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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C말 조선 UFO or 타임머신 기록, 노란머리에 푸른 눈의 아이

BusterPosey 2 1496 2 0

아무리 봐도 이 이야기는 이상합니다.


기재잡기(寄齋雜記) 


○ 지중추원사 이순몽(李順蒙)이 여주ㆍ이천 사이에서 농사에 힘써 생활하였다. 어느 날 들에서 김을 매는데 별안간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바람이 크게 일면서 커다란 항아리 같은 불덩이가 멀리서부터 굴러 오는데 그 소리가 와글와글 울리므로 말이나 소가 놀라 도망쳤다. 


순몽이 호미로 그 불덩이를 쳤더니, 누른 털이 이마를 덮고 파란 눈이 반짝반짝 한 어린 아이가 손에 칼을 쥐고 있는데, 가운데가 꾸부러져 마치 짧은 낫과 같았으며, 땅 위에 거꾸로져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순몽이 호미로 긁어당겨 일으키자, 하늘이 또 캄캄해지고 비바람 치더니, 마침내 그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이실지(李實之)가 일찍이 말하기를,

“이것은 즉 우리 외가의 선조이다. 대대로 그 이야기가 전해 온다.”

하였다. 필부로서 하루아침에 발탁되어 일어나 나라의 명장이 되었으니, 어찌 이런 기이하고 뛰어난 징조가 없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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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순몽은 열혈무신으로 14세기말~15세기초 경북 영천의 인물입니다. 


중추원의 종이품 벼슬인 지중추원사에 오른 사람입니다.


여주와 이천은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딱 붙어 있습니다 (붉은지역이 이천, 하얀색이 여주). 예전에는 작은 행정구역이었을테니, 가운데라면 주황색부분이겠죠. 산촌리, 죽당리, 수전리, 매화리, 마래리, 오계리등이 포함되는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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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버젼은 읽자마자, 이건 뭔가 인공물을 봤구나...싶은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예전것도 물론 그렇지만, 특히 파란눈의 아이가 가운데가 쑥 들어간 낫같이 생긴 것을 불덩이안에서 잡고 앉아있다는 구절은 정말이지...


원문은 이렇습니다:

知中樞院事李順蒙。在驪州利川之間。力農治業。一日出耘于野。天忽晦冥。風雨大作。有火如大瓮。自遠輪轉而至。其聲轟轕。牛馬辟易。順蒙以鋤擊之。小兒黃髮被頂。靑目熒熒。手中有釼。中折如短鎌。倒在地上。久不運動。順蒙以鋤撇起之。天又晦冥風雨。遂失其去處。李實之嘗言。此乃外家先祖。故世傳其語。以匹夫一朝拔起。爲國家名將。豈無奇絶傑特之徵歟。


조금만 살펴보면:

有火如大瓮 큰 항아리같은 불덩이가 있어

自遠輪轉而至 멀리서 스스로 바퀴처럼 굴러왔다

其聲轟轕 그 소리가 마치 수레바퀴소리 같았다 (와글와글은 의역입니다)


順蒙以鋤擊之 순몽이 호미로 내려치니

小兒黃髮被頂 노란 (누른) 머리털이 정수리(이마)에 덮인 어린아이가

靑目熒熒 파란 눈을 반짝반짝 거리고 있었다


手中有釼。손에 칼을 가지고 있는데

中折如短鎌 짧은 낫과 같이 생겼는데 가운데가 구부려져/꺾여 있다.

倒在地上 땅위에 넘어져/뒤집어져 있었다 (倒 - 거꾸로 뒤집어진다는 뜻입니다)

久不運動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더니

順蒙以鋤撇起之 순몽이 호미로 흔들어대니

天又晦冥風雨 하늘이 또다시 어두워지고 비바람이 불더니

遂失其去處 마침내 그 간곳을 잃어버렸다 (알수 없었다).


참고로 이순몽은 기록을 보면 여진과 왜군을 토벌하는 선봉격으로 엄청 용맹하긴 했지만, 여색을 무지하게 밝히고 폭력적인 인물로 평가는 갈립니다. 세종이 내불당을 궁안에 지으려하자 극력반대한 인물이기도 하죠. 하지만 서양인을 결코 만났을 일이 없는 14세기말-15세기초에 그것도 도성도 아닌 왠 여주-이천사이 (在驪州利川之間, 두 지역 '사이'가 맞습니다. 그땐 완전 시골이죠)의 밭에서 이런 묘사를 한다는 것은 지어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건 과연 뭘까요? UFO같기도 하지만, 아이의 생김새가 워낙 Typical 서양인자체라 꼭 타임머신 같기도 하고...


아무튼 개인적으로 조선시대 기담중에 가장 이상한 이야기 하나만 꼽으라면 현재까지는 이 이야기입니다.

2 Comments
자살 2017.11.09 21:28  
접니다.
Kawaii 2017.11.10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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