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할아버지
우리 가족들 말처럼, 팀 할아버지는 조금 괴짜셨다.
할아버지는 어느 산골 속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혼자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찾아오는 날에는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아무리 이상한 내용이더라도, 할아버지 말에 토를 달거나 불복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팀 할아버지는 베티 고모가 빌 삼촌의 생명 보험을 들도록 설득했다.
고모는 거부했지만 결국 할아버지가 대신 보험료를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2년 뒤, 빌 삼촌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베티 고모는 큰 보험금을 타서 삼촌의 장례식을 치렀다.
가끔씩 할아버지는 가족들에게 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했다. 전혀 아프지 않은데도 말이다.
의아하게 여기며 병원에 가면, 의사가 몸 속에 자라고 있던 악성 종양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 하루는 할아버지가 일을 나가지 말고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날에는 출근길 고속도로의 12중 추돌 사고를 전하는 뉴스를 보게 된다.
팀 할아버지는 항상 언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고 계셨다.
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나는 할아버지 집을 포함해 모든 사유 재산을 물려받았다.
변호사는 할아버지가 내게 남긴 편지를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지하실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끝없이 들어차있는 모래시계들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다.
문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모래시계의 밑둥에는 내 가족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 중 우리 부모님 이름이 적힌 시계의 모래가 거의 다 떨어져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할아버지의 장례식 행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전했다.
그러자 모래가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