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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주성치 0 107 2 0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개전


41.pn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영원성.

높이는 10m, 두께는 9m에 달했다. 원숭환의 지시에 의해 성벽에 배치된 홍이포가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성벽아래로 병사들이 훈련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천지를 진동시키는 듯한 함성소리는 지난 수 년간

명나라 군사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명군은 그렇게 강군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병장기들이 부딪치는 소리에 놀란 까마귀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서쪽으로 저물어가는 해처럼 그렇게 영원성에는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41.jp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영원성 외각지역

달구지에 타고있는 어린아이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띄운다. 가재와 식량등을 싸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달구지를 이끄는 부모의 마음도 몰라주고 그저 소풍가는 것 마냥 즐거워한다. 몇리를 걸었을까

몇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문으로 향하는 수많은 피난행렬.

아이의 가족들은 어느새 피난행렬에 합류하여 성으로 들어가길 기다린다.

성 밖에서, 거리를 재고 함정을 파는 병사들을 보면서 아이의 어미는 눈물을 멈출줄 모른다.


"체포하라."

검문을 하던 명군장수가 한 상인 일행들을 가리킨다. 이윽고 군사들에게 모두 포박되는 상인들.

일행들 중 가장 젊어보이는 사내는 두려운 기색을 감출 줄 몰랐다. 어딘가 어색한 말투와 불안한 시선.

상인일행의 대표가 애써 억울함을 호소하고, 뇌물도 바치려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끌려갔다. 동쪽에서, 자욱한 먼지를 휘날리며 전령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




36.jp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누르하치의 진군소식이 원숭환에게 날아들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기대감을 내비치는 원숭환과는

달리 부하장수들의 표정에 두려움이 스쳐지나갔다. 그도 그럴것이 이 곳 영원은 고립무원이었다. 본국에서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으며 산해관까지의 거리는 무려 100km에 달했다.

"이 순간을 위해 그간 피땀흘려 고생한 것 아니겠는가. 오랑캐의 세작들을 잡아들였으니 시작부터 이기고 들어간

것과 다름없다. 내일 그놈들을 처형하고 하늘에 제물로 바칠 것이다. 이하 장졸들은 전투에 대비하라."

원숭환은 넘치는 자신감으로 부하들의 두려움을 지워내고 있었다.




원숭환 vs 누르하치 영원에 격돌하다



*영원성 전투의 자세한 묘사를 위해 삼국지 연의의 제갈량과 학소의 진창전투를 참고했습니다. 고증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2만명의 군사와 수십만의 영원성 백성들을 지켜야 할 원숭환은 전투경험이 전무한 문관이었다. 그리고 영원성 밖

새까맣게 밀려드는 금나라 군대의 수장은 누르하치. 전장에 나선 30년 동안 패배를 경험하지 않은 금나라의 대칸이었다.

12만대 2만. 소수로서 항상 다수에게 항전해야 했던 누르하치는 지난 수십년의 싸움끝에 이렇게 상황을 뒤바꿔놓았다.

압도적인 전력차, 어떠한 지원도 없이 최전선에 고립되어 외로운 항전을 펼치게된 원숭환에게 누르하치는 젊은 자신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원숭환2.jp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누르하치.jp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항복권유서한과 답장

"나의 군사들은 30만에 이르오. 명령한번이면 이 곳 영원은 지도상에 지워져 버릴이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한다면

곧 높은 벼슬을 하사하겠소."

"나라로부터 받은 은혜는 많고 우리 집안은 중하니 나는 반드시 죽음으로 이 영원성을 지킬 것입니다. 그러니

어서 공격하시는게 어떻겠소?"

"그대의 병사와 사람들로 우리를 대적할 수는 없이 스스로 파멸될 것이오. 게속 버텨서 무엇하겠소?"

"이미 답변을 드렸습니다. 이제보니 나만 그대를 알고 있었지, 그대는 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구려."


"붙어볼까. 애송이." 거듭된 항복권유가 실패로 돌아간 뒤 돌아서는 누르하치의 첫 마디였다. 이윽고

누르하치의 공격명령이 떨어지자 금나라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영원성을 향해 새까맣게 몰려들고 있었다.

누르하치의 세작들을 베고 그 피로써 죽음을 맹세한 원숭환과 장졸들은 사투를 벌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바야흐로 영원대첩의 서막이 올랐던 것이다.



52.pn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이름모를 명군 화포수

지금껏 이렇게 많은 병사들을 본 적이 없었다. 하나같이 변발을 한 이 오랑캐놈들은 함성을 내지르며

물밀듯 밀려들어 오고있었다. 침착해야 한다.. 수십번을 대뇌였지만 떨리는 손을 제어할 수 없었다.

달려오는 오랑캐들이 화포의 사정거리로 들어왔다. 지금인가. 그러나 어쩐일인지 발포명령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내 장군을 돌아보았지만 어쩐지 태연하기만 하다. 바짝 타는 입에 마른침을 삼키며 발포명령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때,

"지금이다!!!! 발포하라!!!" 천지를 진동시키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포탄은 밀집한 금나라 병사들 머리위에 정확히 떨어졌다.

한번의 격발에 수십, 수백의 오랑캐들이 풀이 베어지듯 쓰러져간다.




영원성전투.jpg [명청교체기] 명장 원숭환-6 영원성전투

홍이포의 위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포탄이 휩쓴자리엔 금나라 병사들의 시체들로 가득하였다. 금나라 장졸들은

이 '신무기'의 위력앞에 매우 당황했으나 그들은 누르하치를 따라 수 년간 여러 전투를 경험한 노련한 병사들이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금나라 지휘부들의 결론은 성벽을 넘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성벽을 넘기만 한다면 명나라 군사들을

도륙해버릴 자신이 있었다. 수적인 우세함으로, 금나라 병사들은 전우의 시체를 밟고 비오듯 쏟아지는 화살과 돌을 피해

겨우넘어간 영원성의 성벽.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명나라군은 이전의 오합지졸이던 명나라 군사들이 아니었다.

전투가 끝난 후, 영원성의 성벽에는 도륙되어버린 '변발병'들의 시체로 가득했다. 누르하치의 대패였던 것이다.





"짐이 스물 다섯에 일어나 정발한 이래, 싸워서 이기지 못한 적이 없으며 공격해 떨어뜨리지 못한 성이 없었다.

헌데 어찌 이 영원 한 성을 끝내 떨어뜨리지 못하는가. 아, 이것은 하늘의 뜻이로다."

7개월 뒤, 명나라에 고개를 숙이던 젊은시절부터 인고의 세월을 거듭하며 마침내 명나라를 공포에 빠지게 했던

만주의 '호랑이' 누르하치는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한다. 그리고 누르하치를 뒤를 이은 사내의 등장. 홍타이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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