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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연애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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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에서(Im Wirtshausgarten, 1898)' - 펠리시안 미르바흐(Felician Myrbach)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중제국에서는 세기말에 어울리는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유행했다. 특히 젊은 층들은 구세대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퇴폐적인' 문화를 탐닉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연애관이었다.



제국의 수도 빈과 그 근교에서는 이른 바, '달콤한 여자(Süßes Mädel)'라고 불리는 여성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하층 평민 혹은 중산층 출신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미혼이었고, 공작직공이나 웨이트리스, 가정부 같은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녀들은 퇴근 후 카페나 술집 같은 곳에 가서 마음에 드는 남자들과 담소를 나누며 알코올과 카페인을 탐닉했고 여관에 가서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남자들은 주로 부르주아, 인텔리 계급의 20~30대이었고, 군인(주로 장교나 1년 단기복무하는 대학생들), 혹은 예술가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혼을 명제로 진지하게 사귀는 건 아니고 몇 주에서 몇달 간 짧고 덧없는 연애를 하고 쿨하게 헤어졌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이들의 관계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폰'의 개념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상대 남성들에게 금품 같은 요구를 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만을 갈구했다. 고달프고 황량한 삶의 한 자락에서 맵시있고 세련된 남성과의 연애는 그녀들에게 일종의 탈출구와 같았다. 그래서 제국에는 엄연히 매춘이 존재했지만 이 '달콤한 여자'들이 하는 행위는 매춘부와 별개로 분류되었다.




이런 연애가 유행한 이유는 당시 여러가지 사회현상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거의 불가능했던 19세기말에 여자들은 교육을 받고 직장에 취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겨우 얻은 일자리도 결국 결혼을 하면 포기해야 했다. 여성들은 그렇게 애 낳고 지지고 볶고 살며 늙어가는 인생을 기다리기 보다는 차라리 짧은 자유가 허락되는 상황을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 남성들은 대부분 유부남, 혹은 약혼자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잠깐의 일탈'이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달콤한 여자들은 남성들의 입장에서 젊고 뒤끝없는 좋은 장난감이었다. 어차피 남녀 양 측은 애초에 서로가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짧은 연애가 끝나면 양측은 서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다. 남성들은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여성들은 다시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또 다른 상대를 찾았다. 미련이 남는 쪽이 붙잡기도 했지만 주로 남자 쪽이었다. 일부 남성들은 상대 여성에게 빠져 가정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그녀를 쫒아가기도 했다. 엄격한 가톨릭 가치관이 주류를 이뤘던 제국의 분위기 속에서 이런 '불륜'은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았다. 여자의 미덕은 조곤하고 순종적인 맏딸(Höhere Tochter, 쉽게 말해서 결혼시장에서 말하는 일등 신부감.)이라고 여기던 제국 상류층들은 달콤한 여자들을 가정을 파탄시키는 팜파탈(femme fatale)이라며 부르며 멸시했다. 


몇 년간의 짧은 일탈이 끝나면 달콤한 여자들은 전부 고향으로 돌아가 집안어른들이 짝 지어준 남자와 중매결혼을 했다.






y6ktzEC8L_qdf_zWVIkExYnl_mY.jpg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연애풍습

 

빈 모더니즘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와 19세기 후반 오스트리아 극장계를 주름잡던 아서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작품 속에 나오는 여인들도 대부분 이런 달콤한 여자들이었다.

2 Comments
가을방학 2021.10.22 18:58  
오오 몇년전에 클림트 키스 겁나 유행이었지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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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유도빌런 2021.10.22 19:36  
이중제국?
체코슬로바키아같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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