일단 사건 현장의 화장실 변기는 재래식이 아닌 수세식이라 정화조 안에서는 화장실을 훔쳐보고 싶어도 훔쳐볼 수가 없는 구조였다. 그리고 설령 여자들의 배변 장면을 훔쳐보기 위함이 목적이었다면 화장실 옆 칸에서 몰래 훔쳐보면 그만이지 굳이 똥 천지인 더러운 정화조 안으로 기어 들어갈 이유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시는 2월 말이었고,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일본 북부의 후쿠시마다. 그런 추운 상황에서 암만 여자들의 배변 장면을 훔쳐보겠다는 변태적인 일념이 강했다 하더라도 윗옷까지 벗고 들어갔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죽은 청년의 구두 한 짝은 시체가 발견된 여자 화장실에 있었는데, 다른 한 짝은 그 청년의 집 근처 제방에서 발견되었다. 만약 경찰의 결론대로라면 이 청년은 여교사를 너무 훔쳐보고 싶었던 나머지 구두 한 짝도 제 방에 내팽개치고 정화조로 숨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랬다면 피해자의 발바닥에 흙먼지 등의 오물이 묻어 있어야 정상이지만 피해자의 발바닥은 깨끗했다.

마지막 의문점은 청년의 죽기 전 행적이다. 시신의 검안 결과 사체의 강직 정도로 보아 청년의 사망 시기는 시신 발견 이틀 전인 26일 정도로 추정되었는데,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죽기 전 행적은 24일부터 불분명하다. 청년은 23일에 선배의 송별회에 참석해서 그 다음날 새벽 1시에 술집을 나섰다

. 이후 집으로 돌아간 청년은 24일 오전 10시쯤에 아버지에게 잠시 어딜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사라졌다. 이 청년의 승용차는 여교사 숙소 근처에서 발견되어서 청년이 적어도 이 근방에 볼일이 있었거나, 누군가를 만나려고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