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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탐정 VS 초능력 사냥꾼

BusterPosey 3 2262 1 1


그녀, 심령탐정

 

영국 웨스트요크셔 주 사람들, 특히 웨스트요크셔 경찰에게 있어 1975~1980년은 끔찍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이 5년 동안 매춘부를 포함한 13명의 여성이 한 연쇄살인마에게 살해되었으니 말이다. 영국 역사상 최악의 살인마였던 '잭 더 리퍼'가 재림한 듯한 모습에, 당시 주민들은 그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그렇게 잭 더 리퍼의 이름을 따 '요크셔 리퍼'라고 이름 붙여진 이 살인마를 잡고자 영국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사를 벌이나, 수사는 점차 난항으로 빠져들었고 살인마의 살인은 계속됐다. 이처럼 지속적인 살인 행각에 경찰은 속수무책이었고 피해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처럼만 보였다.

 

바로 그때, 영국의 대표적인 초능력자이자 세계 10대 심령탐정으로 꼽히던 여성이 직접 나서기로 한다. 그녀의 이름은 넬라 존스, 선천적으로 '사이코메트리(사물을 만져 그 사물에 기록되어있는 정보, 즉 소유자나 접촉자들의 과거, 현재, 미래 영상을 투시한다는 개념의 초능력)' 능력을 타고나 영국 경찰의 사건 해결에도 도움을 주던 이였다. 그렇게 그녀는 악명 높은 요크셔 리퍼를 잡고자 경찰에 협조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그녀는 예의 자신의 초능력을 발휘해 범인의 영상을 읽어냈다.

 

"범인은... 트럭 운전사에요. 'C'로 시작하는 회사에서 트럭을 몰고 있네요. 잠깐, 범인의 이름이 보여요. 그의 이름은.. 피터.. 피터에요. 그는... 웨스트요크셔 주 브래드퍼드에서 살고 있네요. 아.. 이런... 그가 11월 17일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네요! 피해자의 이니셜은.. J... JH, JH에요!"



<넬라 존스>

그녀의 초능력은 과연 적중했을까?
 
1980년 11월 17일 밤, 재클린 힐(Jacqueline Hill)이라는 이름의 여대생이 요크셔 리퍼에 의해 살해된다. 13번째 살인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마지막 살인이었다. 이듬해 1월 2일, 경찰은 브래드퍼드에 살고 있던 한 남자를 체포해 심문을 했고, 남자는 자신이 요크셔 리퍼임을 자백했다. 그는 'Clark Transport'라는 운송회사에서 트럭을 몰던 이로, 이름은 피터 서트클리프였다.


<피터 서트클리프>


이처럼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넬라 존스는, 이후 본격적으로 영국 경찰에 도움을 주면서 숱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에 이바지한다.
 

그, 초능력 사냥꾼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물론 아이작 아시모프, 칼 세이건,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저명인사들이 회원으로 있었던 회의론 단체가 있다. 이 단체의 이름은 'CSICOP(Committee for the Scientific Investigation of Claims of the Paranormal. 현재는 Committee for Skeptical Inquiry, 즉 CSI로 단체명을 변경)',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의론 단체이기도 하다.
 
이 'CSI'의 창설 멤버였던 남자는 1996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비영리 교육재단을 설립한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진짜 초자연현상을 선보인다면 상금을 지급하겠다며 공언을 했는데, 그러한 상금액은 처음 1,000달러에서 1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50년 가까이 지속된 이 남자의 호언장담에 수천수만의 자칭 초능력자들이 도전했으나, 지금까지 상금을 가져간 이는 아무도 없다.
 
이 남자의 이름은 바로 제임스 랜디, 프로 마술사 출신으로 가장 대중적인 회의론자이자 80이 넘은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초능력 사냥꾼이다.
 

<제임스 랜디>

이런 제임스 랜디가 1991년 영국에서 'James Randi : Psychic Investigator'라는 제목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맡은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제임스 랜디에게 도전하는 자칭 초능력자들의 초능력 검증 시험 장면을 공개적으로 오픈하는 방송이었다.
 
한편, 해당 프로그램에서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심령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이들을 초청해 검증하는 편에서, 바로 넬라 존스가 출연한 적이 있다. 심령탐정과 초능력 사냥꾼 간의 한판 대결이었던 셈이다. 검증 시험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 실제 범죄에 사용되었던 흉기류 2개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흉기류 4개를 준비
 
· 총 6개의 흉기류는 '영적으로 오염되었기에 틀렸다'라는 변명을 방지하고자 모두 비닐봉지로 봉인
 
· 이 흉기류들 중 실제 범죄에 사용되었던 흉기류를 뽑아 그 당시의 범죄 상황을 묘사한 뒤, 그러한 선택과 묘사가 우연의 확률을 넘어서는 정확성을 보여준다면 도전자의 승리
 
과연 이번에도 그녀의 초능력이 적중했을까?
 
그녀는 이러한 검증 시험에서 서슴없이 3개의 흉기류를 선택했다. 그 3개의 흉기류란 병따개, 쇠망치, 소방용 도끼였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 이 3개에서.. 무언가를 느꼈어요.. 조금이지만요. 범죄완 무관할 수도 있어요. 쇠망치와 소방용 도끼에서는.. 오싹한 느낌이 드네요. 쇠망치는.. 무언가에 사용되었을지도 몰라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오싹한 게 느껴지네요. 이 소방용 도끼에서는.. 커다란 타이어.. 무게가 있는 차량의 타이어가 떠오르네요. 그게 무얼 연관하는지는 모르겠어요. 미안해요,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한입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적중률은?
 
그녀가 선택한 3개 중 병따개와 쇠망치는 모두 실제론 사용된 적 없는 새제품이었다. 나머지 1개인 소방용 도끼의 경우, 1979년 있었던 살인 사건의 흉기였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자동차 타이어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보통 소방차나 대형 차량과 관계있어 보일법한 이 도끼는, 실제론 한 가정 내에 비치되어 있던 중 가정 내 싸움 과정에서 살인 흉기로 사용된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극히 평범한 우연의 확률만을 보여주었으며, 그마저 실제 흉기에선 별다른
투시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검증 시험 장면에서 자신감 없고 머쓱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심히 안쓰러울 정도라, 오히려 옆에서 멀뚱멀뚱 쳐다보던 제임스 랜디가 악역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 악당은, 다음과 같은 클로징 멘트로 방송을 끝냈다.
 
"그녀의 말대로 초능력자들은 종종 경찰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찰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절대로 초능력자에게 협력을 부탁하지 않으며, 공식적으로 수사에 참여하는 심령탐정은 존재하질 않습니다. 이번 8월에 런던 경시청은 초능력자에게 제공받은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에 대해 특별 검토를 실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초능력자가 사건을 해결하거나 또는 사건 해결로 이어질 만큼의 직접적인 증거 및 정보를 제공한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James Randi : Psychic Investigator' 넬라 존스 편> 


유투브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sQHYkyq7Hs


그렇다면 요크셔 리퍼의 경우는?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넬라 존스, 과연 그녀는 과거에 어떻게 요크셔 리퍼를 정확히 투시했던 것일까? 혹시 과거에 자신의 능력을 너무 끌어써서, 그만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잃어버리고 만 것일까?

 

과거 요크셔 리퍼를 정확하게 투시했던 그녀의 경우, 특정 사건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투시했던 다른 유명 심령탐정들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미 대대적인 수사로 사건이 종결 날 무렵, 그때까지 모아진 유력 정보들을 바탕으로 가능성 높은 '추리'를 한다는 것. 당시 그녀가 투시했다던 것들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 범인은 트럭 운전사

 

→ 첫 번째 살인 수사과정에서, 이미 당시 경찰이 범인이 트럭 운전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 'C'로 시작되는 회사에서 근무

 

→ 범인이 여섯 번째 살인 과정에서 현장에 신권 5파운드 지폐를 흘렸는데, 경찰은 지폐의 일련번호를 조사해 이 지폐가 월급으로 지급되었던 것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해당 지폐를 월급으로 지급한 회사는 3곳으로 좁혀졌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운송 회사인 'Clark Transport'였다.

 

· 범인은 이름은 피터

 

→ 영국에선 이름에 피터가 들어가는 게 제법 흔하다. 또, 당시 요크셔 리퍼를 두고 잭 더 리퍼 외에도 '뒤셀도르프의 뱀파이어'와 비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 뒤셀도르프의 뱀파이어는 1892~1930년 동안 뒤셀도르프에서 살인을 저지르던 연쇄살인마로, 이름은 피터 퀴르텐이었다. 아마 그녀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을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요크셔 리퍼의 이름에 피터가 들어가서 제일 놀랐던 건 다름 아닌 그녀였을 것이란 거다.

 

· 범인은 브래드퍼드에 거주

 

→ 5파운드 지폐를 통해 수사망을 좁혔던 경찰은, 브래드퍼드와 그 근처 리즈가 범인의 거주지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발표했다.

 

· 11월 17일이나 27일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며, 피해자의 이니셜은 JH

 

→ 엄밀히 말해 이것을 1980년 11월 17일에 살해된 재클린 힐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애초에 그녀는 달과 날짜만을 예측했을 뿐이며, 그러한 예측이 있기 전인 1975년 11월 20일에 이니셜 JH의 피해자가 발견된 적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피해자의 이름은 조안 해리슨으로, 당시 매춘부 일을 하던 중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되었기에 언론은 요크셔 리퍼의 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따라서 넬라 존스는, 버려진 차고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던 조안 해리슨이 요크셔 리퍼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추측하고는,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적당히 계산한 날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그녀는 조안 해리슨이 요크셔 리퍼에 의한 피해자일 거라 추측하고는, 훗날 자신이 투시했던 건 요크셔 리퍼가 1975년 11월 17일에 그녀를 살해하는 순간이었다고 주장하려던 것 같다(조안 해리슨의 진범은 이후 DNA 감정을 통해 2008년에 밝혀짐). 어쨌든, 1980년 11월 17일에 재클린 힐이 요크셔 리퍼에게 살해당하면서 제일 놀랐을 사람은 역시 넬라 존스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밖에 요크셔 리퍼와 관련해 빗나간 그녀의 추측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요크셔 리퍼가 채플 스트리트에 거주할 것이라고 했으며(실제론 가든 레인), 1979년 7월에 15~16살의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실제론 1979년 7월엔 살인이 없었음). 또 요크셔 리퍼의 생김새를 수염이 없는 것으로 표현했으며(실제론 짙고 구레나룻과 이어진 덥수룩한 수염), 미혼에다 10~11살에 모친을 여의었고 부친은 신체에 장애가 있다고도 했다(실제론 기혼에다 모친은 그가 30대일 때 사망했으며, 부친은 멀쩡).

 

마지막으로, 영국 경찰은 그녀의 협조를 받아 요크셔 리퍼를 체포한 것이 아니다. 범행 현장에서 범인의 5파운드 지폐를 발견한 뒤로 용의자 선상을 5,000명 내외까지 줄였던 경찰이, 이후 3여 년간을 헤매던 중 1981년 1월 2일 자정 무렵에 우연히 범인을 검거한 것이다. 이날 순찰을 돌던 한 경찰관이 막 매춘부를 차에 태우던 남자를 발견했고, 이에 간단하게 검문을 실시하던 중 남자의 차량이 도난차량임을 깨닫고는 연행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이 차량 절도범이 바로 요크셔 리퍼인 피터 서트클리프였다.

 

물론,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녀가 영국 경찰에게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 사실은 없다.



"그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의뢰를 받았다는 초능력자가 접촉해올 경우, 단지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보통 수사가 막히면 우리는 어떠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오픈을 하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러나 사실, 초능력자들의 의견은 수사에 있어 아무런 도움도 안 됩니다."

 

- 시카고 경찰, 어째서 초능력자를 수사에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초능력자를 수사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정보를 제공한다면 정중하게 들을 생각입니다. 물론, 무료로 제공한다면 말이죠.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정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왜냐구요? 시간 낭비니까요."

 

- 로스앤젤레스 경찰







 


3 Comments
우트 2017.11.03 22:04  
아줌마 딱 사기군처럼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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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2018.09.28 23:46  
[@우트] 너 치즈 명인 댓글에 골룸닮았다고 썼다가 욕쳐먹은 ㅅㄲ아니냐? 일년전에도 이ㅈㄹ하고 살고 있었구나

럭키포인트 36 개이득

흑두 2017.11.04 02:40  
난 이 사람이 그냥 초능력자 엿맥일려고 이러나 싶었는데  실은 그게 아니라  초능력자라고 포장한 사기꾼들 조질려고 하는거 였음. 특히 심령치료 한다는 개새끼들  정말로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 받아야 될 환자들을 속여서 돈벌이로 이용하는 이런 새끼들 조질려고 시작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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