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다 겪었던 무서웠던 일
너네 혹시 팔봉산이라고 아냐? 강원도 홍천에 있는건데 옛날 미스터리 특공대인가? 김용만,정형돈 나오던 방송에서도 한번 나왔었다. 사람 많이 빠져 죽은곳으로 무당불러서 굿도하고 과학적으로 검증해서 물바닥이 급격히 경사지고 용소가 곳곳에 있어서 물에빠지면 익사하기쉽다 뭐 이런 내용이 주였던거 같음.
근데 문제는 사실 이 방송 나온곳이 사람이 빠져 죽는곳이 아니라는거임 거기서 조금 밑으로 내려가면 사람들 물놀이 하기 딱 좋은 장소가 나는데 모래사장?도 조금있고 물 제일 깊은곳도 어른 가슴높이정도에 대부분은 종아리 정도오는 깊이의 장소임 근데 여기가 존나 이상한게 종아리오는 깊이에 코박고 뒤지는 익사사고가 존나 많다는거다. 멀리서 보면 다슬기 줍는것 처럼 보여서 신경 안쓰다가 계속 처박고있어서 가까이가보면 죽어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함. 특히 다슬기는 야행성이라 밤에 후레쉬들고 많이들 잡는데 워낙 사고가 많다보니 이 근처엔 아무리 다슬기가 많아도 사람들이 얼씬도 안함. 사람 먹고자란 다슬기라고...
여튼 내 이야기로 넘어가서 때는 친구들과 한창 뛰놀던 시절인 중2 여름방학. 당시 낚시에 빠져 낚시란 낚시는 죄다 섭렵한 나는 뭔가 더 손맛 좋은 낚시가 없을까 하다가 일본 은어낚시를 접하게 됐다 이거 낚시 방법이 견지낚시라고 해서 빙어낚시가면 쓰는 연날릴때 줄푸는 얼레처럼 생긴 낚시가 있는데 이걸 흐르는 강 물에 슬슬 풀었다 감았다 하며 물고기를 유인해 잡는거다. 낚시는 작을수록 더욱 큰 손맛을 느낄수 있기에 나는 지체없이 도구들을 구매해서 친구 둘과 야간 견지낚시를 하러감. 야간인 이유는 몸집이큰 육식 물고기들이 대부분 야행성이거든
여튼 후레쉬와 미끼 견지낚시랑 간식거리를 챙겨 그 장소로 향한 우리는 해가 어스름히 지는 저녁무렵부터 사온간식으로 요기를 한후 해가 완전히 지고 난뒤 낚시를 시작했다. 아마 여름이니 한 9시쯤 된거같음 물론 처음해보는 낚시라 많이는 못잡았지만 가끔 걸려오는 물고기의 손맛에 우린 정신이 나가서 쉴새없이 팔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주변히 고요해지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질 않더라.
여름이라 밤이면 개구리도 울어대고 풀벌래소리도 들려오고 할텐데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것 처럼 그 주변 공간자체가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음. 갑자기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종아리를 스치며흐르는 강물도 왠지 모르게 더 차가운것 같고 마치 지금 집으로 가지않으면 안될것 같은 느낌에 나도 모르게 친구들을 둘러봤는데 진짜 기가막히게도 우리셋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추고있더라.
깨름찍해진 우린 아무런 대화도 없이 느낌만으로 집에갈 채비를 서둘렀다. 그런데 나랑 후레쉬를 든 친구가 채비를 끝마칠무렵 가장 물안쪽에 위치해있던 친구가 갑자기 낚시줄이 돌에 걸린것 같다고 좀 봐달라고하더라. 나랑 후레쉬 친구는 븅신새끼 장애새끼 욕을 했지만 왠지 빨리 집을가고싶어 순순히 낚시줄을 봐주러 갔다.
다행이 낚시줄이 그리많이 풀려있지 않아서 둘이서 낚시줄을 잡고 흘러가는 물을 타고 슬슬 내려갔다. 근데 가서 낚시줄이 잠긴 지점에 후레쉬를 비춰보니 낚시줄이 돌에 걸리지 않고 모래속에 파묻혀있는거임, 존나 이상했다. 바늘을 물고 물고기가 바위틈으로 파고드는 일은 있어도 그냥 모래속에 묻혀있는 일은 없거든... 그리고 시발 존나 이상하다?하는 생각에 낚시줄을 잡고 물밖으로 잡아당긴 우리는 낚시대는 생각도 못한채 물밖으로 뛰쳐나오 집까지 쉬지않고 도망쳐 달렸다.
우리가 도망치니 낚시대 잡고 있던 친구는 영문도 모른채 함께 달렸고. 집앞 마당이 눈앞에 보이고서야 우린 친구한테 이유를 설명해줄수 있었다. 내가 생각도 없이 들쳐올린 낚시바늘에 걸려있던것. 무당들이 쓰는 방울 알지? 손잡이잡고 엄청 짤그랑대는 방울... 거기에 다슬기들이 무슨 솔방울처럼 달려있더라. 후레쉬를 비추니까 이 새끼들이 꾸물대는데 어우 씨발 지금도 다슬기 뭉쳐있는거 보면 소름돋는다.... 그리고 제일 무서웠던건 그 고요한 정적을 깨고 청명히 울리는 그 방울들 소리... 무당이 귀신을 부르기위해 흔들어 내는 소리로 알고있는데,
이 물속에서 몇일을 혹은 몇년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방울이 물밖으로 드러나자마자 청명히 그 소리를 울리는게 그 자리에 있었으면 진짜 뒤졌을거 같다라는 생각이 나중에 가서 들더라... 지금은 뭐 모두 무탈하게 잘살고 있기는 한데 이 늦은시간까지 개집하는 개집러가 된걸 보면 그때 나한테 저주가 걸린게 분명하다 시발꺼. 글솜씨 없는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