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들이 먹는 약 실제 후기.jpg
불량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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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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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중력이라는 개념을 의인화 할 수 있다면 '나'의 집중력이 평소 이상으로 힘을 발휘하는데 사람도 아니고 도구도 아닌 보이지 않는 무형의 보조배터리? 베놈같은 무형의 기운이 옆에서 외골격 슈트마냥 같이 힘을 보태주는 그런 감각이라고 표현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사는 곳은 기차역이랑 가깝다보니까 기차가 경적을 뿌웅 울리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도 생각이 스윽 쏠리곤 하는데 애더럴 먹은 동안에는 그걸 못 느끼는건 아니지만 내 두뇌는 '지금' '나에게' 영향을 줄만한 요소가 아니니까 경적소리를 '인지'하고 끝인 기분. 이게 기차소리인가 소방차 사이렌 소리인가 더 생각을 하거나 '아 오늘도 기차소리가 났으니까 그러면 지금이 오후 4시반인가? 시계가..' 하는 식으로 평소라면 약간이라도 사고의 전개가 더 이어질 법한데 그런 과정이 전혀 일어나지 않음.
단점이라면 약효가 다 되었을 때 두통이라고 하기에는 아프지 않지만 정말 자동차 기름을 앵꼬까지 다 쓴 것마냥 바닥난 묘한 감각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 뭔가 감기몸살로 아픈데 잠을 제대로 못자서 지쳤을 때 혹은 운동을 평소보다 세게 해서 근력을 105%, 110%까지 끌어 쓰고 난 뒤의 나른함이 머리에 느껴짐. 설명을 조금 추가하자면 앞의 두 경우와는 다르게 내 몸의 순환체계가 '야 뇌를 150%, 200% 오버클럭하면 어떻게 하냐 이 무식한!'하고 호통치면서 한계치까지 두뇌용량을 끌어쓴 머리를 식히려고 아득바득 진정시키려는? 머리 혼자 오늘 하루치 자기전까지의 에너지보다도 훨씬 많은 힘을 먼저 다 소진해버리고 새벽의 영역에서 해매는데 목아래 몸은 '어라 이제 초저녁인데' 식의 과장 보태면 한 몸에 두 영혼이 있는 이질적인 기분.
그렇다고 해서 없던 체력이 늘거나 한건 아니고 운동해서 근력을 늘리는게 좋다고 동생에게 타박(?)을 들은 뒤로는 에더럴은 중단하고 커피만 마시는 정도로 타협을 본 상태입니다. 애더럴을 장복을 한 건 아니라서 함부로 평가하기는 어려운데 저는 중요한 시기에는 해볼만한 류의 도핑이라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