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 세계관 속의 축생들 - 위대한 사냥개 후안(4)
어쨌든 후안은 원래 주인이었던 켈레고름에게로 돌아왔다.
둘 사이는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루시엔을 강렬히 원해서 감금 플레이까지 시도했던 켈레고름과
그런 루시엔을 구해준 후안의 사이는 결코 좋을 수가 없었다.
한 편, 톨 인 가우로스에 갇혔던 포로들이 나르고스론드 왕국으로 돌아오자 왕국은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한낱 처녀가 해냈다"며 열광했다.
더군다나 베렌을 따라갔던 핀로드 펠라군드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자
나르고스론드의 국민들은 나르고스론드를 지배하던 페아노르의 아들들,
켈레고름과 쿠루핀을 규탄했다.
그리하여 나르고스론드의 지배권은
발리노르에 남은 놀도르들의 대왕 피나르핀의 아들이자
나르고스론드의 왕 핀로드 펠라군드의 동생
그리고 본래 나르고스론드의 적법한 계승자였어야할 오로드레스에게로 돌아갔고
이들을 차마 죽일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나르고스론드에 남겨둘 수도 없었던 오로드레스는
그들을 추방시키기로 결정했다.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좆대로 해라 ㅅㅂ"라는 반응을 보이고
나르고스론드를 떠났다.
나르고스론드의 모든 요정들은 물론, 쿠루핀의 아들 켈레브림보르마저
페아노르의 아들들을 따라가는 것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충성스런 사냥개, 후안은 주인을 뒤쫓았다.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그들의 형인 마이드로스의 영토, 힘링으로 말을 달렸다.
그들이 루시엔의 고향이자 또 다른 요정왕국 도리아스의 경계인 브레실 숲에 도달했을 무렵
하늘이 도왔는 지, 때마침 베렌과 루시엔도 그 곳에 있었다.
루시엔은 베렌에게, 루시엔의 부친 싱골과 한 맹세인 "실마릴을 모르고스에게서 되찾아올 것"을 지키고
자신과 정식으로 결혼하기를 설득하고 있던 참이었다.
켈레고름이 누구인가.
루시엔을 차지하기 위해 감금 플레이도 서슴치 않던 변태 중의 상변태였다.
욕정에 눈이 먼 켈레고름과, 충직한 동생 쿠루핀은 그대로 말을 달렸다.
루시엔을 낚아챔과 동시에 베렌을 뺑소니해 죽일 속셈이었다.
켈레고름이 베렌을 향해 돌격하고, 그 사이에 쿠루핀은 순식간에 루시엔을 낚아챘다.
이대로라면 두 사람은 맹세를 지키긴 커녕 결혼하기도 전에 사별할 것이 분명한 상황.
그러나 베렌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의 운명은 두 요정 형제보다도 훨씬 위대했으며
그는 인간족 최고의 용사였다.
베렌은 루시엔을 낚아챈 쿠루핀에게 돌진해 그대로 내동댕이쳤다.
다행히 루시엔은 쿠루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켈레고름이 창을 겨냥하고
베렌을 향해 돌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