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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1 오늘의 새벽시

주남 4 1523 17 0


 





-혜화역 4번출구, 이상국 




딸애는 침대에서 자고 
나는 바닥에서 잔다 
그애는 몸을 바꾸자고 하지만, 
내가 너를 어떻게 낳았는데.... 
그냥 고향 여름 밤나무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바닥이 편하다 
그럴 때 나는 아직 대지의 소산이다 
내 조상은 수백 년이나 소를 길렀는데 
그 애는 재벌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한국의 대 유럽 경제정책을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보다는 부리는 걸 배운다 
그 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우는 저를 업고 
별하늘 아래 불러준 노래나 
내가 심은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알겠는가 
그래도 어떤 날은 서울에 눈이 온다고 
문자메시지가 온다 
그러면 그거 다 에비가 만들어 보낸거니 
그리 알라고 한다 
모든 아버지는 촌스럽다 

나는 그 전에 서울 가면 인사동 여관에서 잤다 
그러나 지금은 딸애의 원룸에 가 잔다 
물론 거저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아침에 숙박비 얼마를 낸다 
그것은 나의 마지막 농사다 
그리고 헤어지는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그 애는 나를 안아 준다 아빠 잘가 










​너무 쓸쓸한 분위기의 시만 올린것같아서


이번에는 부모님생각 한번 해보시라고 올립니다 ㅋㅋ
 

날이 추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4 Comments
소진 2017.11.01 02:10  
오늘도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남 2017.11.01 03:21  
[@소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매번 댓글 감사합니다
윤복례 2017.11.01 15:05  
너무 좋아요 ㅠ
정예인 2017.11.01 17:25  
항상 늦게보지만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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