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붕괴 보면서 떠오른 오지게 튼튼했던 역사속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에서 만든 대공포탑(Flak Tower)이야

독일과 영국과 항공전을 벌이던 1940년, 영국 폭격기가 베를린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는데 성공했는데

피해는 미미했지만 수도가 공습당했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한 히틀러의 지시로 베를린을 포함한 독일 곳곳에 지어졌어

대공포탑이라는 이름 답게 대공포를 거치하고 방공망을 구축하는 게 1차 목표였지만

기왕에 짓는 거 방공호, 야전병원, 요새 등 종합 군사 시설로 사용할 수 있게 튼튼하게 지어졌는데

철근을 엄청나게 때려박고 콘크리트를 수 미터씩 발라서 웬만한 공격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고 해

전쟁 말기에 이르러 독일이 수세에 몰리자 대공포탑들은 설계 목적대로 훌륭한 방어 거점이 되어서

하늘에서 공격하는 연합군 항공기와 육상으로 진격하는 소련군을 향해 불을 뿜기 시작했고,

이에 큰 피해를 보던 연합군이 선택한 방법은

우회하기...

포탑을 무너뜨릴 방법이 도저히 없어서 그냥 상대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도시나 다른 거점들을 모두 점령한 뒤에 대공포탑에는 따로 사절을 보내 항복을 받아내는 식으로 하나 둘 무력화시켜

덕분에 대공포탑에 피신한 독일 시민이나 병사들은 지옥같은 시가전에 휘말리지 않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

독일 전역에 총 8개가 건설되었던 대공포탑들은 전후 일부는 폭파 공법으로 해체되었고

또 몇몇은 그대로 남아 군사시설로 활용되거나 민간에 불하되어 빌딩으로 사용되기도 했어

그리고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있던 함부르크의 한 대공포탑은

2019년 호텔 체인에 매각되어서 2022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중이라는데

코로나 영향 때문인지 이 글을 쓰는 2022년 1월 아직 소식이 없네

성공적으로 개장해서 함부르크의 명물이 되길 바람

지은지 80년도 넘었지만 여전히 튼튼하게 남아있는 대공포탑을 보면

비록 전쟁에는 졌지만 근면 성실하고 우직한 독일 사람들의 특성이 담겨있는 것 같아

현대산업개발도 사고 잘 수습하고 대공포탑처럼 튼튼한 건물 짓는 회사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며 마칠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