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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에서 폴란드 정보부가 벌인 CIA 탈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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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걸프전이 발발하기 몇 주 전 미국 CIA 요원 6명이 정보수집 활동 중 이라크 내에서 고립되어 버림.


CIA는 이라크 내 자국민을 소개 시키고 있던 영국하고 프랑스에게 자신네 요원들도 빼줄 것을 부탁했는데, 얘네는 자국인 구출도 바뻐서 쌩깜.








FireShot Screen Capture #7753 -

 


CIA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몇년 전까지 공산주의 세력으로 대립하던 폴란드에게 도움을 요청함.

당시 이라크에는 수천명의 폴란드인 노동자들이 파견되어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이라크와의 외교관계도 친했던 나라였음.


CIA는 진짜 하다하다 얘네한텐 맡기기 싫다는 심정으로 부탁 해본건데, 1989년 공산권 붕괴 직후 미국하고 좋은관계를 맺고 싶었던 폴란드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부탁을 들어주기로 함. 







1634212666.jpg 걸프전에서 폴란드 정보부가 벌인 CIA 탈출작전
 


폴란드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 안보부(Urząd Ochrony Państwa, UOP) 작전 팀은 CIA 요원들을 귀국하는 폴란드인 노동자라고 속여서 국외로 빼낸다는 '사뭄 작전(Operacja Samum)'을 계획함.


(* Samum - 아랍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래와 열기가 섞인 국지풍을 의미함)









akpa3263303.jpg 걸프전에서 폴란드 정보부가 벌인 CIA 탈출작전

 


한편, 미리 명령을 전달받은 CIA 요원들이 죽기살기로 도망쳐서 간신히 바그다드의 폴란드 노동자 숙소에 도착함. UOP 요원들은 이들에게 접근하여 '우리가 당신들을 빼내주기 위해 파견된 공작조다'라고 말함.


하지만 CIA 요원들은 처음에는 UOP 요원들을 매우 불신했다고 함. 왜냐하면 UOP 요원들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나토를 상대로 공작활동을 벌였던 사람들이었음. 까놓고 이야기해서, 너네 빨갱이였는데 어떻게 믿냐는 거였음.


하지만 UOP 요원들은 살고 싶으면 자신들을 믿어야 한다면서 가짜 폴란드 여권을 주고 폴란드어 단기강좌를 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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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폴란드어 특유의 ㅂ신같은 발음 때문에 CIA 요원 6명 전원 자신의 가짜이름 발음 못함. 


UOP측은 그냥 검문 걸려도 아가리 닫고 있으라고 계획변경함.













FireShot Screen Capture #7752 -

 


UOP 요원들은 숙소에 있던 폴란드 치프 엔지니어 한명을 섭외함. 이 엔지니어 아재는 몇 주 전에 자신 밑의 노동자 400여명을 인솔하여 이라크-요르단 국경 너머로 탈출 시킨 적이 있었음. UOP 측은 그에게 CIA 요원들이 터키 국경을 넘게 해달라고 부탁함. 


딱히 보상은 없었으나, 엔지니어 아재는 숙소 옥상에서 보드카 몇 잔 하더니 OK 콜~ 함. 









i065123.jpg 걸프전에서 폴란드 정보부가 벌인 CIA 탈출작전
 


중간에 작전이 너무 허술하다고 생각한 CIA측에서 중단 요청을 했으나, UOP측이 그냥 씹고 감행함. 다행히 중반까진 별 문제 없이 잘 지나갔음.











FireShot Screen Capture #7748 -

 


그러다가 모술 근교 검문소에서 일이 터짐. 거기 당직서던 이라크군 장교가 폴란드 유학파 출신이었음.


그 이라크군 장교가 CIA 요원 한명한테 유창한 폴란드어로 꾸르바꾸르바 해댐.


다행히도 치프 엔지니어 아재가 대신 인사 받아주고 같이 꾸르바꾸르바 장단 맞춰주며 노가리 까줌.


그러고 자연스럽게 '아, 여권 확인하신댔죠?' 라고 하니까 오랜만에 유학의 향수를 느낀 이라크군 장교 기분 좋아져서 프리패스 시켜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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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떨어질뻔 한 폴란드 엔지니어 아재 CIA 요원들한테 다시 폴란드어 단기강좌 시도. 역시 전원 여권이름 발음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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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아재 빡쳐서 조니워커 레드 4병 주고 '이거 쳐먹고 취해있으라'고 꼽줌.


(이슬람은 술을 금기시하니까 취해있으면 안걸들거라고 생각했나 봄.)


근데 CIA 애들 작전중엔 음주 안한다며 술 끝까지 안 마심. 그렇게 여러 위기를 넘기며 거의 2달만에 북쪽 터키 국경에 다다름.


















thumbs_b_c_57e5b6aef6633cb704b764bca8dfe4b2.jpg 걸프전에서 폴란드 정보부가 벌인 CIA 탈출작전
 


터키 쪽에서 폴란드 대사관 직원들이 마중 나와있던 상태였음. 엔지니어 아재가 CIA 요원들한테 돌발행동 하지말고 천천히 걸어가면 문제 없을거라고 조언함.



그리고 CIA 요원들 전부  말 안 듣고 전력질주로 국경돌파 시도.


엔지니어 아재 그거 보고 남아있던 어이 상실함. 다행히도 총격 같은 건 없었고, CIA요원들은 이스탄불을 경유하여 안전하게 미국으로 탈출했다고 함.








gettyimages-450000494-640x640.jpg 걸프전에서 폴란드 정보부가 벌인 CIA 탈출작전

 

한편 UOP 요원들은 철수할 때 바그다드 주요기관시설 지도와 여러가지 인텔등을 같이 빼내와서 함께 미국에게 넘김. 이 정보들은 이후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미군이 이라크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데 요긴하게 쓰임.


UOP는 이 작전에서 쓰인 노하우를 이용해 바그다드에 억류된 15명의 다른 외국인들도 성공적으로 구조함.











FireShot Screen Capture #7754 -

 


이후 폴란드 정부는 미국에게 폴란드가 지고 있는 외채 165억달러에 대한 탕감을 요구했고, 다음해인 1991년 4월 파리클럽에서 바로 실행됐음.


이 작전을 통해 미국은 폴란드를 구 동구권 국가들중에서 신뢰할만 하다고 판단하였고 현재도 폴란드는 미국의 충실한 동맹으로 군사-정보 분야에서 긴밀한 교류를 하고 있음.


(현재 유럽에 군축바람이 부는 가운데 폴란드가 러시아의 눈치를 받으면서도 닥치고 군비확장에 힘쓰는 이유도 다 미국과 나토의 빽을 믿고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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