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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생긴 건 개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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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 플라비우스 베스파시아누스
Titus Flavius Vespasianus




희대의 병 신 암군 네로가 뒤진 후, 로마제국을 휩쓴 내전의 대혼돈 "네 황제의 해"의 최후의 승자였던 

육현제(롬붕이가 지멋대로 우기는 별명)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처참히 무너져가던 제국을 다시금 굳건히 세운 명군이었다.



완전히 파탄난 제국의 재정을 복구하기 위해선 최소 400억 세스테르티우스라는 거금이 필요함을 깨달은 그는 

신설 세금들을 부과하여 세입원들을 마련했는데, 후세에 영원히 잊혀지지 못할 세금까지 만들었으니 

바로 공중화장실의 "오줌세" 였다.
티투스 황태자가 이런 세금은 새롭게 출범한 우리 플라비우스 황조의 체면을 땅에 떨어뜨린다며 반발하자,
황제는 금화를 몇 닢 집어들어 황태자의 코에 들이밀며 말했다.







image.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아들아, 맡아보거라. (오줌세로 거둔) 이 돈에서 무슨 냄새라도 나더냐?" 



롬붕이들에겐 더없이 유명한 이 일화가 상징하듯, 베스파시아누스는 황제의 이른바 위엄이나 품격엔 얽매이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는 만인지상의 지위에 올라서도, 오래 전 젊어서 한낱 필부였을 때와 다를 것 없이 드립을 즐겼고,
심지어 남녀의 성기를 소재로 한 "저질스럽고 어릿광대 같은" 농담도 종종 했다.

전직 집정관 메스트리우스 플로루스가 "사비니 촌놈" 인 베스파시아누스의 그리스어 발음을 자꾸 정정해주자

플로루스Florus를 플라우로스Flaurus(그리스어로 "고약한")라 일부러 틀리게 부르며 인사하는 심술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고

어느 로마 에퀴테스(기사계급)인사가 원로원 의원들에게 자꾸 무례한 말을 한다고 한 원로원 의원이 소송을 제기하자

"원로원 의원들에게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그들이 무례하게 굴 때는 

같은 방법으로 되돌려주어도 합법이노라" 라며 소송을 기각시킨 적도 있었다.







롬3.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그러나 그의 필부나 다름없는 언행과는 정반대로, 그의 통치는 실로 황제다운 것이었다.
오줌세는 반쯤 밈의 영역일 뿐, 베스파시아누스는 (지나치지 않은) 세금 신설 및 인상, 인구조사를 통한 세수 확보, 

외교사절단 감축 같은 제국 정부 지출의 절약 등으로 제국의 완전히 파탄났던 재정을 훌륭하게 복구했을 뿐더러

특별위원회를 수립하여 내란 중에 생긴 무수하고 복잡한 소송들을 처리하고, 원로원 의원 자격을 개혁하였다.

군단들을 재편성하여 황제가 N명인 해 시즌 2를 방지했고, 무식한 군인황제 이미지와는 달리 

라틴어와 그리스어 수사학 교수들을 적극 후원하여 학문을 장려하기도 했다.

비록 그의 생전에 완공하지는 못했지만, 콜로세움을 착공한 것은 베스파시아누스의 업적들 중 후세에 가장 유명하다.



사생활 면에서도 역사가 타키투스가 "풍기문란을 바로잡고 엄격한 기풍을 되살린 최대의 공로자는 바로 베스파시아누스다.

황제가 복장에서부터 생활 태도에 이르기까지 솔선수범하니, 임페라토르(제국군 총사령관 = 국가원수 = 황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공손해졌고, 법에 기초한 벌칙과 공포심에 따르게 하는 것보다 오히려 효과적으로

황제를 본받으려는 분위기의 열풍이 일었다" 고 칭송한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image.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그리고 베스파시아누스는 얼굴도 (인성이 반영된 불쾌함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관상은 결코 아니었지만)

도저히 빈말로도 미남이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뚱뚱하고 못생겼고, 당시 로마 인싸들의 덕목이었던

그리스 문화에 대한 교양도 (일자무식까지는 아니더라도) 별로 없었지만

가수다 배우다 그리스 문화 성지순례다 별 짓을 다 했어도 본질은 전형적인 외향적 개찐따, 인싸호소인이었던 네로와는 정반대로

타고난 인간 그 자체가 초인싸였으니,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여러 일화들이 지금까지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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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에서 승리한 후 다름아닌 자신의 개선식 - 공화정 시대에는 모든 로마 귀족들의 인생 버킷리스트, 제정 시대에는 

오직 황제 한 사람에게만 허락되었던 영광 - 에서, 개선행렬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자 

베스파시아누스는 이거 대체 언제 끝나냐고 몹시 지루해하면서 곁에 있던 측근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암, 이 늘그막에 황위를 탐내는 주책을 부렸으니 이 꼴을 당해도 싸지!"








image.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아버지와 독신의 형 티투스의 뒤를 이어 플라비우스 황조의 3대 황제가 될 차남 도미티아누스에게

후계자 구도를 굳히기 위해 갖가지 감투들을 씌워주면서, 편지에서 이렇게 농담을 하기도 했다.


"둘째야. 정말 고맙구나. 

내가 그 정도 권력을 줬는데도 이 애비를 몰아내려 들지 않고 황제 노릇을 하게 해주니!" 









image.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 그럴 돈 있으면 나나 줘! 돈 밝히는 황제 이야기 - 미스터리/공포 - 에펨코리아


다른 분께서 예전에 잘 소개하신 일화인데, 한 아첨꾼 신하가 "폐하의 용안을 본뜬 큰 황금상을 세우고자 하옵니다!!" 고 아첨하자

베스파시아누스는 자기 손바닥을 펼쳐 내밀며 "그거 참 잘 되었구나, 그 상은 여기에 세우면 되느니라!" 고 답한 적도 있었다.

(*해석 : "그딴 뻘짓거리를 할 남아도는 돈이 있다면, 제국을 위해 더 유익하게 쓰도록 짐에게나 다오!")



베스파시아누스는 카이니스라고 하는, 젊어서부터 반평생을 함께해온 애인이 있었는데

그가 황제가 되고 나자, 후궁이자 사실상의 비공식 황후 노릇을 하게 된 그녀에게는

평소와는 달리 돈을 아끼지 않고, 그녀가 로마 근교에 커다란 개인 목욕탕까지 갖춘 호화사치 장원까지 가진

갑부가 되게 해 주었는데, 이런 돈을 자꾸 제국의 국고에서 지출했다.

회계비서가 "황상 폐하, 이런 돈은 국고가 아닌 내탕금에서 충당해야 할 것으로 아옵니다." 고 진언하자

베스파시아누스는 껄껄 웃으며 "짐 같은 황제에게 깊은 애정을 쏟아 준 것에 대한 사례이니라." 고 답했다.









image.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나같이 이렇게 존못인 황제도 진심으로 사랑해 주다니, 그 자체로 이미 국고에서 보상받을 만한 

제국에 대한 봉사가 아니겠느냐?' 는 뜻이 담긴, 자존감이 넘치기에 오히려 자기 외모를 소재로 한 자학개그도

서슴없이 할 수 있었던 베스파시아누스다운 농담이었다.




고대로마미담) "죄인, 폐주의 딸은 황상의 지엄하신 어명을 받들라!!!" - 미스터리/공포 - 에펨코리아



또 지난 글에서 설명했듯, 그는 참으로 관대한 성품으로도 명성을 떨쳤다.
최악의 암군, "로마의 돼지" 비텔리우스가 베스파시아누스에게 타도되어 

시민들과 혁명군 군단병들의 손으로 돈가스망치 앞의 돼지다짐육이 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은 뒤
가문이 쫄딱 망한 비텔리우스의 딸이 시집도 못 갈 처지가 되자
베스파시아누스는 아비의 죄를 딸에게 묻는 것이 어찌 황제가 할 만한 일이겠느냐며
손수 좋은 남편감을 찾아 짝지워주고 결혼 지참금까지 두둑하게 주어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해 줌으로서

자기 형을 해친 폐주의 딸에게, 원수를 은혜로 갚았다.



노년에 고향 사비니 근처에서 요양하다가 광천수를 너무 마셔 이질에 걸리고 만 베스파시아누스는
심지어 자기 죽음을 직감하고도 측근들에게 "오오, 이를 어찌할꼬, 짐이 이제 신이 되어가는도다!" 고 농담을 했다.

'위대한 신격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뿐만 아니라, 이제는 황제가 붕어했다 하면 "개나소나" 신격 아무개로 추존되니

사비니 촌구석 세리 집안 자식이었던 짐도, 이제 죽으면 무려 신이 되겠구만!' 이란 뜻이 담긴 농담이었다.

죽음을 앞두고서도 드러누운 채로 서류를 검토하고 사절들을 접견하며 태연하게 정무를 돌보던 그는

임종의 순간에 "황제라면 모름지기 서서 죽어야 하느니..."라는 유언과 함께 일어서려 애쓰다

그를 부축하던 시종들의 팔에 기댄 채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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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분명 생긴 건 펨붕인데 로마 황제 중에 제일 초인싸"
 


비록 "세리의 자식인 사비니 촌놈" 에서 검으로 만인지상의 자리, "알려진 세상 절반의 주인"으로까지 올라간 군인 황제였지만

베스파시아누스는 생전에 원로원을 존중하고, 시민들을 보살피는 훌륭한 통치를 하였고
죽어서는 평화를 되찾은 제국과 다시 가득찬 국고를 황자들과 시민들에게 물려주었다. 

원로원에 의해 신격 베스파시아누스로 추존된 그의 유골은,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의 고귀한 후예들인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황조의 선대 황제들과 나란히, 아우구스투스 영묘에 안치되는 영광을 누렸다.





- 크리스 스카레 저 "로마 황제",

배리 스트라우스 저 "로마 황제 열전",

모토무라 료지 저 "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 에서




ㅊㅊ- https://www.fmkorea.com/best/882506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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