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

<일본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

프로 복싱 선수로 유명하고자 했던 일본의 한 소년이 있었어

권투 장갑을 끼고 훈련을 하던 그가 설마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가 될 거라 상상했던 사람이 있었을까

그는 한국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건축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 건축가로 이름을 떨치게 돼

몇 편의 글을 통해 그의 인생, 건축물에 대해 간편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게

1) 프로 복싱 선수로 활동하다

17세에 프로 선수로 데뷔한 그는 몇 번의 대전을 거듭하지만 성적은 고만고만했지. 그저 그런 선수였어

그리고 순조롭게 6회전을 뛰는 단계까지 발전했을 때 당시 일본의 스타 선수 하라다 선수의 스파링 모습을 보게 돼

그러나 스피드, 파워, 심폐기능, 회복력 어디를 봐도 차원이 다른 레벨이었음을 목격한 안도였어. 

권투를 향한 열정은 그날을 계기로 서늘해졌어...

그의 복싱 성적은 나름 괜찮았어 23전 13승 3패 7무

2) 권투를 그만두고 방황하다

17세에 데뷔했던 안도의 선수생활은 2년 뒤 19세에 마감하게 돼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이제 무엇을 할지조차 모르는 청년이었어

무엇을 하면 좋을까

펨창이 했던 고민과 별다를 것 없었어.

외할머니께서 홀로 키웠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자립하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어

그리고 아는 사람이 일자리를 알선해주는데 놀랍게도 15평 정도의 바의 인테리어 작업이었어 ( 이분도 대단하다 ㅋㅋ)

안도가 가진 것이라곤 고등학교 실습시간에 배운 도면 그리는 법. 그게 다였어

놀랍게도 여러 책을 읽으면서 이리저리 겨우 완성하게 돼 ( ㅅㅂ 대단 )

그가 첫 건축 설계비를 받은 순간이었지

3) 건축을 독학하다.

첫 건축 일을 끝내고 그는 범위를 넓혀가

건축에 대해 배워본 적 없지만 그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작은 인테리어작업, 가구 만드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데.

대학을 다니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상 그럴 수 없었으므로 독학을 시작하지

독학이래서 슬슬 하는게 아니고 ㄹㅇ 웬만한 대학생들 뺨후려갈길 만큼 공부를 하는데

그에게 조언을 구해줄 선생, 선배는 없었고 어떤 책을 공부해야될지 전혀 몰랐었던 상황이었어

어떻게 해야할까

대학 건축학과 강의를 몰래 듣기도 했지만 소용 없었지... 그래서 건축학과에서 사용하는 책을 모조리 독파해

물론 뭔소린지 절반은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던 그지만 그게 헛수고는 아니었겠지

4) 르 꼬르뷔제를 만나다

그리고 그가 나타나

"이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장님처럼 온갖 책을 뒤적이던 그는 서점에서 한 작품집을 만나게 돼

바로 르 꼬르뷔제의 작품집이었지.

< 르 꼬르뷔지에 작품집 > 그의 건축 인생에서 르 꼬르뷔지에를 빼고는 논할 수 없다.

작품집은 꽤 비싼 값이야. 오늘날에도 저런 작품집을 사려면 4~10만원 정도 해

당시 안도의 형편에서는 작품집을 사기 힘들었는데

그는 혹시 누가 사갈까 싶어 책더미 밑에 몰래 꽂아놓고 돈이 생겼을 때 샀다고 하네... 

그에 손에 들어온 작품집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안도는

그 안에 있는 모든 도면을 배껴그리면서 르꼬르뷔지에의 모든 도면을 외울만큼 공부하게 돼

그리고 르 꼬르뷔지에가 세계 건축을 평정했던 계기가 된 책 <건축을 향하여> 번역판도 구입하게 되고

그의 삶에 대해 공부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

르 꼬르뷔지에도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것

기득권 건축, 기성 세대의 건축계를 상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건축가임을 알게 되자

그는 단순히 존경하는 건축가 이상으로 안도에게 다가오게 되지.

5) 세계를 여행하다

1964년 일본에서 일반인의 해외출입이 허가되는 해

안도는 24세의 나이로 해외에 발을 내딛어

아무도 해외에서 여행을 다녀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새로운 것 투성이였지

그리고 안도는 그의 우상이었던 르 꼬르뷔지에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해

일본 근대건축계를 이끌었던 마에카와 구니오가 르 꼬르뷔지에를 만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일정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무려 7개월의 일정이었어 ㅎㄷㄷㄷ 흙수저인 안도가 이만한 돈을... 60만엔을 가지고 갔다는데 그당시 시세로 얼마나 하려나 모르겠다

어쨌든 여행 코스는 이렇게 돼

모스크바 - 핀란드 - 프랑스 - 스위스 - 이탈리아 - 그리스 - 스페인을 돌아보고

남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화객선을 타고 아프리카 키에프타운 - 마다가스타르 - 인도 - 필리핀을 경유해 일본으로 도착해

그는 프랑스에 도착하여 르꼬르뷔지에의 작품을 볼 수만 있다면 모두 찾아가서 보게 돼

그리고 그의 아뜰리에로 가 직접 만나고자 했지만 안타깝게도 몇 주전 이미 타계한 뒤였어...ㅠㅠ

우리나라에 르꼬르뷔지에 전시회가 열려 찾아갔었는데

안도 다다오의 전시도 자그마하게 함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나네

르 꼬르뷔지에를 향한 안도의 사랑은 조금 특별한데

당시 키웠던 개의 이름이 '르 꼬르뷔지에' 였다고 해. 

건축뿐만 아니라 그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다음 편은 안도의 초기 건축물을 소개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