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대한민국 최대 부동산재벌 박회장의 비밀
등기부등본을 떼 주인을 확인한 그알 제작진. 비어있는 건물 11채의 땅과 주인은 박씨 성을 가진 한 남성. 게다가 구입시기는 모두 1970년대 초반, 그러니까 50년가까이 그가 이 땅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소문만 무성한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가 세상에 알려진건 90년대초. 신문에 종합토지세를 많이 내는 땅부자들의 순위가 발표되면서부터였다. 늘 상위권에 오르며 삼성 이건희 회장보다 순위가 높아 화제가 됐지만 발표가 중단되며 다시 모습을 감춰버렸던 박회장.
비어있는 박회장이 땅과 건물은 어느정도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분석해본 그알 제작진.
박회장의 대치동 건물은 어떨까? 그리고 그곳엔 박회장의 고집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현수막 문구가 황당하게 느껴지는건 이곳이 대치동이기 때문이었다. 학원가와 사무실이 밀집되어있어 누구나 입성을 꿈꾸는 대치동.
비워두는것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건 바로 이곳, 20년넘게 공사하다 중단하기를 반복한 현장이었다.
전문가의 눈에도 박회장이 땅과 건물을 비워두는 이유는 납득하기 어려워보였다. 그렇다면 박회장이 날리고 있는 돈은 얼마일까?
박회장이 건물을 임대로 다 채울경우 박회장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최대 연간 최대 700억원이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박회장은 16채 중 5채만 임대를 주고 있었다. 그것을 통해 얻는 수익은 1년에 약 47억원. 자신이 부동산으로 벌 수 있는 최대수익의 1/10도 채 못벌고 있는것이다.
많은 돈을 벌수있는 건물을 비워놓은채 세금을 체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기에서 그의 집주소를 확인한 뒤 찾아가본 그알 제작진. 그런데 박회장의 집으로 보이는 곳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cctv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최근에 무슨 불미스러운일이라도 있던걸까?
부동산 재벌이라는 소문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박회장의 모습은 집에서 뿐만이 아니었다. 과거 박회장의 건물에 입주해 있던 세입자들이 기억하는 그의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진짜 주인이 따로 있어 박회장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한다는 소문은 신빙성이 있는걸까? 실제로 타인의 이름으로 땅을 산뒤, 땅 액수보다 높은 차용증을 받아 놓으면 마음대로 땅을 팔수 없게 할 수있다고 한다.
그런데 박회장의 토지기록속에는 이 비밀사무실을 주소로 쓴 또 다른 이름이 등장한다. 조씨 성을 가진 인물, 그는 누굴까? 검색을 해보니 지난 2013년 사망한 모 박물관의 관장이었다.
박회장의 땅 역시 그 당시 구입한 것들이었다. 70년에 대체 무슨일이 있던걸까? 당시 강남은 비만오면 침수가 되는 탓에 허허벌판이었다. 그런데 1970년 11월 5일 당시 영동이라 불렸던 강남의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땅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기시작한다.
책에 따르면 박회장의 이름은 당시 청와대의 지시로 강남땅을 대규모로 구입한 서울시 공무원 윤과장이 사용했던 차명중 하나였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강남개발에 관한 책을 쓴 이들에게 윤과장은 매우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강남땅을 이용한 조직적인 투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비밀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이가 윤과장과 함께 서울시 도시계획과에 근무했던 손교수였다.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약 만제곱미터이상의 땅을 개인이살수없다는 법때문에 타인의 명의로 땅을 샀다는 윤과장. 책의 내용처럼 그 이름 중 하나가 박회장이었는지 윤과장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는 올해 초 고인이 됐다.
그런데 생전에 그를 만나 관련내용을 인터뷰한 기자에게 제작진은 육성이 담긴 파일을 건네받을 수 있었다. 파일 속에는 땅을 구입할 당시 윤과장이 사용한 차명에 대한 증언이 있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당시 윤과장이 정치자금 조성을 위해 사고판땅을 박회장이 어떻게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다른 기록을 검토한 이들은 또 다른 배후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개발계획과 땅 매입을 주도할만한 배후의 인물은 누구일까?
박경원. 그는 당시 박정희정권의 최고 실세였던 내무부장관으로 강남 개발 계획은 물론 박정희 대통령 비자금 마련에도 깊숙히 관여되었을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2008년 고인이 된 상황. 제작진은 그의 부인을 찾아가 박회장을 아는지 물었다. 그런데 땅때문에 박회장과 법정다툼까지 했다는 박경원 전 장관.
실제로 박회장의 등기에는 1991년 박경원 전장관이 박회장의 땅에 가처분을 신청한 기록이 있다. 당대 최고 권력자였던 박전장관이 어떻게 박회장에게 땅을 빼앗겼다는 걸까?
박 전장관측은 91년 박회장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부동산금융실명제가 실시되면서 2000년에 가처분 취소 결정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그 땅 역시 비자금 마련을 위해 사고판 땅 중 하나였을까?
정리해보자면,
윤과장이 땅 투기로 정치비자금을 조성할당시 그 배후에 박경원장관도 있었다. 윤과장은 그의 심부름꾼이었던 박회장의 명의로 땅을 사둔다. 그리고 비자금 조성 후 남은 땅은 80년대를 거치면서 박회장 명의로 숨겨뒀지만 90년대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박회장이 그것을 자신의 땅이라 주장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상황인것이다.
그리고 관련자들이 모두 사망하면서 끝까지 살아남은 박회장이 최종 혜택을 누리게 된건 아닐까?
박회장은 어딨을까? 그를 만날 방법은 없는걸까? 수소문끝에 박회장의 사위가 지방에 한 병원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제작진. 혹시 박회장은 그곳에 있을까?
병원을 찾아간 제작진. 마침 병실에 문이 열려있었다. 80대 후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정정한 남성.
자신은 박회장이 아니라며 부인하는 남자. 그는 박회장이 맞았다.
서면 질문지를 이미 읽어본듯 제작진이 보낸 질문에 대한 답을 속사포로 늘어놓는 박회장. 증거를 보여달라고하자 갑자기 태도가 바뀐다.
위조관련 질문을 하자 모르쇠로 일관하며 취재진을 내쫓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건물과 땅은 모두 자신이 정당하게 구입한 것이며 그를 비워둔 이유는 세입자가 없어서라는것이다. 또한 예전 세입자들이 나쁜짓을 했다고 주장하는 박회장.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
일방적으로 내쫓긴건 물론이고 나간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세입자도 있었다.
소송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와 소송한 경험있는 이들은 박회장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소송 외에 하는 일은 자신의 땅과 건물을 둘러보는 일뿐이라고 한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잔소리에 편할날이 없었다는 세입자들.
그의 말대로 마음에 드는 세입자가 없었다면 매매라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박회장은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이면 계약조건을 바꿨다고 한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그의 태도.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양도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양도세로 인해 높은 매매 차익이 생길 경우 수익의 46%가 넘는 돈을 세금으로 내야하기때문이다.
세금을 내지 않아 압류가 걸리고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소송도 불사하는 박회장의 태도로 볼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였다.
하지만 세금을 안내려는 진짜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90년대 종합토지세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신문에 실리고 땅부자로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그때부터 박회장은 세입자들을 내보내고 건물을 비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강남 한복판에 비어있는 땅과 건물들이 한개인의 숨고싶은 마음에서 비롯된것이라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출처 : 네이버 인플루언서 "서촌돼지"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