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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등짝스매싱 빗겨가는 빈티지렌즈 5종 - 장롱大개방 Pt.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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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사고나서 와이프가 통장내역을 체크해도, 등짝을 약간 덜 세게(?) 맞을 수 있는 렌즈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저번에 올린 파트1에서는 빈티지 렌즈가 왜 좋은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두번째 글에서는 제가 현재 보유하고 사용중인 가성비 갑 빈티지 렌즈 5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합니다. 싼 렌즈, 가성비 라는 단어들을 들으면 이미지 퀄리티가 좋지 않을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싼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놀랄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뽑을 수 있는 렌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렌즈에 대한 간단한 정보 그리고 예시 사진,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부연설명을 굳이 좀 하자면 이 렌즈 리스트는 제가 가진 것들만을 가지고 한것이라 빈티지 렌즈 시장전체를 대표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가지고 있는 렌즈들로 찍은 사진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맨 아래에 세줄 요약 있습니다. 샘플사진은 모두 소니 a7r mk3으로 픽쳐프로파일 설정 해제 상태로 찍었습니다. 후보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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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1b 37mm f2.8


첫번째로는 미르1b 37mm f2.8 m42 스크류 마운트입니다. 이 렌즈는 러시아산 제니트 SLR 시스템을 위해 만든 쪼꼬미 렌즈입니다. 제나 플렉토콘 35mm 디자인을 러시아에서 살짝 변형시킨 것입니다. 이베이에서 현재 가격 체크해보니 60-90 미화 달러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놈은 샀을 때 부터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조리개 링이 이상하게 헐거워진채로 왔는데 제가 살고 있는데서 렌즈를 분해, 서비스, 조립 해줄 수 있는 데가 거의 없어서 수리비용 따져보니 그냥 새로사는게 나아보였습니다. 좀 성가시지만 실제로 사용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어서 그냥 쓰고 있습니다. 워낙 싼가격에 사기도 했었구요. 반면에 포커스링은 아주 부드럽고 좋습니다. 나열할 렌즈 중에 가장 작고 가볍지만 철제로 만들어서 튼튼합니다. 


예시 사진들을 대부분 f2.8로 놓고 찍었는데 조리개 개방 상태에서는 조금 선예도가 떨어집니다. 색수차가 거의 없고 풀프레임에서 찍어도 비네팅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시 플렉토콘 디자인을 배낀렌즈라서 그런지 왜곡현상도 거의 없는데 빌딩을 찍거나 할 때 유용할것 같습니다. 보케는 특정상황에서는 좀 이상해보이기도 하고 다른 렌즈보다는 제가 덜 선호하는 편이지만 크게 신경쓰이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보기에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편이고 37미리의 준광각인데 제가 많이 쓰게 되는 길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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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피터9 85mm f2.0   


쥬피터9 85mm f2.0 m42 마운트. 이 렌즈도 역시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에서 자이스 디자인을 기초해 만든 것입니다. 소나 85mm f2 디자인을 베이스로 했습니다. 구형 디자인은 은색인데 제가 가진것은 좀 더 나중에 나온 까만색 버젼입니다. 120에서 140불에 거래되고 있는 렌즈입니다. 위의 미르와 이 쥬피터와 같이 만든 렌즈들 네이밍이 좀 인상적인데 다른 이름들로는 베가, 헬리오스, 테어, 루빈이 있습니다. 


이 렌즈는 아주 튼튼합니다. 초점 링이 약간 빳빳하긴 한데 금방 익숙해질 정도입니다. 다른분들 이야기 들어보니 이 렌즈가 대부분 그런것 같습니다. 렌즈 몸체는 철제로 되어 있습니다. 85미리 치고 큰편이 아니지만 손에 느껴지는 특유의 묵직함이 있습니다. 프리셋 조리개 조절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게 처음에는 좀 헷갈리지만 금방 적응해서 쓸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조리개를 링 두개로 조절합니다. 링 하나는 조리개의 닫히는 제한점을 설정하고, 다른 링은 조리개를 움직여서 열고 닫는 역할을 합니다. 장점은 조리개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무거운 렌즈나 카메라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저는 어차피 촬영 때마다 한보따리 싸들고 다녀야해서 튼튼하고 묵직한 놈들이 손이 더 가는 편입니다. 아 물론 손목이 아프고 팔이 아픈것은 비밀입니다. 


쥬피터9는 아마 헬리오스 44-2만큼이나 인기있는 것 같습니다. f2.8 부터 선예도가 좋아지고 색표현이 꽤 좋습니다. 보케는 헬리오스랑은 또 다르게 좀 특이한데 저는 좋아합니다. 조리개 날이 15개로 굴곡져 있어서 아무리 조리개를 닫더라도 동그란 보케가 유지됩니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나몰픽 렌즈와의 연동 때문에 동그란 조리개 모양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싱글코트 빈티지렌즈들이 그렇지만 이 렌즈도 플레어가 잘 생깁니다. 이게 아마 호불호가 갈리는 가장 큰 지점 일것 같습니다. 저는 플레어, 고스팅, 헤이즈 현상이 너무 심할 때는 후드나 플래그로 조절하고 씁니다. 빈티지 렌즈에서 플레어가 생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가끔 현대식의 렌즈가 플레어 현상을 억제하는 것을 보면 정말 어떻게 이렇게 되나 싶을 정도로 기술의 발전이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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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탁스 50mm f1.7  


저는 콘탁스 렌즈들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얘네의 문제는 너무 인기가 많아서  다른 빈티지 렌즈들 보다 가격이 좀 더 나갑니다. 상위 모델들은 개수도 모자라서 현대식 모델보다 더 비싸지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콘탁스 50mm f1.7 콘탁스/야시카 마운트는 콘탁스 렌즈 중에 가장 저렴합니다. 더 비싼 50mm f1.4 보다 조금 더 어두울 뿐이고 콘탁스 렌즈의 매력과 품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 렌즈는 요즘 200 에서 240 미화달러로 팔리고 있는 것 확인했습니다. 


50 1.7은 좀 작고 짧고 가볍습니다. 콘탁스 라인업 중에 가장 저렴하고 아마 제가 알기로 콘탁스 RTS 렌즈 중에 거의 유일하게 플라스틱을 써서 만든 렌즈일것입니다. 그리고 초점링과 조리개링도 고급렌즈 같은 착 감기는 느낌이 아닙니다. 하지만 만듬새 자체는 아주 좋고 단단합니다.  


렌즈 바디를 만들 때에 비용절감을 하기위해 재료를 아껴서 썼지만 광학적 기능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비교적 쪼꼬미 주제에 조리개 개방 상태에서도 선예도가 괜찮고 제 50mm 1.4 보다도 좋은 콘스트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콘탁스 렌즈들도 마찬가지지만 디테일이 많은 장면에서 보여주는 마이크로 콘트라스트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피사체를 좀 더 화면속에서 튀어보이게? 살아있어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이스 T* 코팅이 되어 있어 콘스라스트와 플레어 제어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현대 렌즈들보다는 플레어가 많이 생기는 편인데 생길 때에는 이쁘게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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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슈퍼 타쿠마 50mm f1.4  


아사히 슈퍼 타쿠마 50mm f1.4 m42 마운트는 빈티지 렌즈 세계에서는 일종의 전설입니다. 싼 가격과 좋은 퀄리티로 십수년 전부터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었었고 아직도 이 방면에서는 아주 유명한 렌즈입니다. 제가 가진 버젼은 7렌즈군, 싱글 코팅 버젼입니다. 이 렌즈는 현재 70에서 100불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슈퍼 타쿠마 시리즈는 아마 이 가격대에서 살 수 있는 렌즈들을 통틀어 가장 만듬새가 좋을 것 같습니다. 미놀타, 캐논 FD, 니코르 같은 다른 빈티지 렌즈들도 보유했던 적이 있지만 펜탁스가 만듬새 면에서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렌즈는 바디 전체를 철제로 만들었습니다. 포커스링과 조리개링은 아주 부드럽습니다. 손에 들고 이리저리 만져보면 잘 만든 물건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좋은 퀄리티 재질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작고 가볍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만듬새와 저렴한 가격이 널리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유일하게 생각하는 아쉬운 점은 보케입니다. 보케는 좀 이도저도 아니고 어지러운 편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콘탁스의 보케를 더  선호합니다. 작은 f값 에서도 선예도가 좋은 편이지만 f1.4에서는 블루밍 현상 같은게 있어서 선예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하지만 2.0 부터는 확연히 선명해집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경우에는 1.4도 충분히 사용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렌즈도 플레어가 쉽게 생기고 특정 모양으로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 역시 어떤 분들은 싫어하실 것 같습니다. 이 렌즈는 제가 처음으로 산 빈티지 렌즈라서 저에게 아주 특별합니다. 이분 덕분에 저보다 나이많으신 렌즈님들의 세계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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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타쿠마 28mm f3.5  


아사히 슈퍼 타쿠마 28mm f3.5 m42 마운트는 50mm 1.4의 형제입니다. 아주 저렴한 광각렌즈이고 4가지 버젼이 있습니다. 제가 가진 렌즈는 세번째, 싱글 코팅 버젼입니다. 이 렌즈는 지금 60에서 90 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만듬새는 거의 50mm 1.4 와 같이 좋습니다. 길이와 지름도 비슷합니다. 광각 렌즈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작고 가볍습니다. 그런데 작고 가벼운게 단점이기도 한것이 그래서 광학적으로 좀 제한된 성능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렌즈는 f3.5로 꽤 어둡습니다. 작은 렌즈군을 보면 느낄 수 있지만 많은 양의 빛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f3.5정도는 빈티지 렌즈 세계에서는 양반 축에 속하는지라 그러려니 하는데 그렇게 어두우면 보통 낮은 f값에서도 선예도가 좋은데 얘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f3.5에서 선예도가 떨어지는 현상과 색수차가 보입니다. 저는 밝은 공간에서 조리개를 좀 닫고 쓸 수 있을 때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색표현은 정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렌즈의 진정한 가치는 괜찮게 쓸정도의 광각 단렌즈를 아주 싼값에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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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진 것중에 가장 싼 빈티지 렌즈 5종을 보여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5 개 모두 가격을 떠나 굉장히 매력있는 렌즈들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팔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성비 면에서 사진이나 비디오 제작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싼 빈티지 렌즈들의 위험성은 저렴한 맛에 계속 또 사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자꾸자꾸 사다보면 아무리 액수가 적어도 점점 스매싱 강도가 세져서 등짝이 남아나지 않는 효과가 생깁니다. 자주 안쓰는 렌즈가 캐비넷에 점점 쌓이는 것은 덤입니다. 빈티지 렌즈를 왜 사용하는지 아직 잘 모르시겠다면 파트1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다음 글에서는 빈티지 렌즈를 살 때에 조심해야 할 점들과 제가 개인적으로 사고 팔면서 얻었던 경험들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등짝이 덜 아픈 빈티지 렌즈 5개 영상 - 한글자막 



렌즈별 세줄요약 


미르1b 37mm f2.8

1. 독일 디자인 따라한 러시아산 쪼꼬미, 가볍고 작지만 튼튼함 

2. f2.8에서 조금 선예도가 떨어지나 전체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얻음 

3. 색수차, 비네팅, 왜곡이 거의 없어 건축사진에 좋을듯


쥬피터9 85mm f2

1. 독일 디자인 따라한 러시아산, 85mm 치고 작지만 묵직 

2. 조리개 조절을 두개의 링으로 해야함

3. 색표현력이 좋고 보케가 특이하고 이쁨 플레어가 쉽게 생김 


콘탁스 50mm f1.7

1. 콘탁스 렌즈 중에 가장 저렴하지만 콘탁스의 퀄리티를 보유 

2. 렌즈 몸체는 다른 콘탁스 렌즈에 비하면 고급재질이 아님 

3. F1.7에서도 선예도가 괜찮고 T* 코팅덕분에 플레어가 어느정도 제어됨 


아사히 슈퍼 타쿠마 50mm f1.4 

1. 빈티지 렌즈 세계에서 가성비 혜자로 유명 

2. 가격대에 비해 렌즈 몸체를 아주 고급지게 잘 만듬 

3. f1.4 빼고는 선예도도 아주 좋음 


아사히 슈퍼 타쿠마 28mm f3.5 

1. 50mm f1.4 와 만듬새와 모양이 비슷함 

2. f3.5에서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음, 밝은데서 조리개를 좀 닫고 사용하는 편 

3. 아주 싸게 광각렌즈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 


3 Comments
카메라맨 2021.08.10 20:57  
우와 아저씨가 쓴고에요?

럭키포인트 1,953 개이득

뒤집기교주 2021.08.11 18:16  
[@카메라맨] 네 아저씨가 쓴거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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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모단정상수 2021.08.1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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