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 1973년 일본 아게오 사건(아게오 폭동)

철도 민영화를 말하면 일본이라는 국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87년 4월 1일에 일본국유철도(JNR)이 JR그룹으로 민영화되면서

약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JNR은 사라지게 됩니다.

일본의 철도민영화는 꾸준하게 나오는 떡밥이었습니다.

1964년을 기점으로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이 더 증가하게 되었고

이는 JNR의 부채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JNR은 체질 개선에 들어갔지만

비용을 줄이는 부분에서 노조의 거센 반발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결국 JNR의 국철노조가 준법투쟁에 들어가게 됩니다.

당시 일본 공기업은 노조쟁의가 금지되어 있어 파업은 못하기 때문에 준법투쟁을 한거죠

준법투쟁은 태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승무원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열차를 늦게 출발하고

중간에 갑자기 멈추면서 열차를 매우 느리게 운행하는 준법투쟁을 시작합니다.

당연한 결과로 열차 시각표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게 되었죠

당시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도쿄 인근 지역으로도 인구가 유입하기 시작합니다.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위성도시 여러곳이 생기게 되죠

그러면서 도쿄와 인근도시를 잇는 철도는 항상 포화가 됩니다.

사람도 많은데 열차는 느리게 가고, 사람들이 정말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터지기 직전이 됩니다.

사건은 준법투쟁 2일차, 아게오역에서 일어납니다.

아게오역은 사이타마현에 있는 동네인데, 이 사이타마현은 우리나라로 비유하면, 고양이나 일산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사건 당시 승강장의 모습)
 

출근시간이 되자 아게오역에는 사람이 붐비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준법투쟁으로 인해서 역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당시 3000명의 사람들이 승강장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몰라게 된다면 위험하기 때문에

역 게이트를 폐쇄합니다.

도쿄의 중심지중 하나인 우에노로 가는 열차가 15분이나 지연됩니다.

이미 3000명이 들어간 승강장은 혼돈 그 자체입니다.

열차가 들어오지만 거기는 이미 9호선 그 이상의 상황입니다.

결국 기관사는 오미야역에서 열차를 종착시키는 판단을 합니다.

오미야는 사이타마현 중심지입니다. 도쿄로 가는 열차가  도쿄도 못가고 사이타마에서 종착시키는 결정은 하는거죠

일산에서 용산가는 열차가 갑자기 화정에서 종착한다고 하면 생각해보세요

그렇다고 대체 교통편이 있는 상황도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큰 후폭풍을 일으키게 됩니다.

분노에 차오른 승객들이 돌을 던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돌을 던지는 사람은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고

기관사를 위협하기 시작합니다.

승객들의 폭동이 시작하게 됩니다.

기관사는 마스콘키 (자동차 키와 같은 것)도 놔두고 아게오역으로 대피합니다.

하지만 폭동은 열차에서 아게오역으로 번지게 되었고

이번에는 승객들이 역무실로 돌진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타켓은 바로 '역장'

승객들은 역장을 찾아내고 역장을 오함마(?)로 린치하기 시작합니다.

승객들은 아게오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무참히 부셔트리기 시작합니다.

승강장에 들어오는 열차마다 헤드라이트, 창문 그리고 운전실을 걸레짝으로 만들기 시작하죠

아게오역으로 진입하려는 열차에도 달려드기 시작하고

아게오역은 말그대로 혼돈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이때 당시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10명도 채 안됐습니다.

돈을 훔친 사람, 기자를 때린 사람만이 경찰서로 연행되었죠

결국 아게오역이 지나가는 노선은 11시간 동안 멈추게 되었고

JNR은 버스를 투입하면서 상황을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손을 쓰기에는 너무나도 늦은 상황....

하지만 승객들의 폭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또 한번 폭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당시 사건을 다룬 일본의 보도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